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불을 켜 놓고 잤다. 잠들지 않으려 마지막의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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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argonaut
·3년 전
또 불을 켜 놓고 잤다. 잠들지 않으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버티다 의식을 놓듯 잠이 들었다. 일어나자마자 화장실에서 내 얼굴을 확인한다. 안색이 좋지 않다. 잊지 않으려 위치를 옮겨 둔 화분이 욕조 안에 덩그러니. 분명히 다 말라 죽어가던 어린 나무였는데 물을 주니 몇 장의 잎이 다시 살아났다. 말라 비틀어진 중에도 푸릇한 그 모습에 묘한 감정을 느낀다. 식물과 나를 동일시하는 버릇이 또 슬그머니 고개를 든다. 마지막 잎새처럼 나를 삶 앞으로 끌어다 놓는 그 버릇을 고치기를 나는 포기했다. 어쨌든 살아 있으니, 지금은 살아 있으니 되었다 위로하고 외면한다. 어쩌면 이 나무가 죽어도 나는 계속 살아 있을 거야. 어느샌가 마지막 잎새처럼 대롱대롱 매달린 것들이 마음에 많아졌다. 더이상 마지막 잎새가 아니지만, 그래서 정말 마지막인 것만큼 강렬할 리는 없지만. 새로 틔운 싹처럼 무수히 생겨났다가 물이 마르면 또 무수히 떨어지는 연약한 희망들에 마음을 둔다. 그렇게 또 오늘을 살기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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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가 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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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herbe02
· 3년 전
그럼요 희망에 마음을 두고 살아요, 오늘을 또 내일을 생명의 힘을 믿어요 나무도 살고 싶어하듯이 님이 아파서 느끼지 못해도 님안의 생명도 소리를 내고 있는거예요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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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tman47
· 3년 전
이파리 이미지가 마음에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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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ak0930
· 3년 전
나무가 죽더라도. 그때까지 잘 보살펴 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