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링 #상담해주세요 저는 대학교에 재학중인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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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저는 대학교에 재학중인 학생입니다. 짧게 본다면 3-4개월 정도, 길게 본다면 6-8개월 정도 극심한 무력감과 우울감을 느끼고 있고, 그리고 대인관계로부터 반복적으로 도피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원래는 휴학을 원했었지만 그저 '지쳐서 하는' 모호한 도피성 휴학이 되어 시간을 낭비할 것 같다는 부모님의 생각과, 부모님의 말대로 별다른 계획 없이 그저 '지쳐있던'게 맞았던 저는 진로에 대한 불확실함에 고민하던 중, 제 자신이 실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그리고 사실 없는 것 같기도 하다는 - 혼란에 빠져 굉장히 낮아진 자존감으로 한 학기를 보냈습니다. 그 동안 대인관계도 점차 더 버거워하게 되었는데, 예를 들자면, 예전에는 분명 서로 존중하고 교감하며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낸 친구들이었는데, 순식간에 그들이 멀게 느껴진다던가, 내가 왜 이들과 친구관계를 유지했는지 갑자기 회의감이 든다던가(친구들과의 관계 자체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갑자기 극심한 분노나 질투를 느낀다던가 - 원래는 친구들이 잘 되면 거의 축하해주는 마음과 함께 나타나는 부분적인 감정으로서의 질투 정도가 고작이었는데요. 이런 방황과 혼란의 감정을 느끼면서 학교를 다니던 올해 초에는 '내가 왜 사는지', '나는 누구인건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 채 삶에 대한 의욕 전반을 잃었고, 실제로 몇 달 정도는 그저 멍-하게 일상적인 생각들과 섞여서 '죽음'을 가까이 생각해본 적도 있습니다. 몸을 움직이는 것 자체, 사람들과 만나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고 불안해서 그저 며칠동안 침대에 누워서 아무것도 먹지도 않고, 지극히 '가만히' 있었던 적도 많습니다. 작년까지는 나름대로 흥미를 갖고 활발하게 수업 참여를 했던 것과 비교되게 수업들에서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그저 무력한 태도로 일관했으며, 계속해서 머릿속으로는 '아 이건 너무 어려워, 휴학하고 싶다.' 따위의 생각들만 거의 반자동적으로 반복했고, 진로에 대한 고민에 대해서는 좌절감만 느꼈고, 성적도 매우 낮게 나왔습니다. 방학이 되고, 학기를 마치고 나자 이렇게 무력하고 수동적인 태도로 한 학기를 보내고 난 것에 대해 반성하며, 글을 쓰고, 운동하고, 책을 읽었습니다. 특히 롤로 메이의 <자아를 잃어버린 현대인>과 실존주의에 매료되어서 "삶은 하나의 기투이다", "나는 나의 삶을 '선택'을 통해 변화시킬 수 있으며 따라서 나의 생활에 책임을 져야 한다."같은 말들을 모토로 삼고 다시 새로운 모임에 나가서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새로운 장소들을 가보고, 다시금 내가 원하는 나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실수 투성이였고, 사소한 걱정들은 아직도 크게 느껴지며, 나를 드러내는 창구인 표정도 여느때보다 경직되어있고, 예전처럼 친구들에게 달려가 반갑게 인사를 청하기는 커녕 고개를 숙이고 피하거나, 어쩌다가 먼저 다가오는 친구들을 보면 놀라서 굳은 채로 몇 마디를 뱉고 나서 도망갈 뿐입니다. 사실 지금의 상태는 사람들에 대한 끈끈한 유대감 같은 걸 상실하고 있는 듯한 기분입니다. 아직까지 개인적으로 연락하고 있는 친구들이 있기는 하지만, 예전과는 다른 감정입니다. 거의 무감정같은 느낌이 들어 저도 스스로 놀라곤 합니다. 분명 이 모든 문제들은 내 외부에서 누가 던져놓은 것이 아닌, 나의 문제고 그의 해결 주체는 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의식적으로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고 주체적으로 변한다는 건 아직 좀 어렵습니다. 지금 제가 돌아보는 이 순간의 솔직한 모습은 여느 때보다도 소극적이고,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을 두려워하고, 자신이 뭘 추구하고 좋아하는 지도 여전히 혼란스러워 하는 미숙한 아이일 뿐인 것 같다는 생각에 자꾸 좌절하게 됩니다. 이런 우울감을 지속적으로 경험하기 전에 학교에서 실시했던 MBTI검사에서는 ENTP형이 나왔으며, 이것에 대한 설명이 비교적 나를 잘 드러내주는 축에 속한다고 생각을 했었으며,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도전하는 것을 즐겨했습니다(-과 내에서 스터디를 주도하고, 참여했으며, 학생회 일에도 활발히 참여했고, 여러 선후배들과 관계를 맺으며 이야기를 하고 새로운 곳에 함께 가거나 공모전이나 대회를 준비한다던가, 팀플에서는 종종 조장을 맡았음). 애니어그램 검사는 Type 8이 나왔고, 최근 실시한 검사에서는 Type 8이 스트레스를 계속해서 받으면 Type 5의 성격으로 퇴행한다고 했는데(자기만의 세계로 은둔하고, 소극적으로 되는 것) 지금의 저는 이 단계인 것 같습니다. 우선 이제 곧 다음학기가 시작하는 데, 관심이 있던 복수전공을 뒤늦게 시작하고 휴학 없이 학교를 다니기로는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학기 시작과 함께 이런 상태를 제대로 바로잡지 못하면 다음학기도 저번학기와 같은 실수를 하게 되지는 않을 지, 더 심한 상황이 초래되지는 않을지 걱정이 듭니다. 지금 이 상태에서 적극적으로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싶습니다.하지만 학교에서 제공하는 심리상담 프로그램은 너무 많은 대기인원이 몰려있어서 지속적으로 문제 해결에 도움을 받기 힘들 것 같고, 왠만해서는 혼자 이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상태로 발전하고 싶지만, 필요하다면 외부의 도움도 받아볼 생각이 있습니다. 다만 그렇게 되면 그 곳에 의존하게 되지는 않을 지 약간 두려운 마음도 있긴 합니다. 지금 저의 상황에 대해 혹시나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해서 이 곳에 저의 상황과 고민들을 풀어놓아봤습니다. 두서 없이 끄적였음에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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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르
