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로 조용히 떠나고 싶을 때
오늘은 공부하기가 너무 싫고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날이었다. 늘 꾸준히 한다는 것은 긴 인내를 필요로 한다. 그저 그 긴 통로의 중간에 서서 잠깐 쉬어가고 싶은 그런 날이었다.
유튜브나 구글을 통해 이곳저곳을 막 찾아보다가 나홀로 제주도 여행영상을 보면서 수능이 끝난 후엔 나에게 휴식을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몸과 마음이 늘 균형을 유지할 수 없을 때가 온다. 폭식을 하고 새벽 늦게 숨죽여 울고 여기 와서 한탄을 퍼붓다가 한참을 멍을 때리고 불안해서 여러 대학 입시 영상들을 찾아보고 그러다가 보면 하루가 간다. 충동적인 내 모습이 어딘가 흔들거린다고 느낀 후에 다시 마음을 잡곤한다.
오늘이 딱 그런 날이다. 사실 가장 위험한 날이다. 우울의 사슬이 내 몸 구석구석에 서식하고 있을 때의 심리적 압박감, 움츠러든 자존감을 나는 다시 이전처럼 달래줄 여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럴 땐 그냥 하루 쉬어주어야 한다. 그렇게 지난 하루를 잘 달래고 다시 내일을 맞이 해주어야 한다.
어디론가 도망쳐서 이 굴레를 벗어날 수만 있다면 나는 망설이지는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생각보다 내 주제를 잘 알고 있기에 내 최선의 선에서 감당할 수 있는 일들을 처리하며 나를 추스르기로 했다. 남은 고3 일년의 시간동안 멘탈 관리를 잘하기 위해 이 카페가 나의 놀이터가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늘 그래왔듯
~ 요즘 자우림의 노래를 다시 듣는다. 고1와서 나에게 큰 힘이 되어준 밴드인데 가장 최근 노래들 중 나를 토닥여주는 노래 몇곡을 뽑아서 재생목록에 두고 즐기고 있다.
우리들의 실패,,*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