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내게 ***라고 한다. 너는 가족을 사랑하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스트레스|왕따|거식증]마인드카페 네이버블로그 링크마인드카페 페이스북 링크마인드카페 유튜브 링크마인드카페 인스타그램 링크마인드카페 앱스토어마인드카페 플레이스토어마인드카페 라이트 앱스토어마인드카페 라이트 플레이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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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been970323
·9년 전
엄마는 내게 ***라고 한다. 너는 가족을 사랑하지 않는 무감정한 ***패스라고 한다. 당신은 나를 ***년이라 생각한다. 먹여주고 재워주고, 큰 돈 들여 학교까지 보내놨는데 알고보니 싹수 노란 ***였다 말한다. 부모 등골 쏙 빼먹는 쓸모없는 년. 받는 건 당연히 여기면서 자식의 도리 따위 지키지 않는다며 괘씸해 한다. 저 년은 자기만 안다고 한다. 가족을 위해 자기 시간, 자기 돈 쓰는 것을 아까워 하며 지기 이익 밖에 모르는, 나쁜 아이라고 했다. ***라고 한다. 살 빼는데 왜이리 집착을 하는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보인단다. 왜 끼니를 제 때 먹지 않느냐며 밥 시간에 밥을 먹지 않는 사람은 비정상적이다, 너는 거식증일 것이다라고 소리친다. 말을 들으라 한다. 자식은 부모의 말이 무엇이 됐건 간에 네, 네 하며 공손히 들어야한다. 욕을 참으라 한다. 부모가 자식에게 거친 욕설을 퍼붓는 것은 지극히 일반적인 일이다. 나는 너와 대화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 니년이 자꾸 앉아서 침착하게 얘기하자고 하는데, 대화는 무슨 대화. 당신의 시간을 뺏지 말라 한다. 착한 척 하지 말라 한다. 부모한테 빽빽 소리지르더니 갑자기 착한 사람 코스프레 하지 말란다. 너의 이중성에 소름이 끼친다고 한다. - 엄마, 나야. 나는 엄마랑 얘기하고 싶어. 엄마가 좋아서, 말 한마디 더 나누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니야. 난 우리 둘 사이의 찌들어가는 묵은 갈등을 없애고 싶어서 그래. 엄마는 나의 '다름'을 '비정상'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나와 엄마의 생각이 비슷하지 않다고 해서 나를 까내리지 마. 나는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지 않아. 엄마는 좀 필요해 보여. 엄마는 지쳐 보여. 여기 저기서 쌓였던 화를 나에게 푸는 것 같아. 애초에 우리가 별 것도 아닌 일로 싸우는 게 웃겨. '나는 오늘 점심으로 밥이 아닌 요플레를 먹을 것이다.' 라는 게 왜 엄마를 그토록 분노케 하는 걸까? 내가 거식증일까봐 걱정하는 거야?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나는 거식증이 아니거든. 단지 마르고 탄탄한 몸을 만들기 위해 먹는 것을 줄이고 운동을 하려는 계획을 세워둔 평범한 성인이야. 그리고 오늘은 밥과 반찬이 아닌 새콤한 요플레가 먹고싶었기 때문에 점심 식사로 요거트를 먹은 것이고. 걱정마. 나는 엄마가 생각하는 무시무시한 거식증 환자가 아니야. 음식에 공포를 느끼며, 먹는 대로 토해대는, 몸무게에 지나친 강박증을 가진 그런 사람이 아니야. 나는 먹는 걸 좋아해. 그래서 먹고 싶은 게 있으면 맛있게 먹어. 다만 나의 몸 관리를 위해 조금 자중하는 거야. 음식으로 스트레스 받지 않아. 강박증도 없구. 나의 행복을 위해 내가 스스로 관리 하는 것이니 정신병이라 몰아세우지 말고 응원해줬음 좋겠어. 그리고 설령 내가 거식증이 있었다고 한다면, 엄마는 나를 다독여주고 거식증을 벗어날 수 있도록 따뜻하게 도움을 줬어야지. ***년이라고 소리를 질러대면 어떻게 해. 