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혼자"가 되어버릴까 두려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안|고등학교|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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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혼자"가 되어버릴까 두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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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저는 현재 20대 초반이고, 공무원 준비를 위해 휴학중입니다. 공부때문에 힘든 게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가지고 있던 근본적인 두려움때문에 몇글자 적어봅니다. 어린시절을 생각해보면 교우관계가 아주 원만하진 못했어요. 잘지내는 듯하면서도 '은따'같이 지냈어요. 다들 절 자기의 생일파티에는 부르는데 제가 생일파티를 한다고 하니 아무도 안온다고 했던 기억, 소풍갈 때 제가 버스에서 같이 앉자고 했던 친구가 소풍날 다른 친구랑 앉아버려 저는 혼자갔던 기억, 제가 너무 말라서 절 투명인간 취급하고 무시하던 기억 정도가 제일 기억에 남네요. 특히 친구들이 절 투명인간 취급할 때가 꽤 힘들었어요. 어린 마음에 지식인에 글도 써보고, 그 친구들한테 하지말라고도 해봤어요. 학교 가기가 너무 싫어서 베개에 얼굴을 묻고 숨을 끝까지 참아보고 그랬어요. 그때도 자존심은 세서 엄마한테 얘기해본 적도 없었네요. 그러다 저는 중학생때 큰 사건이 있었어요. 서로가 제일 친한, 서로를 1순위로 꼽을 수 있는 친구가 있었어요. 위에 말했듯이 모두가 제 생일파티에 안온다고 했을때 자기는 온다고 했던 친구요. 그런데 어느날 그 친구가 시험 끝나고 같이 못논다고 하더니 점차 멀어지더라구요. 멀어지는 걸 눈으로 보면서도 저는 얼떨떨해서 가만히 있었어요. 그러다 진짜 멀어지면 안되겠다 싶어서 괜히 다음에 뭐 먹으러 가자, 뭐 하러가자고 했는데 그 친구는 알겠다며 다음에 같이 가자고 했는데 그게 끝이었어요. 마지막쯤엔 제가 뭘 잘못한게 있냐고 물어봤는데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저희는 완전히 멀어졌고 지금까지 얼굴 한번 본 적이 없어요. 사실 제가 제일 힘들었던건 그 친구와 멀어지고 나서 계속 얼떨떨한 상태로 살다가 어느날 어떤 영화가 보러가고 싶었어요. 그 친구한테 보러가자고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자마자 그 친구랑 멀어진걸 느꼈어요. 떡볶이를 같이 먹으러 갈 친구도 없었고 봉사활동을 같이 하러 갈 친구가 없었어요. 진짜 아무도 없구나. 그렇다고 친구가 아예 없는 건 아니었는데 제가 그 친구랑만 생활해서 다른 친구들이랑 친분을 그렇게 안쌓았어요. 멀어지면 멀어지는 대로 놔뒀구요. 여튼 진짜 그때 내가 "혼자"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저는 무너져갔어요. 망가지고 무너졌어요. 초반에는 내가 혼자라는 걸 납득하기가 힘들었고 조금 지나니 정말 혼자인 이 상황이 견디기가 너무 힘들어서 매일 울었어요. 그러다 중학교 졸업식이 되었는데 사진 찍을 친구가 없어서 계속 친구랑 사진 찍으라는 엄마한테 시끄러운 거 싫다며 밥 먹으러 가자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 이걸 적으면서도 눈물이 나네요. 아직 이 졸업식 기억은 제가 받아들이지 못했거든요. 그 후로 저는 진짜 하루종일 눈물만 났어요. 그렇게 힘든 날이 아닌데도, 다같이 저도 같이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났어요. 밤마다 심장이 너무 뛰어서 잠도 못자고 매일 난 혼자라는 생각만 들었어요. 그러다가 어느날 여느 때처럼 다른 친구들은 각자의 친구들이 있는데 나는 그렇지 않다라는 생각을 하는데 정말 진짜로 이 세상에 저 혼자인 것만 같은 생각이 들면서 끝도 없는 구멍으로 제가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밤은 잊질 못해요. 다행히 저는 그 후로 악착같이 이겨내서 지금은 그럭저럭 잘 살고 있어요. 고등학교 친구들도 생겼고, 그 친구에 가려져 있던 다른 중학교 친구들도 생겼습니다. 그런데 그래도 자꾸 불안하고 요상한 마음이 들길래 제가 몇달동안 자꾸 생각하고 또 생각해보니 뭔지 알거 같았어요. 바로 그때처럼 될까봐, 진짜 "혼자"가 될까봐 두려워하는 거였어요. 제가 그 친구와 멀어지고 난 뒤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이 제가 가치가 없어서 였어요. 