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상적인 인간관계가 너무 귀찮아요. 대학생인데 아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스트레스|대학생|소개팅]마인드카페 네이버블로그 링크마인드카페 페이스북 링크마인드카페 유튜브 링크마인드카페 인스타그램 링크마인드카페 앱스토어마인드카페 플레이스토어마인드카페 라이트 앱스토어마인드카페 라이트 플레이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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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gnosis
·9년 전
피상적인 인간관계가 너무 귀찮아요. 대학생인데 아싸 아닌게 신기할 정도예요. 오늘도 누가 점심 같이 먹자고 했는데 귀찮아서 아프다고 했습니다. 등교할 때 동기들이 자꾸 말거는데 할 말도 없고 안 걸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웃긴건 그래도 외로*** 자꾸 어릴적 친한 애들한테 제가 계속 카톡하고 달라붙습니다. 소개팅앱 같은데서 만난 사람과 계속 연락도 하고요. 제 행동이 학교에서 그렇다보니 과 내에 제 평판이 안 좋은 것 같아서 엄청 스트레스입니다. 집에서 폰을 키면 외로운데 학교에 가면 너무 다들 싫어요. 다 가식 같고 할 말도 없고 저혼자 너무 어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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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lus
· 9년 전
이젠 고전취급 받을 정도로 오래되긴 했지만…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라는 책을 좋아합니다. 그 안의 인간관계는 철저히 삼각형, 삼각형, 삼각형을 유지하지요. 남자 주인공은 피상적인 인간관계에 대한 욕구가 전혀 없습니다. 삼각형 인간관계의 한 축을 담당하면서도 무너지면 다른 삼각형 인간관계로 넘어가며 살아갑니다. 보통 사람들 시각으로 보면 대놓고 왕따에 아싸지요. 한 시기에 한 두 명의 사람과만 소통하고, 세상에 욕구는 적으며, 그래도 삶에 대한 책임은 다합니다. 아쉽게도 그 삼각형의 나머지 둘은 자꾸 넘어지고 자살하면서 주인공에게 상처를 입히긴 하지만요.. 하지만 그 소설이 사랑 받는 이유 중 하나는 그 삼각관계들 안에서 너무도 자기에게 충실한 삶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게 꼭 폭 넓은 인간관계를 해야만 가능 한 것은 아닙니다. 누구보다 성공하고 대인관계가 넓은 주인공의 선배는 외교관도 되고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가는 듯 보였지만 결국 평생 할 리 없었던 고통의 고백을 주인공에서 편지로 남길 수 밖에 없었고, 활달하고 인기 많은 두 번째 여자주인공이 이해받았다는 감정을 느끼게 해준 것은 왕따에 아싸인 남자주인공에게서 였거든요. 갑자기 기억을 되살리며 쓰려니까 정리가 잘 안 됐을 텐데.. 여튼. 피상적인 인간관계를 싫어하는 것이 이상한 것은 아니에요. 단!!!!!!! 정말 주의할 것은!!!!!! 둘도 아니고, 한 명은 어느 순간에든 자신의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해요. 그렇지 못하면 그건 정말 나쁜 케이스입니다. 두 사람. 혹은 세 사람. 튼튼한 관계의 고리를 놓지 않고 살아간다면 그건 그 사람의 삶의 방식일 뿐 전혀 이상한 것은 아니니 걱정 마세요. 그 고리 안에서 자신에게 충실하면 됩니다. 하고 싶은 거 하고 쉬고 싶은 거 쉬고.. 그리고 그런 한 사람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의도적으로 해서는 곤란하겠지만, 충분히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것조차 귀찮다면 그건 어쩌면 다른 이유들이 있을지도 모르죠. 사람의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일들로 죄다 소모해버리면 인간관계에 에너지를 전혀 쓸 수 없거든요. 이를테면 직장노예라던가 성적노예라던가…(‘성~쩍’ 아님. 이 ***마귀들..) 집안문제라던가… 그런 부분들을 해소하면 조금 더 외부로 돌릴 수 있는 에너지가 남을 겁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에너지 수준이 적은 사람은 어쩔 수 없습니다만… 그리고 삶의 책임으로써 예의를 갖추는 것은 필요하겠죠. 인사하면 받아주고 먼저 청하는 식사요청 정도는 받아주세요. 그건 관리가 아니고 예의니까요. 오피셜한 학과 행사는 오피셜한 부분까진 참여하는 그런 것.. 슬며시 어둠 속으로 회피하는 스킬에 성공하면 속으로 웃을 줄 알고.. 타인에게 오만하게 보이지 않는 선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스스로 이상하게 여기지 말고, 혼자서 어떻게 충만하느냐.. 괜찮지 않으면서 괜찮은 척 하는 게 바로 오만해 보이거든요. 에효.. 이것도 결국 에너지가 들어가는 부분이라 차라리 적당한 사람과 팀을 이루는 것이 더 편할 때도 있습니다만..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적절히 대처하는 것 말고는 뾰족한 수가.. 마지막으로.. 어릴 적 친구나, 소개팅앱 친구와 연락을 유지하는 이유는.. 결국 의식하지 않아도 관계의 고리를 유지해야 함을 알기 때문인 거죠. 단. 카톡이나 소개팅앱의 친구는 대면하지 않으니까 적당히 필요 한만큼 이야기하고 적당히 빠지기에 최적화된 매체이기 때문입니다. 이게 맞다면 이것도 그다지 좋은 신호는 아닌데… 달리 해석할 만한 사람이 있으면 좋으련만.. 정리하자면. 피상적인 인간관계가 귀찮다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지만, 삶의 책임으로써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고 사시고, 그래도 늘 중요한 관계의 고리 하나 둘은 진심으로 대하려고 노력하세요. 그건 생존의 문제니까. 힘 내셔서!! (이 덧글의 핵심주제는 하지현님의 '그렇다면 정상입니다'의 주제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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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nosis (글쓴이)
· 9년 전
@deeplus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정상입니다'도 읽어보고 싶네요. 추천할 만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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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lus
· 9년 전
@gnosis 네. 결코 뻔하거나 통속적이지 않습니다. 물론 완전무결한 책따윈 없지만요. 자기계발서나 힐링책을 몹시 싫어하는 입장에서 참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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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nosis (글쓴이)
· 9년 전
@deeplus 내용을 보니 자신이 잘못됐으니 고쳐야한다는 대다수의 자기계발서와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 같군요. 저도 자기계발서 안 좋아하는데 읽어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