너무 큰 상처를 준 가족, 용서해야하나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스트레스|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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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큰 상처를 준 가족, 용서해야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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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얼마 전, 길었던 시험 기간이 끝나고 목욕탕에 다녀왔습니다. 며칠 간 밤을 새다가 이렇게 휴식을 취하니 몸이 금새 노곤노곤해졌어요. 그래서인지 집으로 돌아와 제 방 이불 위에서 물을 마시다 그만 물을 쏟고 말았습니다. 곧 자야할 시간이었기에 급히 방에 있는 티슈로 닦았어요. 두시간이 넘게 시간이 흐르고, 저녁 늦은 시간에 (12시쯤) 아빠가 술에 취해 집에 왔습니다. 비틀거리며 제 방으로 오더니 물기가 있는 것을 보고 방바닥을 닦으라고 말했어요. 피곤한 상태였는데다가, 이미 한번 닦은 후 시간이 많이 지난 터라 약간의 물기 정도가 남아있을 줄 알았던 저는 조금 있다가 닦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제 대답을 듣고도 아빠는, 방 앞에 서서 저를 노려보더니 당장 닦으라고 소리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새벽에 소리지르기, 물론 이것만으로도 저는 꽤 빈정상했지만 피곤하고 귀찮은게 더 커서 조금만 있다가 닦을게 하고 대답하다가 그래도 계속 소리를 치자 일어나서 닦았습니다. 물론 물기밖에 안 남은 상태였지만요. 이제 다 닦았으니 씻으러 가. 그렇게 대답하며 저는 다시 제 이불로 돌아갔습니다. 그 순간 아빠가 제게 달려들어 제 뺨을 두어대 있는 힘껏 내려쳤습니다. 욕을 하면서요. 계속해서 저에게 달려드는것을 오빠가 제지했지만, 180이 넘는 오빠를 밀어가며 저에게 손을 뻗어 한대라도 더 치려고 계속해서 달려들었습니다. 엄마도 내동댕이 쳐버리고 너는 내 딸이 아니다라고 소리를 지르고 욕을 내뱉었어요. 대화도 의미가 없었습니다. 술에 취해 대화가 불가능했습니다. 이러다 자다깨서 술김에 저를 죽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저는 아빠가 씻으러 간 틈에 급히 충전기와 돈을 챙겨 집을 나갔습니다. 비가 내리는 새벽에 정처없이 돌아다니는데 생각보다 슬프지 않았습니다. 눈물은 계속 흘렀지만 집에 있는 것보다 훨씬 괜찮은 선택인 것 같았습니다. 혹여나 샤워 후에 술이 깬 아빠가 이제와 사과를 하거나, 사과를 요구한다면 눈치를 보며 받아줘야 할 상황에서 벗어난 것만 해도 다행으로 느껴졌습니다. 비를 피해 들어간 맥도날드에서 밤을 새며, 유튜브를 보면서 기분을 달래고 상황을 잊으려 애썼지만 문득 떠오르는 공포감, 배신감에 밤새도록 화장실에서 조용히 울었습니다. 그와중에 걱정이 된다며 연락이 온 엄마는 저의 잘못이 있다며 무엇인가를 하라고 하면, 말대꾸 하지 말고 바로바로 하고, 술에 취한 걸 알면 눈치껏 행동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마저 제 고집이 문제다 하는 걸 보니 온갖 정이 떨어져 그냥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빠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받지 않았어요. 무서워서. 그러자 협박성 문자 하나가 왔습니다. 전화를 받지 않으면 조치를 취하겠다는. 그날 이후 삼, 사일이 지난 지금까지 저는 전화를 받지 않고 마주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늘 또다시 문자가 왔습니다. 미안하다, 용서해달라는 내용으로요. 저는 그날 이후로 술에 취한 아저씨들만 보면 달려들것 같아 두렵습니다. 이제 좀 아무렇지 않은것 같아 웃다가도 그날 생각이 나거나, 이야기가 나오면 갑자기 참을 수 없이 눈물이 쏟아집니다. 성인인 딸을, 감정적인 이유로, 술에 취해 폭행하고, 반쯤 죽여놓으려 달려들던 아빠를 제가 용서해야하나요? 성인이 된지 얼마 안된 제가 용돈 없이 알바비로 지금껏 살아와 모은 돈도 별로 없는데 용서하고 싶지 않고 이대로 쭉 안보고 모르는척 살 수 있을까요? 주위 아무한테도 말 할 수가 없어 혼자 울다가 여기에 의견 물어봅니다. 저 힘든 거 같아요. 안 괜찮은 거 같아요. 어떻게 하는 게 맞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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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송광호 상담사
1급 심리상담사 ·
일 년 전
가정폭력이 트라우마가 되지 않도록 꼭 도움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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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안녕하세요. 작성해주신 내용을 토대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조심스럽게 말씀드리겠습니다.