8년 전
반갑습니다. 교사들이 너무 아는 것이 많은 학생들을 만나서 가르치게 되면 어렵다고 하지요. 저도 지금 비슷한 마음이 드는 것 같네요 ^^ 자기 자신의 상태를 너무 잘 알고 있고, 자신의 심리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개월 가량 지속적으로 우울감, 허무함 등이 들고 있기 때문에 마인드카페에 글을 남긴 것이겠지요. 님의 글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님의 성향은 불안도가 높다는 것입니다. 불안도가 높은 사람들은 매사에 미리 걱정을 하는 경우가 많고 정답이 없는 것에 대해 못 견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이든 정해져 있기를 바라고, 일단 정한 것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맞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또한 님의 경우 이것저것 잘해야 할 것들은 많은데 자신이 정말 잘 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확인하면서 스스로를 지치게 만드는 게 있어 보입니다. 그것은 불안도와 더불어 초자아가 견고하기 때문인데요. 쉽게 말해서 이상이 높다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아요. 결론은, 지금 님은 너무 다 잘 하려고 하다보니 계속해서 자기 자신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지요. 뻔하디 뻔한 말이지만 실제로 이 말을 제대로 알고 행하는 젊은이들은 별로 없습니다. 고생을 사서 하라는 말은 계속해서 세상에 나를 내던지고 부딪히라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젊은이들이 마음 놓고 세상에 몸을 내던지기에는 세상이 너무 각박하지요. 한번 무너지면, 한번이라도 삐끗하면 돌이킬 수 없는 낙오자가 될 것 같고 다시는 일어날 수 없는 실패자라는 낙인이 찍힐 것 같아서 두려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부대끼면서 나라는 사람의 한계, 나라는 사람의 적성을 알아가야 합니다. 심리검사를 여러번 해보거나 아무리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해도, 내가 직접 세상과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느끼고 깨닫고 알아가는 것 만큼 효과적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너무 다 잘 하려고 하지 마세요. 지금은 잘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뭐든 어색하고 능숙하지 못한 것이 당연합니다. 그리고 다 잘 하려고 하다 보면 쉽게 지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집니다. 꼭 필요한 것, 꼭 중요한 것만 하고자 해 보세요. 그러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의 우선 순위를 잘 메겨서 삶을 심플하게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나란 사람의 욕구를 들여다보고 남들에게 꺼내 보이는 것을 두려워 하지 마세요. 자주 들여다 보고 자주 꺼내 보일수록 나는 나를 더 잘 알 수 있습니다. 나란 인간이 대체 뭘 하고 싶은 건지, 뭘 할 때 가장 행복한지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계속해서 부딪히세요. 그래야 내가 뭘 더 잘 하는지, 뭐는 죽어도 하기 싫은지, 뭐는 안되는 사람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단 부딪히기로 했다면 '이게 나한테 도움이 될 일인지, 잘못되거나 무의미한 일로 그치진 않을지' 걱정하지 마세요. 앞으로 살아 나가야 할 세상에 범죄가 아니고서야 도움이 안되는 경험은 별로 없습니다. 가지 못한 길에 두고두고 미련을 남길 바에야 지금 택한 길을 최선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시간이 흘러 잘못된 길이었다는 것을 깨달아도 반드시 그 안에는 자신에게 교훈이 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 역시 계속해서 뒤를 돌아보아서는 얻을 게 없습니다. 자신의 선택에 최선을 다 해봐야 얻을 수 있을 거에요. 마인드카페는 님이 행복한 인생을 살기를 기원합니다. #무력감 #우울감 #도피 #우유부단 #불안 #초자아 #이상 #현실 #선택 #경험 #청춘 #대학생 #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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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m
· 8년 전
저랑 너무 비슷하신것같네요. 다만 힘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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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aha
· 8년 전
