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제가 잘못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스트레스|학업|자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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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제가 잘못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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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안녕하세요 저는 24살입니다 전형적으로 고등학생 때는 공부 쥐뿔도 안 하다가 재수하고 성적이 쫙 올라간 유형인데요 문제는 제가 부담이나 스트레스를 통제를 전혀 못 해서 재수현역 수능 때 중간에 토하고 싹 망쳤습니다. 울며불며 지방에 있는 사범대학에 갔는데 아무래도 그렇게 간 학교이다 보니 모든 게 다 불만스럽고 게다가 저희 집이 여건이 좋은 편이 아니어서 제가 재수할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지원을 받았던 거거든요... 그래서 지방까지 내려가서 장학금 타면서 공부하는데 숙식이 완전히 따로 들어가다 보니 며칠에 한 끼씩 밥을 먹고 이랬습니다 나중에는 너무 스트레스받아서 그마저도 담뱃값으로 바꿔 버렸구요 대학생활이 이 모양이다 보니 얼마 못 가 자퇴를 하고 그냥 돈을 벌기로 했습니다 생활비도 덜 겸 제 용돈도 할 겸... 그때 이미 제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고 저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제가 단 하나의 문제로 이겨내지 못한 일에 미련이 남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학벌 좋은, 넉넉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는 사람들을 자꾸 시기하게 되었고요. 이런저런 학원을 전전하며 초~고등학생들을 두루두루 관리해 주고 가르치면서 그냥저냥 살았는데 제가 평생 이 미련에 갇혀 살고 공부를 하고 싶어하느니 그냥 눈 딱 감고 수험을 보는 게 어떤가 싶어서 올해 일하면서 쫌쫌따리 공부해서 수능을 봤어요. 말이 쫌쫌따리지 저 나름대로 처한 상황 안에서는 꽤 열심히 했고 모의고사를 중간중간 치렀을 때도 사중 등급컷 기준으로 올2~3은 됐습니다. 그런데 오늘 수능을 봤더니 제가 변한 게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정말 눈물만 나오더라고요. 국어도 말아먹고 가장 자신 있었던 수학을 치는데 제가 잘 풀어야 할 부분에서 긴장해서 계산이 잘 안 풀려 버리니 답이 선지에 없고, 그걸 시작으로 여기에서 못 하면 완전히 끝이라는 압박에 와르르 무너져서 반타작을 했습니다. 어려운 모의고사를 풀 때도 오십몇 점을 맞은 적은 없었는데 그냥 머리가 하얘져서 손을 못 댔다구요... 그런데 정작 하나도 공부를 안 한 영어는 안정적으로 2등급이 떴더라고요. 아무리 물이라지만 정말 하나도 공부를 안 해서 아무 생각 없이 풀었는데. 중간에 토만 안 했다 뿐이지 현역때의 그 난관을 지금도 이겨내지 못했다는 사실에 저의 이 점이 제게는 너무 거대해 보입니다... 게다가 이쯤 되니 사실은 내가 바보이고 나만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건가 싶은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애인도 긴장해서 그런 거라고, 또 하면 되고 시도해본 것만으로 의미가 있었다고 계속 말해주고 어머니께서도 그래도 전처럼 토하지는 않았다고, 이겨내려는 노력 자체가 대단했고 굉장히 짧은 시간에 그 정도면 선방한 거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정말 수학과가 가고 싶었어요. 절 가르쳤던 사람처럼 되고 싶었고 공부가 하고 싶었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칠수록 그 욕심이 커졌고 현역 때는 명문대 과외 선생에게 실력만 따지면 자기보다 낫다는 칭찬도 들었습니다. 사람들은 입을 모아 저에게 학자 기질이 있다고, 참 독하고 스마트하다고 했습니다. 저는 제가 못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일이 이렇게 되고 보니 마음이 참담합니다... 제가 또 시도한다고 해서 성공할 수 있을까요? 저는 정말로 안 될 만한 사람이었는데 부득불 납득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학업과 일을 병행하지 않을 수는 없는 상황인데, 하다못해 유명한 몇십만원짜리 인터넷 강의라도 들으면 나아질까요? 제가 안 될 사람이라고 해도 저는 포기하고 싶지가 않고 이 마음은 제가 처음 가져본 마음이에요. 일하고 싶은 학원이 있어요. 이런 사람이 됐다고 찾아가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정말 제가 안 될 사람이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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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oxoioi
· 3년 전
당신은 될 사람이예요 제가 믿어요 안될 사람 아니고요 진짜 난 당신이 잘 되었으면 해요 뭘해도 잘 될거예요 이젠...제가 주문을 걸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