그건 부모의 도리가 아니잖아? 엄마에게 입에 담지도 못할 욕을 한 건 정말 미안해. '그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내 말을 깡그리 무시하고 욕을 퍼부으며 나를 ***로 몰아세우는 그 모습을 보니 분노를 참을 수가 없었어. 진심이 아니야.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그러고 보니 엄마는 딸에게 그리 욕을 해도 되는 거야? '다른 집 엄마들은 다 그래! 부모는 자식에게 욕을 해도 괜찮아!'. 라고 했지. 엄마, 틀렸어. 다른 집 엄마들도 틀렸어. 부모와 자식은 서로에게 욕을 해선 안 돼. 나에게 패륜아라 말하기 전에 내가 왜 이렇게 행동하게 되었는 지 생각해줘. 돌을 던지기 전에 스스로를 돌아봐줬으면 해. 나는 찬찬히, 자극적이지 않은 단어들을 골라가며 우리의 오해를 얘기로 풀어나가고 싶었어. 엄마는 대화를 거부했지. 나와 엄마의 가치관이 다른 것을 인정하지 않고 나를 '비정상'이라는 틀에 가두었어. 엄마, 수많은 사람들 각자에겐 수만가지 특성이 있어. 자신과 다른 생각을 지녔다 해서 그를 비난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어. 왜냐하면 모두는 다르니까. 그건 당연한 거야. 살아온 환경이 다양하니, 다들 다양한 가치관을 지니고 있겠지. 서로 다른 특성으로 인해 그와 마찰을 겪고 있다면 대화와 시간으로 풀어야 한다고 생각해. 그래도 풀리지 않는다면 그 사람과의 관계를 지속할 필요가 없는 것이고. 하지만 엄마와 나는 가족이잖아. 우리의 관계를 끊을 수 없잖아. 그러니까 천천히, 대화로 이 모든 걸 해결하고싶어. 내가 대화를 시도 할 때 엄마는 나에게 강박증이라고 했지. 사람 귀찮게 물고 늘어지는 게 정신병 같다고. 내가 봤을 때는 자기 말만 쏟아내고 상대방과의 대화를 거부하는 엄마가 더 심각해보여. 착한 척이라니. '그렇게 대들어 놓고 이제 와서 고상하게 대화를 나누자고? 어디서 착한 척이야!'. 엄마가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나는 엄마가 소리지르는 와중에 계속 대화를 시도 했어. 목소리 낮추고, 앉아서 나와 얘기로 풀자. 엄마는 어디서 명령질이냐며 화를 냈었지. '척'이 아니라 나는 이 방법을 최선의 해결책으로 생각하고 있어. 아, '착한 척'하니까 생각난다. 엄마가 나에게 가식적이라고 했지. 오랜만에 귀국한 사촌동생들과 이틀 간 놀아주라는 부탁을 했지. 처음엔 내가 거부했었어. 내 시간을 친하지 않은 아이들과 어색하게 보내라니, 라며 싫어했지. 그에 대해선 아빠에게 꾸중을 듣고 나의 잘못을 인정했어. 지금 생각해도 내가 이기적이었어. 그래서 미안함을 느낀 만큼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 나의 최선을 다했고 동생들이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노력했어. 근데 오늘, 엄마는 나에게 그 모든 게 가식 아니었냐며 비꼬았어. 이기적인 년, 마지막 날 네 얼굴에서 '이제 끝이다'라는 표정을 읽었다며. 웃긴다 엄마. 그리고 소름끼쳐. 내가 동생들에게 느끼는 감정을 맘대로 왜곡해서 바라보고 혼자서 욕하고 있었던 거야? 나에게 멋대로 '나쁜 딸, 나쁜 년 프레임'을 씌우지 마. 계산적이고 뻔뻔한 딸이라 생각하고 있지. 고마운 줄 모르고 부모 등골 빼먹는 패륜아. 나에게 처바른 돈이 아깝다며 당장 나가라고 소리질렀던 엄마. 있잖아, 나는 나에게 안겨준 모든 것을 당연시 한 적 없어. 내가 가진 것들, 받았던 교육들, 거쳐간 학원과 학교, 입고 먹는 이 모든 물질적인 것들에 늘 감사했었어. 그리고 그것들을 마련하기 위해 부모님이 겪었을 고초들을, 감히 상상할 수 없었지. 그래서 다짐했지. 훗날 내 손으로 돈을 버는 날엔 부모님이 물질적으로 궁핍할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내가 되돌려드릴 차례라고. 