📖 사연 요약
집에서 아버지께 폭행을 당하셨습니다. 아버지는 술에 취해 마카님의 빰을 여러 차례 때렸고 욕도 했습니다. 말리는 오빠와 엄마에게도 폭행을 가했습니다. 이는 명백한 가정폭력입니다. 죽음의 공포를 경험한 마카님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집을 나왔고 혼자서 두려움과 슬픔을 이겨내고 있던 중에 어머니는 그런 상황에서도 오히려 마카님을 탓하며 마카님의 마음을 전혀 공감해주지 못하셨습니다. 그 일이 트라우마처럼 남아 마카님은 술에 취한 남성을 보기만 해도 무섭고 갑자기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계십니다.
🔎 원인 분석
말씀하신 내용을 종합해보자면 마카님은 현재 외상 후 스트레스가 무척 심한 상태가 아닐까 합니다. 폭력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가족 안에서의 폭력은 자칫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기 쉬운데 그럴수록 이를 용기있게 공개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폭력을 행사한 아버지의 편을 드는 어머니와 그날 아버지를 온전히 제지하지 못한 오빠도 마카님께 크게 정서적인 의지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디 가서 이야기하기도 힘든 가정 내의 일이라서 놀라고 상처받은 그 날의 마카님의 마음이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마카님을 괴롭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 대처 방향 제시
아버지를 용서하실지 말지는 전적으로 마카님의 마음에 달린 일입니다. 아버지가 진심으로 사과하시며 철저한 재발방지를 약속하시고 그 말씀이 마카님의 마음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용서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성인이 된 마카님과 폭력적인 성향을 가지신 아버지가 적절히 물리적, 심리적 거리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이 필요해보입니다. 그리고 만약 아버지의 이번 행동을 당분간 용서하고 싶지 않다면 서둘러 일을 매듭지으려 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가족이 함께 머무는 공간에서 마카님이 독립하기 전까지 아버지와 크게 불편하지 않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너무 성급하지 않게 마카님 자신의 힘으로 경제적 자립과 정서적 분화를 위한 준비를 서서히 해나가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 조언이나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어른 한두 분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교류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스승이나 상사, 친척이나 이웃 어른이 그 대상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그에 더해 전문적인 기관에서 심리상담을 받으면서 마카님이 원하는 여정을 잘 준비하고 실행해나갈 수 있습니다. 특히 그 일 이후로 술에 취한 사람을 볼 때 느끼는 두려움이 더 크고 심각한 마음의 병으로 번지지 않도록 초기에 적절한 개입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죽음의 공포를 느꼈던 아버지의 폭력과 마카님을 탓하며 아버지의 편을 들었던 어머니의 건강하지 못한 대처가 마카님의 일상과 마음을 크게 괴롭히지 않도록 그와 관련한 감정을 입체적으로 살피고 잠시 머무르며 건강하게 다뤄내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도움을 위해 전문적인 교육과 훈련을 받은 전문 심리상담사의 도움을 꼭 받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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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ltprl
· 일 년 전
그 일은 마카님이 잘못한 게 없습니다. 술취한 사람의 행동을 어떻게 예측을 합니까? 아버지와 물리적 정신적 거리두기를 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너무 힘드시면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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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ciliaruder
· 일 년 전
용서는 피해자쪽이 편해지기 위해 하는것이니... 마음 풀릴때 하셔요 인풀리면 안하는거죠 그리고 가족분들도 대충 비위 맞춰주는걸 보니 우리집구석 보는거같네요 쓸모있으면 얻어맞고 욕들어도 동조하고 돈못벌고 쓸모없으면 왜그러냐고 태클걸고ㅎㅎ... 시한폭탄을 쉬쉬하며 떠안고살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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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루이
· 일 년 전
@Ceciliaruder <영화인문학> - 약자는 강자를 용서할 수 없다. 의지가 아니라 능력의 문제다.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