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마카님! 마인드카페 상담사 권민주 입니다.

우울한 것 때문에 자가진단을 한 번 해보셨는데, 자존감, 우울증, 강박증, 조현병, 경조증 등 다양한 증상들이 있다는 결과를 받고 혼란스러우셨나 봅니다. 실제, 자신의 심리상태에 대한 자가진단을 처음 해보는 다른 분들도 마카님과 같은 경험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보통의 경우 다양한 스트레스에 따른 반응으로 다양한 증상들이 함께 나타나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선, 심리 자가진단의 문항들은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쉽게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심리적, 신체적 증상들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정신장애를 진단할 때 기준이 되는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 편람(DSM-5)에 수록된 다양한 정신장애들의 증상들 중 대표적인 것을 추려 놓은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우리가 자가진단을 하는 목적은 특정한 진단을 내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본인의 심리상태에 대해 체크해보고, 나온 결과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전문적인 도움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데 있고요. 따라서 자가진단에서 다양한 증상들, 예컨대 우울 증상, 강박 증상, 조현병 증상들을 가지고 있다는 결과를 받았다고 해서 우울증, 강박증, 조현병 등으로 바로 진단을 내릴 수 없으며, 실제로 자가진단 결과만으로 정신장애 진단을 내리는 경우는 단언컨대 없습니다. 실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진단을 내리는 과정을 살펴보자면, 일단 환자가 병원을 찾은 '주 호소(여러가지 증상들을 포함하여 환자가 가장 힘들다고 호소하는 것)', 여러가지 증상들의 시작 및 경과, 지속 기간과 강도, 최근 스트레스가 될 만한 사건들 등에 대한 history taking, 종합적인 심리평가(환자의 인지, 정서, 성격, 대인관계, 스트레스 수준, 일상생활 기능 수준 등 파악), 필요한 의학적 검사(MRI, 뇌파검사 등), 보호자 면담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자료를 취합하여 진단을 내리게 됩니다. 이때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를 더 잘 이해하고 더 적합한 치료적 접근(약물치료, 심리치료를 단독 혹은 병행할지 여부, 어떤 약물을 선택할지 등)을 결정할 수 있도록 '감별진단'을 하게 되며, 경우에 따라 한 가지 혹은 여러 가지 진단을 함께 내리기도 합니다. 실제 정확한 감별진단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앞서 언급한 DSM-5에 수록된 다양한 정신질환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병인론에 대한 이해, 수많은 임상 경험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경험 많고 유능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라 하더라도 신이 아닌 이상 100%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는 없기 때문에, 전문의에 따라 진단이 달라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