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저를 강하고 든든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회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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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저를 강하고 든든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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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저는 다른 친구들에 감정기복이 크게 없는 거 같아요. 물론 특별한 일이 생길 때는 안좋은 감정들을 느끼지만 부정적인 감정을 빠르게 없애고 혼자 다스리는 법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제 고민이나 부정적 감정을 털어놓기보다 다른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상담해주는 일들이 많습니다. 친구들은 항상 저를 제일 어른스러운 친구, 고민에 명쾌한 해답을 찾아주는 친구, 가장 의지할 수 있는 친구라고 이야기합니다. 저 또한 친구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친구라는 사실이 좋구요. 그런데 제게 고민이 생기게 된 계기가 있어요. 평소보다 많이 속상한 일이 있던 날, 친구에게 이야기를 해볼까 했는데 저는 속상함을 이야기하는 거 조차 용기를 내야하더라구요. 그래도 털어놓으면 가벼워지겠지 라는 생각에 가장 친한 친구에게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그 때 친구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너는 강하니까 괜찮지? 잘 해결하고 다시 얘기해줘"였어요. 그 말을 듣고 제가 받은 감정은 어떤 말들로 표현하기가 힘드네요. 돌이켜보니 제가 힘들 때 아플 때 가장 가깝게 있던 친구들, 더 거슬러 올라가 부모님에게서 위로나 따뜻한 감정적 공감을 받았던 게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부모님은 물론 저를 사랑하시지만 감정적 표현에 무척 서툰 분들이세요.) 저는 강해서 쉽게 아프지 않은 사람 일까요? 아니면 아픔을 돌봄받지 못해서 더 강해 보이려고 노력하게 된 사람일까요? 지금까지는 저 스스로 건강한 자아를 가졌다고 늘 생각했는데 정말 힘든 순간들을 건강하게 이겨내고 있는건지 제 자신에 대해서 더 알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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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주연희 상담사
2급 심리상담사 ·
3년 전
토닥토닥,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지요
#혼란스러워
#속상해
소개글
안녕하세요, 마카님. 마인드카페 상담사 주연희입니다. 이렇게 글로서 만나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 사연 요약
우리 마카님께서 스스로에게는 감정의 기복에 흔들림 없고 주변 친구분들에게는 위로나 고민상담을 해주는 등 든든하고 믿음직스러운 사람으로 지내오셨으나 최근 용기 내어 나의 고민을 털어놓았을 때 예상치 못한 답변이 돌아와 마음이 많이 혼란스러우셨던 것 같습니다. 늘 강한 나로 지내왔던 것에 대하여 진짜로 내가 강한 사람인건지, 강해 보이려고 해온건지 여러 가지 생각이 들고, 지금까지 대처해온 방법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을 하게 되신 것으로 보여집니다.
🔎 원인 분석
우리 마카님께서는 마음이 따뜻하시고 정이 많으시며 정의로운 마음도 가지고 계신 것 같습니다. 친구분들도 마카님을 가장 어른스럽고 고민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주는 친구라고 말씀해주신 것을 보니, 친구들이 고민을 털어놓을 때 마치 나의 일처럼 진심으로 들어주고 가장 현명한 해결책을 제시해주려 많이 노력해오셨고 또, 스스로 보람도 많이 느껴오신 것으로 보여졌습니다. 우리 마카님께서는 나를 개방하기보다는 ‘들어주는 것’을 좀 더 좋아하시는 성향이신 것 같아요. 남을 돕고자 하는 예쁜 마음도 있지만, 정작 나의 이야기는 털어놓은 적이 없기에 이를 꺼내는 것조차 용기가 필요하셨네요. 즉, 나를 돌보는 것과 남을 돌보는 것의 균형이 깨져있다보니 가장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조차 ‘잘 해결하고 다시 얘기해달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회의감도 드신 것 같습니다.