저런 생각을 갖는 건 자식으로서 당연한 일이야. 나는 엄마, 아빠가 내게 준 모든 걸 감사히 느낀다는 걸 말하고 싶었어. 내가 전하고 싶은 건 이거야. 엄마는 나에게 투자를 했다는 이유로 나의 복종을 바라는 것 같아. 너에게 돈을 대주니 토 달지 말고 내 말을 들어라, 유망한 직종을 선택해라. 어린 시절부터 큰 돈을 투자했는데 결과가 이 모양이다, 패륜아! ... 엄마, 나는 육성게임의 캐릭터가 아니야. 돈을 들인 만큼 본전을 뽑아야하는 기계도 아니고. 엄마와 이견이 생겨 싸우게 되면 끝에는 항상 이 대사가 나와. '먹여주고 키워준 게 아깝다, 당장 나가라!' 나를 왜 낳은 걸까, 생각하게 되는 말이야.' 먹여주고 키워줬으면 내가 하는 말에 철저히 복종해야지, 얻어먹은 주제에 대들어? 저 따위로 클 줄 알았으면 진작에 방치해두고 신경쓰지 말 걸...' 이랑 다를 게 뭐지? 나보고 계산적이라더니. 엄마는 더 심한 것 같아. 나는 엄마의 아픔을 이해해. 어릴 때 사랑을 받았다는 기억이 없던 것도 이해해. 동생이 아프니 돌보느라 너무 힘들었잖아. 개인적으로 즐겁게 보낼 수 있던 시간들을 모두 동생에게 바친 엄마가 나보다 더 안쓰러워. 나는 엄마, 아빠가 늘 어색해. 가족과 같이 있던 시간이 없었으니 내겐 친구들이 훨씬 편안해. 우리는 함께 있던 시간이 부족하니 추억도 별로 없지. 하지만 그래도 괜찮아.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나는 사랑하고 있어. 하지만 엄마는 그렇지 않더라. 날 모질게 떼놓더라고. 아무 감정 없이 나가라는 소리도 잘 하더라. 나는 단지 투자의 대상이었나? 왕따를 당해 친구가 하나도 없어 방황 할 때에, 엄마는 모든 것이 네 잘못이라 했지. 너의 음습한 성격이 문제라고. 충격을 받고 죽어버릴거라며 울음을 터트렸을 때, 난 잡아주길 원했어. 이렇게까지 하는데, 삶을 포기하겠다는데 딸의 손을 잡아주겠지. 엄마는 그래, 죽으라 했어. 언제부터 나를 사랑하지 않았어? 나는 이제부터 맘을 끊어보려고. 우리는 참 안 맞는 사람들인가봐. 아무리 노력을 해도 변하지 않네. 오늘, 엄마가 휙 나가버리기 전에 그 말을 던지고 갔지.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맞는 말 같아. 오늘 따라 더욱 맞는 말인 게 느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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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tonevilif
· 9년 전
지금의 어머니 말들이 지금껏 어머니가 듣고 받아왔던 생각과 논리였다고 생각해보면 어머니는 또다른 비극을 다시금 시작하시는것 같아 안쓰럽고 가련하네요. 또한 글쓴이님도 그동안 얼마나 아프고 슬프고 참을수없는 분노의 깊이가 느껴져서 마음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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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es
· 9년 전
저와 저의 어머니와의 관계와 비슷해서 마음이 아프네요 님도 님의 어머니도 안쓰러워요 성인이 되시면 욕을 들어도 독립하실걸 권해드려요 전 못했지만 부정적인 사람이 주위에 있으면 살아가는게 마니 힘드니까요 엄마에게 받고 싶은 따스한 마음 내려놓으시고 그냥 엄마가힘들어서려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엄마는 어쩜 갱년기가 사추기가 오셨을지도 몰라요 그건 여자에게 몸에도 버티기 힘든 변화가 찾아온다 하더라구요 전 님의 가슴절절한 마음 이해해요 저와 경험이 비슷해서요 그리고 슬퍼요 엄마가 조금만 마음을 바꿔서 대해준다면 따님도 더 마음이 따스해지고 행복해질텐데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