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을 또 실패했어.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자살|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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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을 또 실패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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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나 오늘 높은 다리에 찾아갔어. 거기까지 직접 걸어갔지. 그리고 난간을 밟고 울타리에 몸을 기댔어. 그 때 느낀 게 이제야 떠나는구나 하고. 너무 안심이 되었어. 울타리 일부를 또 밟고 올라섰는데 이제 중심만 잃으면 떨어질 수 있겠구나. 근데 하늘이 파래. 나는 울타리를 온몸으로 밀고 다시 다리 쪽으로 내려왔어. 그 짓거리를 2번 반복하니 화났어. 떨어지면 죽을 수 있는 높이인데 나 자신이 너무 싫었어. 생명의 전화도 연결음만 들리길래. 그래도 마음은 내려놓고 죽고 싶었어. 상담 선생님께 문자하니 바로 전화가 왔어. 그분께서 경찰을 부를 수밖에 없대. 난 그냥 집으로 다시 터덜터덜 갔어. 엄마에게 죽지 말라고 전화가 오고. 나 왜 살아야 해. 이젠 잘 모르겠고 때려칠래. 하나님 나 좀 데리고 가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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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천민태 상담사
2급 심리상담사 ·
3년 전
세상에 존재하는 엉터리 위로들 하지만....
#지금이순간에
#있습니다
소개글
안녕하세요. 마인드카페 상담사 천민태입니다.
📖 사연 요약
마카님께서 우울에 극에 달해 안타까운 선택을 하시기 직전까지 가셨군요. 제가 고작 키보드 앞에서 어떤 위로를 드릴 수 있을까요? 어떤 위로를 드린다면 마카님께서 두 번다시는 다리 앞에 가지 않을까요? 저는 왜 얼굴도 모르는 마카님을 왜 이렇게까지 해서 살리고 싶을까요? 엄마는? 상담선생님은? 왜? 이렇게 마카님을 살리려고 할까요? 지금부터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시겠어요?
🔎 원인 분석
제가 상담가가 되기 아주 오래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저에게도 우울과 무기력이 심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다니던 직장도 우울감과 무기력이 너무 심해서 일을 못해서 회사에서 잘리듯이 퇴사했습니다. 그렇게 패배감을 맛보고 저는 한 동안 '나 같은 게 대체 왜 사나?' 하면서 비하하면서 아무도 만나지 않고 폐인이되어 살았습니다. 죽지 못하고 재취업도 못하고 아니 취업이든 뭐든 알게 뭐야~ 하며 실직자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퇴직금으로 상담도 받고 있었으나 마음이 가벼워지는 정도의 수준일 뿐 죽고 싶어하는 마음에는 큰 도움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집에만 있으면 몸과 마음이 더 망가져가는 것 같아서 한강이라도 걸어야 겠다 싶어서 한강을 걷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강을 걷고 있었는데 어떤 아저씨가 한강에 들어가서 울부짖고 있었습니다. 아저씨는 술을 많이 드셨던 것 같았는데, 울부짖으면서 한강에 목만 남겨놓고 더 깊은 물속으로 들어갈까 하고 계속 왔다갔다 하면서 망설이고 있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 그 모습이 죽으려는 것 같은 직감이 들어서 너무 끔찍해서 도망가려고 했습니다. '나랑 상관없는 일이고 못 본척 하면 그만이잖아?'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도무지 발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너무 늦은 밤이었고 주변에는 아무도 지나가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떤 마음에 떠 밀려서 전화기를 들어 경찰에 신고하였고 경찰이 도착하기 전까지 아저씨를 옆에서 몰래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조마조마하면서도 그 아저씨를 몰래 뒤에서 지켜봤던 기분은 당시에도 스스로도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예상보다 빨리 도착하였고 아저씨에게 대화를 시도하여 아저씨가 뭍으로 올라왔습니다. 만취한 아저씨가 뭍으로 올라와서 울면서 말씀하는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그랬습니다. 죄송합니다. 너무 힘들어서 그랬습니다. 죄송합니다. 두 번 다시 안 그러겠습니다. 두 번 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 왠지 모르게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경찰이 신고자인 저의 이름을 적어갔고 그 뒤 아저씨가 경찰과 함께 한강고수부지를 떠나시는 모습을 보고 저도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저는 얼굴도 모르는 생면부지의 아저씨, 사람이 죽을지도 모르는 끔찍한 장면을 보지 않으려 도망치고 싶었는데 왜 지나치지 못했는지 제 마음속에 질문을 했습니다. 