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0대 학생입니다. 우울함에 시달려 온 건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공황|상담|불안]마인드카페 네이버블로그 링크마인드카페 페이스북 링크마인드카페 유튜브 링크마인드카페 인스타그램 링크마인드카페 앱스토어마인드카페 플레이스토어마인드카페 라이트 앱스토어마인드카페 라이트 플레이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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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starcandy
·9년 전
저는 10대 학생입니다. 우울함에 시달려 온 건 5년쯤 되었는데 점점 더 심해져서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부모님께서는 모르시고 친구 몇 명만 알고 있는 사실인데 자세한 건 터놓기 그래서 저 혼자만의 비밀인 것이 대부분입니다. 거의 하루 내내 공허하고 무기력하며 외출만 하면 온몸에 힘이 쭉 빠지는 기분입니다. 학교나 학원 같이 일상적으로 가는 곳이 아니먄 더 심해지죠. 그렇게 집에 오면 거의 탈진해서 잠듭니다. 상담은 지금까지 두 번 받아 봤습니다. 하나는 5년 전 일주일에 한 번씩 받던 상담이에요. 상담 선생님은 좋은 분이셨고 사소한 이야기들도 잘 들어 주셨어요. 상담받을 때에는 밝게 웃고 신나게 떠들었어요. 밖에 나오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는 게 문제였죠. 결국 별 진전 없이 끝나 버렸어요. 1년 전 자살 위험군으로 분류되어 학교 wee클래스 선생님과 상담도 받았지만 별 진전은 없었어요. 상담은 두 달 가량 1주일에 1~2회 진행되었지만 끝날 때까지 제겐 상담사 선생님이 어렵게 느껴졌으니까요. 그리고 (상담을 받으려면 그 날 수업 중 한 교시를 빠져야 하기 때문에) 선생님들과 반 학생들의 시선도 싫었습니다. 그 이후로 학교에서 실시되는 자살 관련 테스트는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도록 모두 속여서 체크하고 있습니다. 저는 너무 긴장한 것 같다, 불안해 보인다, 의견을 말하는 걸 무서워하는 것 같다고 말씀하신 게 기억나네요. 다른 건 저도 알고 있었지만 불안해 보인다는 건 의외였습니다. 그 말은 여러 번 들었어요. 줄곧 긴장하긴 했는데 불안해하지는 않아서 어째서 그렇게 말하셨는지는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고치려고 노력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다른 아이들과는 조금 (안 좋은 의미로) 다릅니다. 어렸을 때부터 말이 빠르고 발음이 부정확했습니다. 목소리도 작고 특이해서 놀림의 대상이 되곤 했습니다. 연필을 입에 물고 책 바르게 읽는 연습을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친구들이 제가 이상하게 걷는다고 이야기해서 친구들이 걷는 것을 따라한 결과 지금은 그런 말을 듣지는 않습니다. 다만 걸을 때 팔을 흔들지 않아서 문제죠. 대화할 때 상대를 보면서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몇 년 전쯤까지 지적을 많이 받아왔습니다. 어느 정도 고쳤지만 계속 바라보는 게 힘들어서 잠깐잠깐 천장, 바닥 들을 보면서 이야기하곤 했는데, 1년 전 그 때문에 다시 지적을 받아서 이제는 계속 시선을 상대의 눈/얼굴에 맞추고 이야기하지만 여전히 힘듭니다. 몸짓이나 말할 때 나오는 버릇들을 가지고도 놀림을 많이 받습니다. 그 버릇들 중 입을 손으로 가리고 말하는 것, 이상한 말버릇 같은 몇 개는 고쳤지만 아직도 꽤 남아 있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다니는 버릇이 있어서 고쳤는데 이제는 걸을 때 자신이 없어서 휴대폰을 바라보면서 걷고 있네요. 고친 건 많은데 아직도 이상한 점들이 많아서 놀림이 끊이질 않습니다. 그리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 노력하고, 자신감을 가지려고 시도하지만 항상 긍정적인 생각 뒤에는 항상 부정적인 생각이 따라붙습니다. 자신감을 가지기에는 행동 하나하나에 남의 시선이 신경쓰이는데 그 생각을 도무지 버릴 수가 없습니다. 제가 걸으면 사람들이 제가 이상하게 걷는다고 생각할 것 같고 제가 앞을 보면서 걸으면 제 시선이 이상하다고 생각할 것 같아요. 어렸을 적 제 성격은 많이 이상해서 지금의 제가 봐도 제가 왜 그랬지 싶을 정도입니다. 친구가 넘어졌을 때 웃어서 친구가 화를 낸 적도 있었고 친구에게 물뿌리개로 물을 뿌려서 담임 선생님이 왜 그랬는지 묻자 사과는 커녕 친구를 시험해 보고 싶었다고 말한 적도 있었어요. 친구와 (저와 친구 양쪽의 잘못으로) 틀어진 후 친구가 먼저 사과했는데도 건성으로 대답하고 저는 사과도 안 한 적도 있었고, 결론이 다 난 사건으로 뒷북을 쳐서 문제가 된 적도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될 때까지도 친구들이 들으면 싫어할 말과 심한 농담들을 구분하지 못하고 그냥 내뱉어서 저는 그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상대방은 화를 낸 적도 있어요. 제가 학원에서 왕따를 당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제 성격 때문이었어요. 