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큰 변화가 생겼다. 내향적인 나는 에너지를 내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부담감|책임감|완벽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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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66Hope99
·3년 전
또 큰 변화가 생겼다. 내향적인 나는 에너지를 내부로 쏟다 보니 '내적인 경험'들을 많이 하게 되는데. 매사 열정적이고 싹싹하니 사랑받는법을 알고 실천하는듯한, 내가 관심있어서 관찰한 팀원 중 막내, 특강 교수님과 소통하는 팀원들 간의 관계, 교수님이 밥을 사주셔서 긴장한 상태로 교수님 바로 옆자리에서 어떤 생각과 감정이신지 다 느껴지는 채로 같이 밥을 먹는다는 것, 교수님이 평가하신 수정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내가 짠 콘티. 이번 특강 5일 들으면서 얻은 건 이런 다양한 생각들로 인해 받게 된 새로운 자극과 색다른 경험이었다. 그중에 특히 요즘 깊게 생각하는건 교수님이 평가하신 나의 콘티다. 다른 두 명에게는 좀 더 대화도 자주 나누시고 친하셔서 그런지 칭찬도 더 해주시는 느낌이었는데 성격상 아부도 못하고 자연스럽게 일상대화에 녹아들지 않아 별로 말을 섞지 않은 나에게는 교수님이 칭찬도 덜 하시고 좀 더 사무적으로? 대하시는 듯한 느낌을 여러 번 받았다. 처음엔 그런 다른 대우에 약간 상처를 받았다.나머지 두 명과 비교했을때 내가 상대적으로 칭찬을(긍정적인 평가를) 덜 받았는데, 이건 내 실력의 문제라기보다는 교수님과 팀원들의 관계가 더 친밀하기 때문에 나에게는 거리를 두신 게 아닐지. 내가 먼저 살갑게 대하는걸 잘 못하는데 교수님도 사람이니까. 그리고 원래 칭찬에 인색하신 분이니까 그분께는 내가 정말 잘 해도 칭찬받지 못할 때가 많았던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건 교수님의 취향문제인 것 같기도 하고. 아무리 색깔있는 사람이라도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면 빛나지 않는 채로 그냥 그렇게 머무르게 되니까. 난 내가 짠 스토리 너무 맘에 든다. 그러니 삭제할 장면들 몇 개 빼고 완성해놓은 큰 틀은 바꿀 생각이 없다. 영화와 책에서 영감을 받았고, 내 인생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했다. 적어도 진실성있는 이야기니까 누군가에게는 내가 쓴 그림책이 감동적으로 읽혀서 힐링되지 않을까. 특히나 창작과 관련해서는 주관적인 평가가 크니까 '잘한다는 것'에 대한 기준도 애매한데, 내가 좋아하는걸 찾고 그걸 알아주는 사람을 찾으면 그게 잘하는 거라고 생각한다는 아이유의 말처럼, 난 내가 좋아하는 걸 했고 잘했다고 생각하는데 이만큼의 칭찬도 하시지 않은 저 교수님의 취향과 서로 맞지 않았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그림책 수업은 다른 교수님께 들을 거고 그때 만난 교수님은 또 내 이야길 좋게 봐주실 수도 있는 거니까. 난 이 스토리가 약간 어둡다고 할지라도 칼을 뽑았으니 밀고 나가고 싶다. 죽음에 관한 그림책도 있다고 배웠는데 이 정도야 뭐 어때. 적어도 새벽에 책상에 앉아 스탠드켜고 작업하며 머리 쥐어뜯고 싶은 창작의 고통을 겪으면서 만들어낸,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첫 결과물인데. 처음 한 것치곤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내가 그 분야에 대해 전문적으로 배우진 않았으니 모르는 게 많은 백지상태라서 더 스스로의 부족한 부분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도 있겠지만, 스토리 자체는 세세하고 탄탄하게 뼈대를 구성해서 까내릴 게 없다고 생각한다. 그걸 좀 더 기술적으로 다듬는 것은 나보다 많은 지식을 갖고 계신 교수님께 언제든지 연락드려서 피드백을 받고 수정해나가면 될 것 같다. 공동그림책에 들어갈 글을 통일시키는건 교수님이 정해주시겠다고 하셨으니까 글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우선 팀원들 초대해서 단톡방 만들어놨으니 거기서 열정적인 팀원들과 소통하면 될 것 같다. 졸업전시회때 우리 이름이 걸리고 우리 작품 전시할 칸을 하나 만든다고 들었는데, 부담감이 상당하지만 내가 작가는 아니니까 조금 어설퍼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편한 마음을 유지하는 게 내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다. 적당한 긴장감과 적당한 책임감만 가진 채로 움직이면 될 것 같다. 완벽주의적인 강박이 심한 나에게는 적당히, 대충이라는게 어렵지만 내가 편해지기 위해서 나를 좀 놓아줘야겠다. 풀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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