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감정을 숨기기만 하느라 몰랐었던 걸 이제야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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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그동안 감정을 숨기기만 하느라 몰랐었던 걸 이제야 알았어요. 전 제가 나아지고 있는 줄 알았거든요. 근데 이상하게 분명 괜찮아졌다가 다시 원상복구 되고..이게 계속 반복이 되니까 제가 괜찮은 상태인지 아닌지를 구분 조차 못하겠더라고요. 그냥 심장만 뛰는 시체같다고 생각했어요. 모순덩어리고 그냥 숨쉬기만 할 뿐이었는데 그래서 너무 헷갈렸어요. 그런데 어제 가족들이 없는 시간에 집에서 너무 오랜만에 펑펑 울었어요. 제 감정에 충실했고, 그동안 울고싶었던 걸 그제서야 숨기지않고 울자고 결심하고 정말 펑펑 울었어요. 솔직히 많이 울거라고 예상했고, 감정을 주체할 수 없을거란 걸 알고 각오를 했는데도 갑자기 눈물이 나오면서 너무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들이 한번에 너무 많이 쏟아져서 감당하기 힘들정도였어요. 겨우 한 30분정도만 울었는데 체력이 안되더라고요..ㅎㅋ 감정적으로도 힘들었어요. 감쳐두고 외면해두었던 감정을 인정하고 부딫히려니까 너무 괴로웠어요. 그런데도 눈물은 나오고..전 그제서야,모든 걸 인정하고 울고 나고부터야 제가 얼마나 힘들었던 건지 알았어요. 남들은 울만한 포인트가 아닌데도 전 눈물이 나려하고, 그냥 뭔 이유인지도 모를 것에 쉽게 눈물이 나려했는데 남들 앞이니까 당연히 참았어요. 그동안 꾹 다 참았어요. 그랬던 게 어제 다 터졌나봐요. 진정됐다가 다시 갑자기 나오고, 막 내가 넘 밉다고, 왜 넌 이렇게 힘드냐고, 왜 이렇게 사냐고 자기를 원망하는 말도 하고 울으면서 욕도 하고 소리도 지르고.. 지치긴 했지만 그래도 속은 시원하더라고요. 항상 감정을 숨기고 참기만 하니까 힘든지도, 울고싶은지도 몰랐나봐요.없는 게 아니라 안보였다는 걸 스스로 숨긴 자신조차 몰랐어요. 잊어버린건지..어쩌면 괜찮다고, 멀쩡하다고 속이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네요..결국엔 그게 독이 됐지만요 그래도 눈물 흘려서 속 쉬원하게 좀 비웠으니 그걸로 좋네요. 그리고 그렇게 원망하다가 깨달은 게 있어요. 이렇게 힘들었구나를 알게되고나니까 지금 이렇게 두 다리로 일어서서 버텨주고 있는 것 만으로도 너무 고맙더라고요. 이렇게 힘들면서도 버텨준 자신에게 너무 고맙고 미안했어요. 자신조차도 사랑해주질 못한 저인데.. 당연히 당연한거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전혀 별거 아닌게 아니구나라는 걸 알았어요. 조금 오글거리지만 제게 넘 고맙고..ㅎㅎ 지금까지 버텨준 것에 감사하고 숨 쉬는 것 조차도 쉬운 게 아니란 걸 알았으니 이런 삶에도 하루하루 버텨준 자신을 안아주고 싶네요..ㅎㅎ 고맙고 정말 사랑해:) 그리고 저뿐만 아니라 힘들어도 꿋꿋히 버티고 다시 나아가려고 매일 노력하시는 여러분들도 정말 멋지세요. 여러분들도 만약 이런 자신이 원망스럽다면 지금 이대로의 모습도 당연한 게 아니라 자신이 열심히 버텨주는 거라고 알아주세요. 지금까지 살아준 것도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은 대단하단 걸 알아주세요. 우리 모두, 우리는 정말 소중하고 멋진 사람이네요! 앞으론 조금 더 노력해서 제 감정에 귀를 기울여 주려고요:) 여러분도 감정 숨기지만 마시고 너무 힘들 땐 우시면서 슬픔을 버리시길 바랍니다:)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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