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통해 나의 쓸모를 찾았던적이 있었다. 나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이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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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bluebread
·3년 전
사랑을 통해 나의 쓸모를 찾았던적이 있었다. 나는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이지만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위해줌으로써 나의 쓸모를 찾았다. 그렇게 이기적인 이유로 사랑을 하다보니 나를 더욱 혐오하게되었고, 상대방이 내가 해준만큼 해주지 못한것 같을때 나는 나에게 더 잘해줄것 같은 사람에게 자꾸 눈길이갔다. 그때 내가 참 못됬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더 싫어졌다. 이별 후 나는 나의 쓸모가 모두 없어져 우울증은 더욱 심해졌다.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낮에는 열심히 사는척을 했고 의지할곳이 없어 우울감과 술담배에 의지하며 밤을 보냈다. 늪에 빠져 숨쉬는게 어렵고 속이 너무 아프거나 너무 텅비어 죽고싶었다. 그때의 날들을 머리속에 그리면 크고 어둡지만 매끈하게 다듬어진 구멍같다. 지금도 그시기의 새벽은 너무나도 두렵다. 그 아프고 외로운 새벽날들에도 나에게 행복과 살아있다는 감각을 느끼게해준것들이 있었다. 내 자취방 베란다에서 보이는 산이 있었는데, 겨울엔 맹렬한 바람을 가져왔지만 여름엔 딱 좋을정도로 싸늘한 바람이 불었다. 너무 아픈날엔 베란다로 나가서 담배를 피며 그 바람을 맞았다. 그래 난 살아있구나, 싶으며 숨통이 트였다. 그렇게 베란다에 앉아서 한두개비 피우면 산 뒤로 해가 뜨는것이 보였다. 하늘이 조금식 물들기 시작하고 그 풍경이 너무 예뻐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평온해졌다. 그런 새벽들은 아프기도하지만 정말 행복하기도 했던것같다. 한국으로 돌아와 우리집 고양이들을 다시 보았을때 바람을 맞으며 해돋이를 볼때의 감정을 다시 한번 느꼈다. 그저 보고만 있어도 옆에만 있어도 내 마음은 잠잠해졌고, 조금이라도 더 보고싶어 눈을 떼기 힘들었다. 이기심 때문이 아니라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하는건 이런건가 라는 조그만 깨달음을 얻었다. 이렇게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존재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러면 나는 이 세상을 진정 사랑할 수 있을거같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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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sj19
· 3년 전
글 잘 쓰시네요! 소설같아요. 감정표현이 생생해서 아름답기도 하고요. 점점 변화해가는 사람이라,, 너무 멋진거 같아요.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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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bread (글쓴이)
· 3년 전
@sjsj19 헉 감사합니다!! 글 잘쓰는게 제 소원인데,,, 너무너무 감사한 칭찬이네요.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적어보았는데 긴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