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을 한 줄로 어떻게 요약할까요?
기댈 곳이 없어요
사람을 잘 못 믿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인간관계에 회의감을 느꼈어요
수많은 페르소나들 속에서 저를 잃어버린 거 같아요
제 성격이 어떤지, 어느 것이 제 성격인지, 하나도 모르겠고
내가 지금 하고있는 게 연기가 아닐까 생각하기 시작하니까
제 인생이 처음부터 끝까지 연기였던 거 같아요
살면서 점점 더 인간들이 싫어져서 이제 사람한테 기대도 없고
혼자가 좋지만 외로운 건 싫은 모순적인 제 자신도 역겨워요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거나 하루를 마무리 하는 밤이면
너무 공허해요 내 주위에 아무것도 남지 않아서
친구 허들이 높아서 친구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현저히 적고
그래서 정말 잘해주고 신경 써주고 퍼부어주는데
저만 노력하고 있는 거 같아요 이 관계도 이제 지쳐요
내가 놓으면 다 끊겨버릴 관계인 거 같아서 진짜 그럴 거 같아서
제가 해주는만큼 돌려받고 싶고 자꾸만 확인하려고 하고
부담스러울 거 같아서 미안하면서도 멈추지는 못하고
크고 작은 서운함들만 자꾸 쌓여가요
그런데 그 서운함이 그냥 애정을 돌려받지 못함이 대부분이라
그냥 또 제가 문제예요 왜 자꾸 관계에 집착하게 될까요
그렇다고 친구들을 완전히 믿지 못 하고 속사정도 못 털어놔요
기대고 싶지만 기댈 수 없어요 제 밑바닥을 보여주는 거 같고
약점 잡히는 거 같고 내 진짜 모습을 보면 어떤 반응일까 무섭고
내 속은 절대 보여주고싶지 않아요
그런데 또 친구들은 나한테 다 털어놔줬으면 좋겠어요
진짜 모순적이죠 그냥 내가 너무 싫어요
제 성격은 왜 이럴까요? 진짜 너무 이상해요 제 성격 싫어요
쓸데 없이 생각 많고 예민하고 가식적이고 이기적이고
제가 제 성격을 설명하는 상황이면
착하다던가 배려를 잘 한다고 말을 해요
사실 저 안 착하고 성격 개차반에 쓰레기같은데
남들이 나만큼만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면
그게 또 너무 모순같아서 제 자신이 역겹고
열심히 살아야지 하면서 막상 하는 건 없고 열심히 안 하고
제가 볼 때도 저는 너무 최악인데 남들 눈엔 어떨까요
얼굴 다 뜯어고치고 싶고 외적인 자신감도 없는데 재능도 없고
재능이 없으면 공부라도 열심히 하던가 노력은 하나도 안 하고
도대체 할 줄 아는 게 뭘까요 진짜 전 너무 한심해요
사람을 잘 사귀는 것도 아니고 인간관계가 넓은 것도 아니고
좁은데 깊은 것도 아닌 거 같아요 내 옆엔 아무도 없어요
아직 19년 살았는데 제 인생은 벌써 실패작 같아요
저 진짜 야망 가득하고 계획 세우는 거 좋아하는 사람인데
요 몇 달간 이렇게 영혼 다 털린 것 마냥 아무것도 못 하겠고
정말 아무것도 안 잡히고 무기력한 적은 처음이에요
아무런 계획도 세워지질 않아요 계획이 없어요
시간은 흘러만가는데 공부해야 하는데 나 고3인데
글자도 안 읽혀요 읽고있는데 머리에 들어오는 게 없고
머리가 너무 아프고 어지러워요
요즘은 잠도 잘 못 자요 아침이 되어서야 겨우 잠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