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스무살이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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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글
하소연
비공개
한 달 전
2021, 스무살이 되었다. 수능만 끝나면, 입시만 끝나면 다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 노트 가득 적어가며 하루하루를 버텨왔는데 내가 처음으로 겪은 성인의 삶이 생각보다 너무 버겁다. 친구들이 너무 부럽다. 정말 너무 부러워서 마음이 아리다. 대학에 붙었다고 이것저것 다 해주시는 부모님이 있다는게, 나랑 다르게 알바를 용돈벌이로 시작한다는게 너무 부럽다. 뭐든지 '그래서 얼마지?'하는 나랑 달리 '한번 해볼까?' 하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부럽다. 나에게는 알바가 생계다. 코로나를 욕하기만 했는데 지금은 코로나가 날 살렸다. 우리집 가난을 들키지 않고도 온갖 약속을 거절할 수 있다. 알바 구하기가 너무 어렵고 돈벌기 정말 힘들지만 확실히 돈 나갈 일도 줄었다. 다행이다. 나도 어리고 싶은데 억지로 어른이 되어야하는게 슬프다. 그래도 온전히 내 힘으로 내 길을 걸어가는 건 좋은거다, 지금은 힘들어도 나중에 보면 추억일거다, 나보다 더 힘든 사람도 많을거다 생각해보지만 내 꿈을 이루려면 돈이 많이 필요하고, 지금 돈이 없어 즐기지 못한 걸 나중에 후회될 것 같고 애초에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을 보며 내 위안으로 삼는 건 옳지 않은 것 같다. 안 하는 것과 못 하는 것은 다르다. 걔네는 안 노는 거 나는 못 노는 거. 안과 못의 그 격차가 나를 더 슬프게 한다. 내 모습이 괜히 더 비참해보인다. 자존감 낮은거 알고 있다. 부정이 나를 계속 갉아먹는걸 알지만 뭘 어떻게 해야 할 지는 모르겠다. 돈때문에 죽고 돈때문에 사나보다. 돈 없는게 제일 서럽다. 대학에 붙었어도 달라진 게 없다. 희망 그 자체였던 내 노트가 희망고문이 되어버렸다. 이미 빚이 많은데 아*** 이율이 15%인 대출을 더 받아서 빚만 더 늘어났다. 내 20살은 빚으로 시작되었다. 학자금 대출을 일단 받아서 이자 높은 대출을 먼저 갚자는 엄마의 말이 나에게 너무 냉혹하게 들렸다. '오죽하면' 싶기도 하지만 당장 내 입학금과 등록금, 전공책 등등은 어떻게 하려고 돌려막기를 생각한 건지 모르겠다. 나중에 갚아준다고 하는데 지금도 없는 돈이 나중에는 생길까 싶다.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간다.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눈물이 났다. 한번 눈물이 나니까 계속 나와서 애써 모른척했던 우울함이 가득 드러났다. 동생은 이런 걸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동생은 하고 싶은 걸 다 했으면 좋겠다. 돈 걱정 없이 마음껏 먹고 보고 즐겼으면 좋겠다. 나처럼 돈때문에 우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 스트레스를 받으니 먹고 또 먹는다. 고도비만이라며, 그만 좀 먹으라며 잔소리하는 엄마가 너무 밉다. 난 정상 체중인데. 내 속은 하나도 모르고. 답답하다. 아직 20살의 하루가 이렇게 많이 남았는데 난 벌써부터 시들어버렸다.
힘들다답답해부러워우울해괴로워공허해슬퍼스트레스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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