그때 가슴에서 들려온 말이 있었습니다. '죽지마. 살아줘. 이렇게 가지 말아줘. 제발 살아만 있어줘. 네가 살아있기만 하면 돼. 다른 조건은 없어' 이 말은 그 아저씨를 향한 말이면서 동시에 우울감과 자살충동으로 피폐해진 제 자신에게 하는 가슴의 소리였습니다. 왜 이런 소리가 내 안에서 들릴까? 하는 생각에는 당시에는 이해를 할 수 없었지만, 자꾸만 안에서 강렬해지는 그 소리에 자꾸만 눈물이 쏟아져 나와서 눈물을 숨기면서 집에 돌아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 이후 저는 5년간 이곳에 차마 다 쓸 수 없는 정말 많은 경험들을 하며, 우울감과 자살충동에서 벗어나기 시작했고 얼떨결에 대학원을 들어가서 공부를 하고 지금은 상담사라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당시에 저의 우울감의 시작은 지금 행복하지 않기 때문에 행복하고 싶었다는 작은 소망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지금 행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울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노력해도 되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개인상담을 받고 국내에 최고의 심리상담가들이 하는 집단상담을 아무리 다녀도, 성격은 여전히 걸림돌이고, 성격이 전혀 나아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지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폐급이고 쓰레기이며 쓸모없는 인간, 희망없는 놈 하며 저 스스로를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공격의 끝은 바로 죽고 싶은 마음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결국 스스로 죽지 못했고, 죽으려 했던 사람도 살리려고 했습니다. 왜? 괴로운데 죽지 못할까? 왜? 답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죽지 못할까? 왜 다른 사람도 죽지 않기를 바라는 걸까? 우울감과 자살충동에서 벗어났어도 이 질문에는 답을 얻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제 자신에 대한 질문들에 답을 얻게 된 것은 오랜 공부끝에 상담사가 되어 상담을 하며 우울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였습니다. 죽고 싶어하는 첫 단추는 행복하고 싶은 욕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행복하게 잘 살고 싶은 욕구가 충족 되었더라면 죽고 싶은 마음이 태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내가 섣불리 죽지 못했던 이유도, 다른 사람이 자살하지 않기를 바랬던 이유도 아저씨가 더 깊은 물속으로 가지 않기를 바랬던 이유도 제가 마카님의 글에 댓글을 다는 이유도 사람들이 자살하려는 사람들을 무책임하게 살려내는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 내면에는 모두 다 같은 것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행복하게 잘 살고 싶은 욕구입니다. 처음부터 죽고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아무도 없습니다. 처음에는 그들 모두가 다 행복하게 살고 싶었을 것입니다. 마카님도 그렇습니다. 마카님도 처음에는 잘 살고 싶은 마음이라는 시작이 있었을 것입니다. 처음에는 바랬던 것이 그렇게 대단한 것도 아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괴로움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이제는 그 시작도, 원인도 모른 채, 괴로움에 죽고싶어하는 마음만 남아있을 것입니다. 마카님. 살아있는 이유를 찾지 마세요. 그냥 살아주세요. 세상 사람들은 지금 당장 괴로움에 파뭍혀서 힘들어 죽으려는 사람에게 엉뚱한 말을 하곤 합니다. "자살하면 죽어서 지옥에 가기 때문에 버텨야 한다."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살아라." "나중에는 행복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그때까지 버텨야 한다." 물론 그들은 도움은 주고 싶으나,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이런 말들을 합니다. 지금 죽고싶은 사람에게 나중이라는 것, 남을 위한 것은 없기 때문에 이런 엉터리 위안들은 마카님을 살아야 할 이유를 설명해주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마카님을 살리려는 사람들 조차 자신들이 왜 살아야하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사실에 대해서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죽고싶어하는 마카님을 살리려 하는 이유는 마카님이 그리고 그들이 자신이 행복하고 싶어서 세상에 태어났다는 것을 가슴 깊이 알고 있기 때문이고. 마카님에게도 그것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너는 사실 행복하고 싶었을 뿐이야. 