왜 멀어졌을까, 왜 날 떠났을까라는 생각을 엄청 했어요. 처음엔 그 친구가 이래서 저래서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뭔가 답이 안나는 것 같더라구요. 그러다 혹시 나때문인가?라고 생각하니 답이 딱 떨어진 느낌이었어요. 내 성격이 이래서 등등 내 탓을 하니까 답이 나오더라구요. 근데 이 생각이 절 계속 망쳤던 것 같아요. 지금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가끔 친구들이 저에게 그냥 흘러가는 말로 너는 이렇다, 저렇다 얘기를 해요. 근데 그 말이 사실 진짜가 아닐 수도 있고 굳이 다 들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혹시 저 말이 저한테 일종의 경고일까봐 두려워요. 예를 들어 사실 알고보니 저는 엄청 이기적이라 친구들이 다들 제 옆에 있기 싫어하는데 어떤 친구가 너는 너무 이기적이라고 경고해준 것이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요. 그러다보니 온갖말을 다 듣고 날 계속 바꿀려고 하고 그래요. 자꾸 바꿀려고 했다보니 진짜 저 자신이 어떤지도 헷갈리고, 언제든지 친구들이 떠나갈 수 있다는 생각에 두려워하구요. 누군가 옆에 있어주며 저한테 떠나지 않는다는 믿음을 준다고 한들 없어질 두려움이 아니에요. 정말 근본적인 두려움이라 남이 아닌 저 자신이 이겨내야하는 것인 것 같아요. 이 두려움을 이겨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저는 정말 그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너무 힘들었고 그 후유증도 너무 컸기 때문이 어떻게라도 이겨내고 싶어요. 도움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불안해무서워걱정돼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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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isaeng1
· 3년 전
저도 대학을 졸업하고 일년 정도 전공과 관련된 취업을 도전하다가 공무원 시험에 처음 도전하는 초시생이에요. 저는 초등학생 땐 거의 계속 친구가 없다시피했고 중학교 1학년 때 왕따를 겪다가 친해진 친구가 생기자마자 전학을 갔어요. 그래서 그 이후론 악착같이 성격을 밝고 수다스럽게 바꿔서 친구를 만들었고 그 때부터 사귄 친구도 몇 안되지만 지금까지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 친구들은 진짜 나를 친구라고 생각할까. 오랜 세월 10년 이상 알아왔음에도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들고, 그러다가 괜히 큰 기대하지말고 상처받지 말아야지 싶고요. 이건 연애에 있어서도 비슷해서 상대방이 조금이라도 친해지고 잘해주면 밀어내고 멀리하게 됐던 것 같네요. 아무튼 저도 요즘 공부만 하다가 친구와 연락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 같고, 몇 없는 오랜 친구들마저도 없어지면 어쩌나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해요. 미래에 있을 경조사에 부를 친구도 없을 것 같아서 두렵고요. 제 자신을 과도한 두려움에 빠지지 않게 스스로 다독이는게 좋은 것 같아요. ㅇㅇ아 괜찮아라는 말을 하면서 스스로를 다독이기도 하고 너무 부풀려 생각하는 거다라고 제 자신한테 안정감을 주기 위해 위로의 말들을 생각하곤 하거든요. 혼자더라도 외롭더라도 익숙해지려고 하는 것 같아요. 어쩌면. 그냥 제 사연과 스스로 다독이는 방법을 주절주절한 것 같아 큰 도움을 못 드리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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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3년 전
@gosisaeng1 엄청 공감했어요 .. 제가 생각했던 것과 너무 비슷해서요. 심지어 연애부분도 똑같아요. 초시생이시면 더더욱 알 수 없는 불안함이 더 크실 것 같아요. 저는 두번째 시험을 준비중인데, 첫 시험을 준비할때 저도 적어주신 생각을 똑같이 했거든요. 공무원 시험이 정말 외로운 싸움이에요. 첫 시험때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그래도 덕분에 힘 얻고 갑니다. 나만 그런게 아니라는 생각이 되게 마음의 안정이 되네요. 그리고 적어주신 방법을 저도 해봐야겠어요. 우리 모두 좋은 결과 얻어서 내년에는 꼭 맘 편히 웃고있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