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을 해야 하는데 하지 못하고 불안해만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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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을 해야 하는데 하지 못하고 불안해만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minnov
·3년 전
안녕하세요. 저의 7년에 걸친 고민이 해결될까 싶어 앱을 다운받고 글을 올려봅니다. 공부를 할 때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생각하면서 불안해해고 그 불안감 때문에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를 보며 열심히 하지 않은 나를 질책해요. 아마 학창시절부터 학업이 전부고 대입 결과가 전부라고 주입받았던 것부터 시작된 것 같아요. 소위 말하는 학구열 높은 동네에서 자랐고, 중학교 때부터 일주일에 6-7일씩 학원에 다녔어요. 고작 14살의 저는 선행학습을 제때 하지 않으면 좋은 학교를 갈 수 없고 그럼 패배자가 된다는 식의 논리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땐 고작 중학생이었으니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왔고, 나름 공부를 잘한다는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완벽주의적 성향때문인지 공부를 해도해도 부족한 것 같고 전보다 성적이 떨어지면 자책하게 된 것 같아요. 늘상 성적이 떨어질까 불안해하며 중학교 생활을 해왔고 결국 고등학교 입시를 앞두고부터 무기력증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입시 실패 후 이건 성실하지 못한 저의 탓이라며 아버지와 많이 다투었고 아버지는 일반고에 진학한 저를 창피해하셨습니다. 아버지는 늘 열심히 사시는 분이고 그게 디폴트라고 생각하셔서 이해가 안 가셨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부터 불안과 무기력은 저와 늘 함께였고, 학교에선 할 것이 많다며 초조해 했으며 집에 오면 기운이 빠져 늘 누워있기를 반복했어요. 성적은 중학교 때만큼 안 나오니 아버지와 어머니는 저를 두고 다투셨죠. 그리고 집에 누워있는 저를 보며 아버지도 저도 저를 한심해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이게 내 의지가 나약해서가 아니라 정신 문제일 수 있겠다는걸 알게되었고 어머니께 말씀드려 정신과를 처음 다녔어요. 다행히 어머니는 심리학을 전공하셨고 정신적인 문제에 대해 열려있는 분이시거든요. 약 처방을 받고 덕분에 일시적으로 마음은 편해졌지만, 근본적 문제는 알지 못했어요. 어찌어찌 대학을 가고 나서도 열심히 사는 친구들을 보며 오는 불안감, 학업을 제대로 해나가지 못한다는 자기 혐오는 해결되지 못했고, 학교 심리센터는 물론 정신과도 다니고 심지어 심리상담 해준다는 말에 혹해 신천지도 갔다왔네요. 다행히 금방 빠져나왔지만. 그리고 심리학 서적도 많이 읽어보며 저의 무기력증에 대해 분석해본 결과, 완벽주의적 성향에 따른 불안 그리고 무기력증의 악순환인 것 같아요. 자기 혐오도 심하구요. (사실 저는 굉장히 느긋한 사람이고 불안이란 감정을 안 느끼는 줄 알았어요. 무기력하니까요. 사실 그게 불안을 화피하는 방어기제더라구요.) 여튼 여기까지가 제 과거와 심리에 대한 분석이에요. 이렇게 분석은 되어도 문제가 본질적으로 해결되지 않아요. 저는 이렇게 불안할 때마다 할 일이 있다는걸 회피하고 저만의 상상에 빠져요. 제가 성적이 좋았던 과거 시절의 모습, 그리고 부모님의 마음에는 들지 않지만 그래도 지금 성취해낸 학벌로 타인의 인정 받는 모습 등등 상상 속의 저는 인정을 받고 있고 그런 상상을 한 번 시작하면 하루가 다 가버려요. 몇 시간 씩 해요. 저만의 스트레스 해소책인 것 같아요. 물론 중간중간 산책도 하고 과거와 상상보단 현재에 집중하고 주어진 일을 회피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방 안에만 들어오면 그런 생각이 리셋이 돼요. 그동안 제 머리가 습관이 들었는지 쉽게 바뀌질 않네요. 지금도 어제 제출하지 못한 과제를 붙잡고 불안해하고 있네요. 글이 너무 길었습니다. 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까요?
짜증나스트레스받아속상해불안해부끄러워답답해우울해무서워공허해무기력해망상호흡곤란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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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y99
· 3년 전
너무 공감되네요... 주위 환경은 좀 다를지라도 완벽주의적 성향... 초조해하면서 집에 오면 아무것도 안하고... 친구들 보며 불안해 하고, 상상 그리고 무기력함... 저랑 이렇게 비슷한 분이있다는게 위로가돼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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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ui98
· 3년 전
누구나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주변에서 인정을 잘 안해주시는 것 같아요 그럴수록 자신은 자신을 인정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학벌이나 사회적 기준 말고 자신의 기준을 세워서요 사회에서는 결과가 중요하지만 적어도 자기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에 한해서는 과정에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저는 종종 글로 스스로에게 수고했다고 편지를 써줘요 글은 나름대로 힘이 있더라구요 꼭 결과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그 과정이 자신에게 즐거웠거나 이전보다 나아졌다면 칭찬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더 좋은 답변이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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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nov (글쓴이)
· 3년 전
@lsy99 공감해주셔서 저도 위로가 되네요ㅠㅠ 상상하는 버릇은 심리 상담 가서도 뭔가 머쓱해서 못 내놓던 고민이었는데 비슷한 분이 계신다는 것만으로도 그럴 수 있는 일이구나 싶어서요. Isy99님도 저도 마음 편해질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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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nov (글쓴이)
· 3년 전
@uui98 자기만의 기준으로 나를 칭찬해주어야 한다는 말이 인상깊네요. 저도 생각해보니 제가 이루지 못한 것에만 질책하고 잘한 것에는 무관심했던 것 같아요ㅠ 다른 사람들에겐 서스럼없이 건내던 말들도 제 자신에게는 인색했었네요ㅠ uui98님 말씀대로 오늘은 자기 전에 편지를 써야겠어요! 충분히 위로되고 좋은 답변이었습니다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