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5시가 다 되어간다.
하..
바나나 우유를 사는겸, 내일 요리할때 쓸 국술이랑 조미료 몇가지 사려고 현관을 나왔는데 길고양이랑 마주쳤다.
텅빈 참치캔하나, 가파른 숨을 계속 섹섹 거리는 볼품없는 성묘 는 매우 불안해보였다.
덩달아서 나도.
기다리라는 말을 내던지며 뛰어가는데도 뒤에서 계속 따라오다가 결국 지쳐서인지 주저앉아버렸다.
숨이 막힐 것 만 같았다.
캔 하나를 사다주고나니 물이 필요할 것 같았다.
물 하나를 사다주니 다시 캔하나.
다시 물 한병에 작은 컵하나 주워다 담아주었다.
'아.. 청소. 여긴 남의집 앞이지..'
물티슈를 사와서 치우다가 안되어서 편의전에서 청소도구를 빌려왔다.
그러는 와중에도 앞에선 사랑싸움이 여전하고 , 뒤에선 커플이 걷고있으며 차는 여전히 왔다갔다한다.
뭔가 이상한데 그게 뭔지 딱집어표현을 못하겠다.
저기 걷고, 다투는 이들의 삶에서 완벽한 타인인 나와
어딘가 많이.아파보이는 이 늙은 고양인 매우 닮은듯 했다.
늙고 볼품없어진 그와, 엉망진창으로 생긴 나.
이런 상황에서도, 남들이 볼때는 안먹으려 눈치보는 우리.
타인에게 비춰지기싫은 자존심들과 밝은 불빛, 소음섞은 일상을 거부하는 삶까지
잘 모르겠다.
한참을 그곳에 가만히 있길래 잘지내라 하고 집앞에왔다
그리고 이걸 다쓰고나니 그제서야 녀석도 올라와 다리사이를 왔다갔다 한다.
정말 볼품없지만, 나는 그가 보고플 것이다.
그래서 조금은 더 살아줬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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