중학교에 와서는 덜해졌지만 간간히 제가 생각 없이 하는 말이 상대방에게는 막말일 때가 있습니다. 제가 왜 이런지도 모르겠고 이런 일로 지적당할 때는 제가 너무 쓰레기 같아서 죽고 싶습니다. 항상 우울한 것은 아니지만 한 번 우울해지면 걷잡을 수가 없어지고 제가 너무 쓰레기 같아서 죽고 싶습니다. 안 좋은 기억은 오래 가서 유치원 때 있었던 일들도 많이 기억하는 편인데 특히 제 잘못으로 일어난 일이라면 거의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떠올리지 않으려고 억눌러 봐도 계속 떠오르는데 정말 힘듭니다. 충동적으로 몇몇 지인들에게 사과하기도 했어요. 당사자에게는 기분 나빴을 만한 일들이 너무 많고 저는 지금도 어떤 말을 꺼낸 후에야 후회하곤 합니다. 물건 고를 때는 선택장애라고 불릴 정도로 신중하게 고르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말과 행동에 있어서는 그렇지 못합니다. 한 번 앉거나 누우면 일어나는 게 힘듭니다. 아니, 몸을 움직이는 게 힘들다고 해야 정확하겠죠. 바로 옆에 있는 휴대전화를 잡는 데 30분이 걸린 적도 많고 침대에서 일어나려다 몇 시간 후에야 일어난 적도 잦습니다. 말을 꺼내야 하는데 말하는 것조차 힘들어서 그냥 하지 않은 적도 여러 번 있습니다. 피곤한 것도 있지만 피곤하지도 않은데 그럴 때가 많습니다. 사실 그 피곤한 것도 잠을 못 자서 피곤할 때보다는 그냥 밖에 나와서/나갔다 들어와서 피곤할 때를 가리키는 게 맞아요. 글을 읽으면, 소리내어 읽을 수는 있어도 이해를 못 하겠어요.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야 간신히 이해할 수 있으며 심하면 단어 단위로 끊어서 읽고 이미지화해야 간신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애벌레가 사과를 먹는다' 를 '애벌레/사과/먹는다'로 끊어서 애벌레를 상상하고 사과를 상상하고 그 둘이 같이 있는 걸 상상한 후에 애벌레가 사과를 먹는 것을 생각하는 식이죠. 물론 이건 심할 때 한정이지만 시험 기간에 이럴 때는 정말 힘듭니다. 읽는 것만이 아닌 쓰는 것에도 해당됩니다. 글을 쓰면서도 제가 쓴 문장이 이해가 안 되고, 제가 이상하게 쓴 것 같아 글을 제대로 쓸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정도는 심하지 않지만 공황장애가 있습니다. 주로 학원에서 일어나서 너무 힘들지만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말씀드리지는 못하겠습니다. 숨을 깊게 쉴 수가 없어 숨이 차고 식은땀이 흐르고 피부에 감각이 없고 어지럽고 미칠 것 같아서 찾아보니 공황장애가 맞는 것 같습니다. 자살 시도를 종종 해보았지만 그 때마다 무서워서 실패합니다. 이제는 저도 제가 자살 못 할 걸 아니까 그냥 자포자기하고 살아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제가 왜 이렇게 이상하게 태어났는지부터 제가 왜 우울한 건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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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btea
· 9년 전
제가 생각한것보다 더 심한것 같은데 공황장애에 대해서는 제가 아는게 없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마카님.. 설령 넘어진 친구를 보고 깔깔 웃고, 물뿌리개로 물을 뿌리고, 농담과 독설의 차이를 모르는것이 님의 성격이고 천성이라면 그걸 바꾸는건 어려울겁니다. 지적당하지 않기위해 입을 다물고 생각을 하세요. 내가 이 말을 하면 어떤 반응이 되돌아올까.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을때 나는 그걸 견딜수 있나, 용서받을수 있나를 생각하세요. 잘 모르겠으면 말하지 않으면 됩니다. 순간 나오는 웃음은 어쩔수 없겠지만 그 뒤에 너 되게 우습게 넘어졌어, 많이 아프냐? 걸을수 있어? 손잡고 일어나봐. 어디 봐봐 피나나?..라는 식으로 상대를 걱정하는 '척'이라도 보였으면 욕먹는 일이 없었겠죠. 딱히 사람들에게 공감안해도 됩니다. 얼굴 쳐다보는것도 천장이나 바닥을 볼게 아니라 상대방 머리를 보세요. 대놓고 다른데를 보니 자기 말을 안듣는다고 오해한거겠지요. 목소리나 발음, 말버릇, 행동은 어렵네요. 사실 그렇게까지 신경쓸일인가 싶은게 다른 말로 개성이라고 하잖아요. 놀리는 그 인간들이 잘못된거지 주눅들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들 웃을때 같이 웃던가 아니면 다 꺼지라고 화라도 내세요. 뭐 어때요. 주변 시선 의식한 결과가 우울증에 공황장애잖아요. 누가 뭔가를 지적하면 뭐가 문젠지, 내가 이걸 고치면 뭐가 좋아지는지 물어보세요. 까짓거 말할때 입가릴수도 있고 고개 숙이고 다닐수도 있죠. 왜 안되는건데요. 침 안튀고 바닥 돌부리 걸려 넘어질 일 없어서 좋기만 한데. 안 이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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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wfalls
· 9년 전
글을 이렇게 잘쓰시는걸 보면 지능은 확실히 높으신것 같아요. 글을 보면 그 사람이 어느정도 보이는데 "이상한"사람으로 보이지 않아요. 자신을 존중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