💡 대처 방향 제시
그렇다면 그러한 불균형은 왜 생겨났을까요? 마카님의 부모님께서 감정적 표현이 서툴다고 말씀해주신 것을 보면 아마도, 어린 시절부터 힘든 마음이 생겼을 때마다 혼자 참거나 해결해보려고 하신 것이 오랫동안 습관처럼 몸에 베어계셨을 것 같습니다. 좌절하거나 슬픔이 올라오는 상황에서 나의 감정을 표현하고 수용되어지는 경험, 충분히 슬퍼하고 공감, 위로받는 교정적인 정서 체험을 통하여 부정적인 감정은 부드럽게 지나가고 잘 처리되지요. 하지만 많은 경우, 부모님들께서는 최선의 사랑으로 자식을 길러내 주시면서도 의도치 않게 충분한 정서적 체험을 제공하지 못하였을 수도 있습니다. 경제적이나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바쁘셨을 수도 있고, 그 외의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해서 말이지요. 부모님께서는 나름의 최선, 아니 그 이상의 사랑을 주고자 하셨겠지만 우리 모두는 사람이다보니 완벽할 수는 없듯이 말이지요. 마카님께서 들어주고 해결해주는 것이 익숙하실 수 있습니다. 또 이것은 장점으로 활용될 수 있지요. 하지만 우리 마카님께서 나 자신도 챙기고 자신의 감정도 표현해보는 등 적절한 균형을 찾아가보시면 어떨까요? 제가 마카님의 정확한 상황은 알 수 없지만, ‘나에게 이런 이런 면이 있게 된 데에는 이런 이유들이 있구나’하는 것처럼 우선 자신의 성격성향에 대하여도 돌아보고 그렇게 대처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탐구해보는 것이지요. 즉, 친구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거나 어른스러운 내가 됨으로서 내가 가치 있는 사람으로 여겨지고, 주위의 사랑과 인정을 받는다고 느끼시진 않으셨는지요? 이런 조건부 믿음이 있다면 나는 점점 더 해결사 역할을 해야만 한다고 느껴질 수 있답니다. 그럴 경우 친구나 주변인의 반응에 따라 ‘나 자신은 가치있는 사람’에 대한 믿음이 좌지우지되기도 하지요. 친구분의 답변에 심란해지신 것도 아마 그러한 데서 비롯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상담에서는 그러한 조건부 믿음이 있지 않은지 좀 더 자세하게 돌아보게 됩니다. 그러한 조건부 믿음이 너무 강하다보면 나중에는 ‘억울함’이라는 감정이 생기기 쉽지요. 따라서 나 자신도 적절히 챙기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또한 사랑을 주기만 하는 것보다는 주고받는 것이 더 건강하기에, 때로는 내가 원하는 내용으로 상대방의 답변이 오지 않더라도, 거기에 지나치게 실망하기보다는 그 감정조차 솔직히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요? 상담은 비밀이 보장되는 안전한 장면이기에 그러한 연습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저의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보다 전문적인 상담을 받으시면 더욱 도움이 됩니다. 마카님의 하루가 행복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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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nandtonic
· 3년 전
저도 비슷한 성격이었는데 참는 게 습관이 되어서 그랬던 거 같아요. 근데 이게 쌓이고 쌓이면 결국 터지더라구요... 지금은 그래서 쿠크멘탈에 툭 하면 눈물 줄줄 나는 사람이 되었어요. 한계치에 도달해서 무너져버리기 전에 힘든 건 힘들다고, 강한 게 아니라 잘 참았던 거라고 표현하세요. 안그럼 진짜 한번에 와르르 와버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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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3년 전
@Ginandtonic 잘 참았던 거라는 말이 마음에 닿아오네요. 감사합니다. 우는 날보다 웃는 날들이 더 많기를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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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angjoa
· 3년 전
저도 이야기를 하는 편이 아니라 듣는 편이라 공감이 가는 글이네요,, 평소에는 별 생각없다가도 힘들때 혼자 감당해야하는게 가장 허탈하고 공허하고 현타오는 것 같아요 이런 감정은 어떻게 해결해여야 할까요 ㅠㅜ 같이 해답을 찾아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