그러니 제발 죽지 마' 제 안에서 울려퍼진 가슴의 소리도 같은 말을 했습니다. '살아야 할 이유가 없어. 그냥 살아줘. 다른 이유가 없어.' 살아야 할 이유는 원래부터 없습니다. 신이 내린 소명이 있을지언정, 내가 불행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나를 자신의 목숨보다 사랑하기 때문에 스스로 희생하셨습니다. 그런데 그런 예수 그리스도가 나에게 불행한 소명을 줄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삶의 목적은 분명합니다. 자신이 행복하기 위해서 살아야합니다. 지금 이 순간, 행복해야 합니다. 나중에 행복은 없습니다. 남을 위한 삶도 없습니다. 다음 생도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 행복해야 합니다. 행복은 만족과 같은 선상의 개념입니다. 소확행이라고 하여 소소한 행복은 그런 것과 가깝습니다. 소소한 행복은 작지만 지금의 만족감을 가져다줍니다. 소확행을 가지신 분들은 가끔씩 마음이 힘들어 죽고싶은 마음이 있어도 쉽게 선택하지 않으며, 살아야 할 이유를 찾지 않습니다. 행복에 조건을 달지 않으셔야 합니다. 내가 어떻게 성격이 변해야 행복할 것이다. 돈을 벌고 쓸모가 있어져야 내 스스로 만족할 것이다. 이런 조건들이 지금의 만족과 행복을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입니다. 이런 조건들을 달지 않고 만족해야 합니다, 즉시 행복해야합니다. 이 방법을 찾으세요. 행복을 얻었다면 살아야 할 이유도, 죽어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인생의 끝자락까지 갔던 저는 저의 스승과 인도 남부의 '아루나 찰라'라는 성스러운 산을 올랐습니다. '왜 내가 살아있는지? '하고 내 자신에게 질문을 하면서 산을 오르고 있었는데 제 안에서 울려퍼지는 가슴의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저는 제가 왜 살아있는지 답을 찾지 않게 되었고 점점 자살충동과 자기비하에서 벗어 났습니다. 그 가슴의 말은 바로 '나는 지금-여기를 살기(=행복하기) 위해서 산다' 였습니다.
💡 대처 방향 제시
이런 이야기라도 세상을 등지려하는 마카님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아주 작은 불씨라도 된다면 좋겠습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것은 이정도 뿐입니다. 마카님의 본래의 삶의 목적을 이루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카님께서 두 번 다시 다리 위에 가지 않도록 은총을 베풀어 달라고 예수님께 기도하고 또 기도하겠습니다.
저의 댓글로 마카님이 조금이라도 위안을 얻으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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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ydjwoem12
· 3년 전
헉 ㅠㅠㅠㅠ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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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ydjwoem12
· 3년 전
자살해봣자 좋자않아요 저도 그러려다가 포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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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ermargu
· 3년 전
오늘 하루를 또 잘 지내면 되니까 살아요! 우리! 하루하루 눈뜨고 밥먹고 잘자고. 수고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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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3년 전
어... 자고 일어났더니 전문상담 답변이 달려있네요.. 좀 놀랐지만 어쨌든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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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irlife1
· 3년 전
가지마세요. 마카에서 또 뵙고 싶어요.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 있으면 계속 나눠줘요. 응원 드리러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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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zepuding
· 3년 전
전 아파서 안죽었어요.. 진짜 죽을까 생각 들어서 머릿속에서 시뮬에이션도 돌려봤어요. 근데 순간 억울하더라구요.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이 아깝고 내가 겪은 경험이 아까운거예요. 글쓴이님과 같은 경험은 아니지만 ... 일탈을 추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