닿지 않는 위로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별거|바람]마인드카페 네이버블로그 링크마인드카페 페이스북 링크마인드카페 유튜브 링크마인드카페 인스타그램 링크마인드카페 앱스토어마인드카페 플레이스토어마인드카페 라이트 앱스토어마인드카페 라이트 플레이스토어
알림
black-line
닿지 않는 위로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비공개
·2년 전
수능과 임용고시 등이 있는 시기라 시험에서 원하던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아 좌절하는 글이나 시험을 앞두고 막막하고 두렵게, 심지어는 자신을 한심하게 느끼는 글도 종종 보여요. 20여 년 전에 수능을 망쳤어요. 사실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에 억울한 결과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생각대로는 아니었지만 어떻게든 흘러가서 대학도 가고, 다른 시험 앞에 무너지기도 했지만 또 역시 어떻게든 직장 생활을 시작했어요. 많은 일이 있었고, 힘들었지만, 어떻게든 흘러왔고, 흘러가길 바라요. 때로는 다른 걸 바라기도 하지만요. 수능이 끝나고 올라온 몇몇 글들에, 그래도 다시 잘될 거다, 제가 그러했듯 어떻게든 될 거다, 제 이야기와 생각을 쓰고 싶었는데 망설이다 결국은 쓰지 못했어요. 전에 상담을 받았었는데 도저히 앞이 보이지 않는 제게, 아니 어쩌면 앞을 볼 힘이 남아있지 않았던 제게 상담사님은 좋아질 거라고 하셨어요. 왜냐고 묻는다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는 말 밖에 못 하신다고. 상담사님도 그러하셨고, 많은 내담자들이 그렇게 좋아지는 걸 봤다고 하시며. 제게 힘이 없어서든, 혹은 지금 그런 말이 닿지 않을 만큼 깊은 바닥에 있어서든, 그 말은 전혀 와닿지 않았고 지금도 그렇게 느껴요. 비단 상담에서만이 아니라, 일상에서도 내가 힘들 때 다른 사람이 "난 더 힘들었어.", "나도 다 겪었는데 지나고 나면 별거 아니더라." 하는 말들이 더 듣기 불편한 것 같아요. 그게 위로와 격려를 의도했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의 말이 다 맞다 하더라도, 지금 내가 너무 힘든걸요. 어떤 위로는, 누군가에게는 닿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런 때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말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수능이든 연애든 학교생활이든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글을 볼 때 '나도 ~했는데 결국 잘 되더라. 괜찮아질 거야.' 같은 말을 하기가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그래도 지나치지 못하는 글들을 보면 짧은 제 이야기와 함께, 잘 될 거라는 말보다는 괜찮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조심스럽게 담아보곤 합니다. 셀 수 없이 많은 여러 가지 이유로 마음의 상처와 짐을 감당하기 힘든 모든 분들이, 그리고 저 역시도, 괜찮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어제보다, 지금보다 괜찮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따옴표

당신이 적은 댓글 하나가
큰 힘이 될 수 있어요.
댓글을 한 번 남겨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