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저를 부정하며 살았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저는 어딜가나 누가 챙겨주어야 했던 사람이었고 실제로도 누군가가 늘 저를 챙겨줬어요 이유야 많겠지만 저는 또래랑 잘 못 어울렸거든요 그래서인지 '나는 혼자서 다 할 수 있는 사람이야, 부족하지 않은 사람이야'라고 스스로를 속이고 그런 척 했어요 불안하지만 안 불안한 척, 걱정되거나 무서워도 아닌 척 하고요 그러니까 주위에서 절 좋아해줬어요 그게 너무 좋았는데 그런 모습을 유지하려니까 피곤하고 예민해지더군요 자꾸만 제 잘못인 것도 남탓을 하고 현실의 저와 이상 속에 제가 자꾸 헷갈려서 안 하던 행동이나 말을 하고 점점 저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어 무서워졌어요 뭐가 되었든 이미 남탓하는 것에 익숙해져 속으로 누군가를 원망하고만 있었어요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강했고 제가 강한 척, 밝은 척 해야 주변에서도 좋아했으니까요 그런데 점점 제가 이상하단걸 깨닫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또다시 완벽해지고 싶단 생각에 발버둥 쳤지만 그럴수록 더 혼자가 되더라구요 더 남 눈치를 보고 더 남을 탓하고 점점 상태가 안 좋아지다가 이 모든게 내 탓이 아닌가 싶어지더군요 사람관계에 누가 못 났고, 누가 잘 났다 이런 거 없는거 알아요 아는데도 그게 이상하다고 생각 못할정도 였어요 오만해질대로 오만해져 남을 깍아내리다 저를 마주하게된 순간마다 절망감이 너무 커서 견디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또 부정했죠 제일 쉬운게 피하는 거니까요 도망치고 도망치고 갈 때까지 가서 정신을 차리니 모든게 엉망이예요 저랑 대화하는 사람 모두가 진짜 저를 모르고 저 때문에 상처받은 사람인거 같이 느껴져요 방밖에 나가기조차 무서워져요 누군가 제게 잘못을 묻고 저를 버릴거 같아요 생각이 시시각각 변하는게 제일 무서워요 차라리 다 몰랐으면 좋았을까 싶고 어느 순간에는 다 두고 도망치고 싶어요 무기력해집니다 제가 저를 통제하지 못한다는게 너무 싫어요 부족한 자존감을 남을 통해서 얻으려한게 창피해요 애써 무시했는데 이제 인정하려고 하니 너무 싫어요 도망치고 싶습니다 정신과를 가서 치료를 받고 싶은데 너무 힘들어요 나가기도 싫고 어느순간 나 괜찮지 않나?? 이 생각이 들거든요 감정이 없어지는 느낌이 들다 뜬금없이 눈물이 나옵니다 지금은 힘든 순간마다 죽고싶단 생각이 들어요 이것도 피하는 거겠죠 자기도 싫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요 어디론가 도망쳐서 혼자 하고싶은거 하며 살고 싶습니다

우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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