저도 비슷한 상황에 오늘 이 어플을 알고 처음 글을 읽었네요. 저도 지금 삶의 대한 무기력함도 생각이 되고 있어요. 학교의 생활이 지루하고, 잘 나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구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걱정 때문에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잡니다.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 머리카락이 다 빠져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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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thin
· 8년 전
저와 많이 비슷한 상황인것같아요. 한편으로 님은 저보다 나으세요 저는 생각만 했거든요 내가 왜이러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실행이 마음대로.. 되지않더라구요. 저는 엔젤링내용이 음 도움이 될것같은데 님도 그러셨으면 좋겠네요 아무쪼록 비슷한 상황인 사람으로써 적극적으로 노력해서 꼭 회복하게되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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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nyny
· 8년 전
저도 저자신이 너무싫고 항상 남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실수하면 또 이런실수를 하냐고 멍청한자식이라고 항상 저 자신을 다그치던 과거가있었습니다. 대인관계도 형식적인대인관계가 많았고 모르는 사람을 만나는게 두려웠었습니다 이러한 성격이나 가치관은 대부분 가정에서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가토 다이조라는 일본의 심리학자가 쓴 책을보고 많이 느꼈었습니다 그 책을 기반으로 자존감을 끌어올리는 훈련을 했었고 지금은 자존감이 이전과 비교할수 없을만큼 높아졌습니다 여러모임을 제가 주도하고 친구들과 틀어졌던 관계를 하나씩 고쳐가는 제 자신이 저도 믿기지않았습니다 이제는 사람을 만나는게 너무나 재밌습니다 우선 자존감을 키워보심이 어떠실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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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eedme
· 8년 전
그 단계가 오래가다 보니..entp 에서 intp로 넘어가더군요...내향으로 바뀌어 버렷습니다...ㅜㅜ대인관계가 싫고 힘들고 부담스럽네요..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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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uup
· 8년 전
제가 2년 전 겪었던 증상과 비슷하여 짧게나마 글 남깁니다. 저도 무기력증과 원인 모를 불안증, 불면, 우울감, 하루종일 나오는 눈물 또는 기상 시 원인모를 불쾌감 등을 겪었어요. 나중에는 발밑이 모래같다, 나는 모래성 같이 불안정해서 쓸려가는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면서 제 존재자체에 대한 불안감까지 들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저는 우울증 판정을 받아서 약을 복용하면서 학교 심리상담센터에 도움을 청해서 심리상담을 받았어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상담도 함께 해주셨는데 이전에 다녔던 약처방만 해주던 다른 병원에 비해 훨씬 도움이 되더라구요. 저는 현재 약을 끊은 상태이고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다는 걸 부끄러워하지 마셨으면 좋겠어요. 오히려 더 빠르게 본인의 생활로 돌아올 수 있는 길일수도 있으니까요. 물론 약 처방이나 병원상담을 한다고 해서 마음이 무조건적으로 편해지거나 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비슷한 불안증이나 무기력이 어느정도 완화되면서 스스로를 돌아볼 여유가 생기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무조건 뭘 하기보다는 작성자분께서 하고싶은 것은 하고 그걸 하다가도 하기 싫어지면 그만두셔도 좋다고 생각해요. 쉬고싶으면 쉬어도 돼요. 힘내고 싶지 않으면 힘내지 않아도 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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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sam
· 8년 전
범죄가 아닌 다음에야 무가치한 경험은 없다는 말에 공감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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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dplays2
· 8년 전
힘내세요 너무 공감 되네요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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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a77
· 8년 전
저에게 너무 공감가는 내용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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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fksrhdwn
· 8년 전
졸업을 앞둔 지금 저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계신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