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트라우마를 남들한테 한번도 얘기한 적이 없었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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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제가 트라우마를 남들한테 한번도 얘기한 적이 없었는데 갑자기 얘기가 하고 싶어졌어요. 하지만 제 주변에는 그런 걸 들어줄 사람이 없어서 여기에라도 얘기를 해보고 싶어요. 읽어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제 나이는 17살인데요. 어렸을 때부터 착한 성격이었어요. 좋게 말하면 착한건데 나쁘게 말하자면 ***였죠. 그것도 완전 개***요. 트라우마는 제가 중학교를 들어가고 나서 생겼어요. 제가 소심한 성격이라 중 1때 반에 적응도 못하고 학교에는 적응도 못하고 있었는데 어떤 한 친구가 먼저 다가와준 거에요. 같이 다니자면서요. 그래서 저는 너무 좋아서 같이 다녔는데 얘가 유독 남의 험담을 많이 하더라구요. 그럴때마다 저는 그냥 맞장구를 조금 쳐주곤 했어요. 같은 반 애들이나 심지어 지나가던 사람도 못생겼다며 험담하고 그랬어요.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그 친구가 싫었어요. 그리고 2학기쯤에는 적응을 해서 반애들이랑 많이 친해졌어요. 그리고 1학년이 거의 끝나갈 때쯤 그 친구가 반 여자애들 거의 대부분을 험담하고 다녔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물론 저도요. 그래서 혼자 어떡해야하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반 친구 중 한명이 무슨 일 있냐며 묻는 거에요. 그래서 제가 그 일을 다 말했어요. 비밀로 해달라고도 했는데 이 친구가 그 다음날 자기 무리 애들한테 다 말한 거에요. 그래서 걔네들이 자기는 무슨 식으로 뒷담했냐 물어봐서 저는 알려주기 그렇다니까 막 화를 내더라고요. 제가 비밀을 말한 친구한테 너 이런식으로 얘기한거 들은 적 있다라고 조금 말했는데 그것까지 다 얘기를 했나봐요. 쟤는 알려주고 나는 안 알려주냐 사람 차별하냐 뭐 이래서 그냥 기억나는 거 몇개만 알려줬어요. 그리고 며칠만에 그게 반 전체에 퍼졌어요. 여자애들은 계속 물어보러 오고 말 안해주면 또 화낼까싶어 말해주고 결국 그 아이가 반에서 따돌려졌어요.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제가 그 아이를 따돌린게 된거에요. 남자애들도 다 알고 그게 지속되다 보니 부모님도 다 알게 되고 학교에 찾아오고 쌤은 제가 가해자라고 막 했다가 갑자기 따돌려진 얘가 가해자라고 했다가 난리가 나서 애들끼리 풀어보자 해서 자리를 마련했는데 걔가 거기서 저도 모든 애들을 다 같이 뒷담했다고 하는 거에요. 심지어 어떤 친구한테 이게 서운한데 말 꺼내기가 쉽지 않다고 했던 걸 쟤 왜 저러냐 이런 식으로 말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너무 억울해서 제대로 말도 못하고 울다가 결국 저도 모두한테 같이 사과를 했어요. 그 뒤로 이 일로 상담도 받았었는데 그냥 간단하게 한번 해본 거였는데 다 제 잘못이었다고 말하더라고요. 이거저거 하나씩 골라가면서요. 너무 충격받아서 울고 그 뒤로는 상담을 받는 것도 무서워졌어요. 다 제 잘못이라고 할까봐요. 그리고 그렇게 끝나는 줄 알았는데 사실 이제 시작이었던 거에요. 1학년 때 그 친구 말고 같이 다니던 애는 제 화장품을 훔쳐가고 아닌 척하다가 결국 걸렸고 그냥 그렇게 연을 끊었어요. 한두번이 아니었거든요. 2학년 때 사귄 친구는 사실 1학년때 험담하고 다니던 친구와 아주 친한 얘였어요. 처음에는 그래서 친해지고 싶지 않았는데 저랑 성격이 잘 맞더라구요. 근데 험담을 하던 얘가 2학년이 되서도 반에서 따돌림을 당한 거에요. 얘 친구는 제 친구밖에 없어서 점심 같이 먹자고 찾아오고 쉬는 시간에 찾아오고 그래서 결국 같이 다니게 됐어요. 저도 모르는 새에 다른 친구들과도 친해져 있었거든요. 그런데 저랑 그 험담하는 얘랑 항상 말도 안하니까 다른 친구들이 불편해하는 거에요. 은근슬쩍 이 김에 화해하라고도 하고요. 그래서 결국 화해를 했어요. 너무 역겨웠죠. 제 트라우마를 만든 얘인데 말이죠. 같이 다니면서 그 친구도 챙겨야했고 이름도 부르고 시험끝나고도 같이 놀고 완전 끔찍했어요. 그 뒤로 사람을 못 믿게 됐어요. 저를 혼자 두고 친구들끼리 어딜 가면 제 욕하러 가는 것 같고 사소한 행동 하나에 쟤가 날 싫어하나 싶고 계속 친구들 행동을 의심하더라구요. 제가 제일 심각하게 느꼈던 건 올해 생일이었어요. 저는 항상 생일마다 가족들이랑 놀러가서 친구들이랑 시간을 보낸 적이 한번도 없었어요. 근데 요번에는 시험기간이기도 했고 코로나라서 어딜 갈 상황도 아니어서 친구들이랑 보내게 됐어요. 한 친구가 다른 친구네 집에 가서 놀자고 했는데 약속을 그 날 새벽에 잡았어요. 자기 바로 직전에요. 저는 이 친구들이 착한 애들인걸 알면서도 저절로 의심을 하게 되더라구요. 지금 몰카 중인건 아닐까, 약속시간에 나가면 아무도 없지 않을까, 나를 놀리려고 그러는 게 아닌가, 나를 싫어하나 생각이 들어서 잠도 제대로 못잤어요. 그리고 제 생일날에는 아무일도 없었어요. 몰카도 아니었고 약속시간에 전부 나와있고. 그리고 지금은 가족들도 딱히 믿지는 않아요. 의심스럽거든요. 심각한 걸까요? 이걸 읽으면서 겨우 저게 트라우마냐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를 표합니다. 덕분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으니까요. 저희 엄마도 잘 모르는 일을 알게 되신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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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herbe02
· 3년 전
겨우 저정도가 아니예요 정말 힘든일을 겪으셨네요... 게다가 트라우마로 얽힌 친구까지 다시 만나야 한다니 불안하신것도 부담스러운것도 당연합니다.. 마음이 가벼워지셔서 님의 학창시절이 즐거워지시길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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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3년 전
@blueherbe02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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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herbe02
· 3년 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