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지 않습니다. 전. 21살 애을 가졌단 사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행|죄책감|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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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괜찮지 않습니다. 전. 21살 애을 가졌단 사실을 알았어요. 병원에 가니 4개월 됬다군요. 원래 불규칙해서 한 두달은 안심했지만 그후엔 그럴일이 없을거라 생각했죠. 4개월 전에 헤어졌으니깐요. 네. 어린나이에 놀랐구요. 제가 한심스럽더군요. 피임을 제대로 하지 못한 내책임, 내 몸상태를 제대로 체크 안한 무관심, 이미 커버려 뗄수도 없는 생명. 병원에서 그러더군요 지우면 제가 죽을 수도 있다라고, 진찰 받고 나와 밖에서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어요. 전 이 아이를 책임질 수 없었단 생각이였어요. 그럼 어떻게 해야하지? 이 아이는...아빠없이, 학생인 내가 책임을 져야하는 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할지 생각하다 일단 낳을수 밖에 없는 순간을 모면하려고 검색을 했죠. 미혼모센터가 있더군요. 들어갔습니다. 여러가지 이야기를 물어보시더군요. 애아빠는 어디있는지 키울건지 입양할건지.. 애아빠는 저를 사귈때부터 때렸어요. 그래서 헤어진거였고 애를 가졌단 이야기도 안했어요. 엮여서 결혼이라도 하게되면.. 전 평생 맞고 살까봐요. 그렇다고 저는 제가 키울수도 있는 상황도 아니기에 입양을 물어보고 결정했습니다. 그게 최선의 선택이다 자기위로 같지않은걸 하면서요 그렇게 애가 나올때까지 반년을 그곳에서 지냈습니다. 군대처럼? 외출 허락에 그 곳 룰만 따라야하더군요. 그리고 그 애가 나오던 예정일 병원에 가 애가 나올 기미가 없어 유도분만 주사맞고 애를 낳았습니다. 배가 막 찢어질듯 정말 아팠습니다. 옆에 시설 선생님이 계셨지만, 엄마도 보고싶고 너무 힘들었습니다. 애가 나온것 것까지 기억이나고 몇시간 후에 병실에서 눈을 떳어요. 막 아래가 아프고 화장실가는 그 몇걸음조차도 힘들고 누워있어도 아팠습니다. 근데 다들 그건 모르시겠죠? 전 그렇게 배 아파 낳은 그 아이 얼굴 한 번 못봤답니다. 그 시설 선생님이 아기 얼굴 보면 정들어서 입양을 못보낸다고 한번을 보여주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보고싶은 맘에 선생님 나간사이에 그 화장실 가는 것도 힘든 몸 이끌고 신생아실 찾아서 나갔어요. 겨우 찾아간곳은 이름이 빼곡히 적혀있는 애들이 있더군요. 물론 제이름도 없거니와 신생아실 안쪽문에 또 다른 아이들이 있는걸 보게되면서 아.. 저 안쪽에 있어서 못보구나를 느꼈습니다. 그렇게 병원에 3일 있은 후 저는 센터에 돌아갔어요. 센터에 돌아가서도 산후조리 한달을 해야한 퇴소를 할수 있었고 한달의 3일동안은 아파서 계속 누워있다가 화장실만 왔다갔다했다 했어요. 거기 있는 다른 미혼모분들이 밥도 갔다주고요. 한여름에 땀띠가 나도록 더운 옷을 입고 나가건 2주쯤이였을거예요. 그 층은 출산한 미혼모층이라 전에는 몰랐는데 거기엔 키운다고 하신 미혼모도 많아서 아가들이 있었어요. 전 그 아기들을 보며 내 아기를 생각하며 밤에 잘때는 울고 잠들었어요. 내가 잘못된 선택을 했나...그래도 내 아긴데 내가 키우는게 맞지.. 그럼 어떻게 그 아기를 키웠어야 하나.. 처음에는 그 시설 들어갔을 때 그 새끼가 제일 증오스럽더군요. 나만 왜 이런 감당을 해야하는지 그 새끼는 대학교 잘 쳐 다닐텐데 나는 왜 휴학을 해야했는지 물론 내 책임이 없진 않아요. 근데 왜 나만 그 책임을 져야하는건지 그 애는 다른 여자 만나 잘지내고 있는데 억울했어요. 진짜 많은 생각과 후회와 그 아이에 대한 미안한과 죄책감이 계속 들어요. 십년이 지난 지금도요. 31살. 제가 한 그 천륜을 끊어낸 그 이후로 저는 매년 이 죄책감에 살고 있어요. 전 알아요. 저 독한년인거 어떻게 그 애를 두고 10년을 이렇게 살 수 있는지 그냥 처음 죽을려고 생각했을때 죽었다면 그애도 나도 그냥 이 아픔속에 살진 않았을지. 전 행복할수가 없는 사람입니다. 제가 뭘 위해 살아야 할까요? 전 결혼도 못합니다. 죄지은 사람이라서 불행할까봐요. 전 애도 못낳습니다. 한 아이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했는데 아이라니. 전 행복할 자격이 없잖아요. 이번해는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결혼 할 생각도 없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게 제가 제대로 못 살아서 희망이 없었단 생각이 들어 더욱 더 저를 힘들게 합니다. 제가 더 살만한 이유가 있을까요? 제가 더 살아도 행복할 세상도 아닌 이 세상을 포기해도 괜찮을까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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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heur144
· 3년 전
그게 아이와 당신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을거예요. 글쓴님이 오롯이 모든 책임과 죄책감을 안고가야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글쓴님은 생명을 포기하지 않았고 그 상황에서의 최선의 선택을 했기때문에 이제는 스스로 미워하는걸 멈추고 본인을 사랑해주시는게 어떨까요. 글쓴님도 행복할 자격 충분합니다. 모든 사연을 알고도 글쓴님을 사랑해줄 사람은 분명 있을거예요. 그런 사람을 만나기위해선 스스로를 꼭 먼저 사랑해주셔야합니다. 독한년 아니에요. 스스로에게 그런말하지마세요. 행복해도돼요 얼마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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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 전
@bonheur144 감사합니다. 눈물나도록 정곡을 찌르는 말이였어요 저는 절 미워하는걸.. 돌이킬수도 없는 선택이지만 마음 한구석엔 늘 죄책감이 남네요. 마음 잘 헤아려 주는 말이라 위로를 얻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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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 전
@!3cbf38fd980bb82c9a6 응원 답글 감사합니다. 저도 부모님의 자식이 아니고 싶을 때가 있었죠. 그래서 더욱 더 그런 선택을 했나봐요. 하지만 그 애의 이름도 모르고 이 죄책감은 지울수가 없네요. 행복하길 빌지만 아니라면 이런 생각이 힘들었어요. 님도 부모님 그늘에서 벗어나길 응원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