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해고 통보를 받았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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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해고 통보를 받았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민트고양이
·한 달 전
해외에서 워킹 홀리데이 비자로 일을 하고 있어요. 각종 한인잡에서 이리저리 많이 구르고, 인신공격성 발언이나 텃세, 사기, 소송 등등 정말 많이 겪었어요. 한국인이라면 치를 떨게 될 정도로 별 일이 다 있었어요. 그러다가 지금의 직장을 얻게 되었는데요. 반려동물 용품 전문점이고 강아지 손님들이 많이 와요. 텃세도 없고 직원들도 다 친절해서 2주간 너무 즐겁게, 최선을 다해서 일했어요. 출근하는 게 기다려지고, 실수를 해도 자책보단 새로운 걸 하나 배웠다는 기분이 드는 천국같은 직장이었어요. 그런데 어제 업무가 끝나고 갑자기 당일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마감 업무에 2주가 되도록 익숙해지지 못했다는 게 이유였어요. 이 가게 마감 업무가 엄청나게 복잡하거든요. 따로 매뉴얼이 정해져있지도 않고, 사수분들이 알려주시는 걸 따라하면서 익혀야 하는데, 제가 마감 방법을 기록하지 않는다는 불평이 사장님 귀에 들어간 것 같아요. 마감이 복잡하다보니 사수님들 이야기를 들으면서 동시에 기록하기가 어렵기도 했고, 무엇보다 제 생각으로는 열심히 알려주는 사람 앞에서 폰만 들여다보면서 기록하는 게 좀 무례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그래서 일단 열심히 들은 후 퇴근길에 복기하며 기억나는 내용을 기록하는 방법을 사용했는데요, 스스로도 한계를 느껴서 어제는 업무 종료 후 각잡고 마감 방법을 물어봐서 세세하게 기록해야지 마음먹고 있었어요. 그런데 마감을 하기도 전에 사장님이 오셔서 해고 통보를 하셨네요... 오늘까지만 일하고 그만 나오라고요. 제가 사정을 말씀드리고 일주일만 기회를 주실 수 없겠냐고 부탁드려서, 당일 해고는 무산되었어요. 그리고 마감 방법도 사장님께 직접 다시 배워 제대로 기록했습니다. 결국 모든 문제가 해결되기는 했는데, 계속 기분이 너무 안 좋고 충격이 가시지 않아요. 너무 즐겁고 행복한 직장이었고 정말 제 가게처럼 최선을 다해 일했는데 나 혼자 즐거웠고 나 혼자 열심히 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괴로워요. 다른 직원들하고도 꽤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뒤에서 다들 나를 평가하고 있었구나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생각을 하는 제 자신이 미워 죽겠어요... 순진한 걸 넘어서 너무 멍청했던 것 같아요. 또 한 가지 사장님께서 말씀하신 게, 직원들과 대화 중 전 직장에 대한 욕을 그만해달라고 하셨거든요. 맨 위에 썼던 것처럼 정말 어마어마한 악덕 직장들을 다니며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직원들과 좀 친해졌다고 생각하고는 서로 최악이었던 전 직장 이야기를 하며 위로해주기도 했고요. 특히 매니저님같은 경우엔 제가 별 말 없을 때 먼저 안 좋은 전 직장 얘기를 꺼내셔서 같이 맞장구 쳤던 거예요. 그런데 그렇게 서로 함께 얘기했던 내용이 사장님한테는 제가 계속 전 직장 욕을 했다고 왜곡돼서 들어갔네요. 직장 동료는 직장 동료일 뿐 친구가 아닌데, 제가 너무 멍청하고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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