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점 받고 욕먹는 중2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중학교|죄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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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점 받고 욕먹는 중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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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저번주에 중학교 2학년 2학기 기말고사가 끝났고, 어제 서술형을 포함한 기말 점수가 나왔습니다. 지난번보다 성적이 조금 떨어졌습니다. 저번에는 평균이 98점이었는데, 이번에는 96점입니다. 작년에 잠깐 해외에서 지냈던 적도 있고 저번 중간, 기말때도 100점이여서 자부심을 가졌던 영어가 99점으로 떨어졌습니다. 서술형 문항에서 철자를 실수해서 1점이 감점되었습니다. 다른 과목들도 저번보다 떨어졌지만, 영어가 특히 신경쓰였습니다. 친구들이 "당연히 ○○○은 영어 다 맞았겠지" 하는데 아무말도 할수 없었습니다. 이 사연을 읽으시는 분들이나 반 친구들은 '1점 가지고 무슨 유난이야, 99점도 대단한건데.' 하시겠지요. 그런데 다른 과목도 아니고 영어에서, 아는 문제를 틀리는 바람에 1등을 놓친게 너무 신경이 쓰였습니다. 부모님과 학원 선생님께 점수를 말씀드리자, 아는 것을 틀리는게 더 한심한 거라며 혼이 났습니다. 오늘은 학교에서, 같이 기말고사 공부를 했던 친구 6명과도 점수를 공유했습니다. 제가 저번보다 점수가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중에서 가장 시험을 잘 보았습니다. 영어 성적을 공유하는데, 6명 중 1명은 80점대였고 3명은 90점대, 저랑 유나(가명)라는 친구가 99점이었습니다. 유나는 평균도 항상 80점대 이상이였고, 대부분의 과목들을 두루두루 잘했지만 영어만은 어려워 했습니다. 그런 유나가 1학기 기말고사 때는 영어를 38점 받았고, 2학기 중간고사 때는 조금 공부해서 67점을 받았습니다. 저는 열심히 노력하는 유나의 모습에 좋은 영향을 받아서, 유나와 공부법을 공유하고 질문에 대답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한 유나는 첫 시험보다 61점이나 올랐고, 유나의 반에서 영어로 1등을 했습니다. 이런 유나의 모습은 정말 칭찬하고 축하해줘야 마땅합니다. 유나는 영어 99점을 받아서, 용돈을 받고 영어학원이나 학교 영어 선생님 등 이곳저곳에서 칭찬을 받았습니다. 물론 저도 친구들과 유나를 칭찬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생각해보니, 너무 억울한겁니다. 저도 99점입니다. 그런데 여기저기서 혼나고, 한심하다는 소리 듣고, 제게 실수도 실력이라고들 말합니다. 100점에서 더 오를 수도 없기에 그 점수를 유지하는건 쉬운 일이 아닌데, 저번보다 1점 떨어졌다는 이유로 죄책감을 가져야 합니다. 노력해 올라온 유나가 거둔 99점이 얼마나 갚진지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제 99점은 지난번보다 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여기저기서 공격받아야 하는가요. 올라서 거둔 99점이 훌륭한걸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떨어져서 거둔 99점은 훌륭한 취급은 커녕 죽을 죄를 지은 사람마냥 여기저기 사과하고 다음에는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고개숙여 말하고 다녀야 하는가요. 100점이 그 점수를 지키기 위해 느낄 부담은 왜 아무도 걱정해주지 않을까요. 저도 똑같이 노력했고, 인간이기에 'studied' 를 'studed' 라고 적는 얼척없는 실수를 할수 있습니다. 그런데 빼먹은 'i' 하나로 주위에서 이렇게 큰 비난을 받게 되어 마음이 아픕니다. 더군다나 다른 99점인 친구의 상황과 대조되어 부담과 속상함은 더 커집니다. 시험지에서 빠진 'i' 로 진짜 'I' 를 잃은 기분입니다. 제가 그까짓 점수가 뭐가 중요하냐고 생각하고 넘기려 해도, 여기저기서 주는 압박감이 제게 더 큰 부담과 상처를 부여합니다. 이런 고민을 학교 친구에게 말하면 재수없어 보일까봐 하루종일 꼭꼭 품다가 여기 내려놓아 봅니다. 염치없지만 떨어진 점수로 칭찬받고 격려받고 위로받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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