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릴적부터 소심하지만 고집세고 굉장히 예민한 성격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따돌림도 빈번하게 겪고, 친구와 다툼도 잦아 혼자가 되기 일쑤였어요. 남들이 보는 시선에도 민감해져서 제쪽으로 오는 눈만 봐도 저를 괴롭힌다고 생각했었고, 오죽하면 초등학생 시절 피해망상이라며 부모님에겐 얻어맞기도 했네요. 저도 뒤늦게 이게 제 성격탓에 모두가 절 멀리 한다는걸 깨달아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바꾸는 과정은 남들 생각보다 꽤 빨랐습니다. 중학교 3학년 종업을 계기로 말끝을 흐리며 소심하게 말하는 버릇을 고쳐 분명하게 이야기 하고, 남들 행동은 신경쓰지 않고, 조금 상처되는 말을 들어도 웃어넘기거나 기분이 나쁘다고 좋게 말하고, 강강약약으로 굴며 원래는 저를 괴롭히던 친구들도 떨쳐냈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시절엔 평범하게 친구들이 많아졌고, 학급 애들과도 사이는 완만해진데다 대학에 들어와서는 발표를 잘한다는 칭찬도 자주 들었죠. 그런데 이게 또 문제가 됐습니다. 예민함을 고치니 너무 둔감해졌나봅니다. 그저 평소처럼 친구들과 장난 치다가 제가 한마디 하면 듣는 친구가 상처받는 일도 자주 생겼어요. 처음엔 이해가 잘 안됐습니다. 다른 애가 쳤으면 넘어갔을 장난을 왜 내가 하면 그렇게 구는거지? 그러다 다른 친구에게 "네가 성격이 바뀐 후로 좀 무신경해진건 알지만 너무했다."라며 메세지가 온 후로 제가 상대방을 너무 생각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자신이 싫으면서도, 예민해도 싫다, 둔감해도 싫다, 하는 사회 또한 밉습니다. 중간이 제일 어려운 법이라잖아요. 성격을 바꾸는 것도 쉬운게 아닌데 이래도 안돼 저래도 안돼, 혹시 그냥 나한테만 그러나 싶은 자기중심적 생각마저도 들어 가끔 친했던 친구들마저 멀어보이고, 남들에게 성격을 맞춰줘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어깨가 무겁습니다. 제가 문제인걸까요? 저하고 비슷한 분 계실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