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인원이 많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에요. 기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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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대기인원이 많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에요. 기다릴 때는 하염없이 기다려지고, 지루하기도 하고, 기대가 되기도 하고, 조금 무섭기도 했어요. 이렇게 긴 시간을 바쳐서 고작 이걸 하나 타는건가, 싶어 시간낭비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제 그 긴 줄을 헤치고 나와 안전바를 목에 둘렀어요. 기대가 되기도 하지만 사실 겁이 많이 나요. 이 빈약한 안전장치가 내 목숨을 지켜줄까? 어쩌면 큰 일이 일어나는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서요. 점점 꼭대기를 향하고 있는 롤러코스터 위에서 후회심이 들어요. 그렇게 긴 시간 줄을 서 기다렸는데도, 이 순간만큼은 후회가 앞서요. 손에 땀이 쥐어지고, 멀미가 나요.그냥 눈을 꼭 감고싶어요. 눈을 떠 레일 밖을 바라보면 저 밑에서 내게 손을 흔들어주는 사람들이 있어요.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 모두 손을 흔들어줘요. 그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주는 것도 힘든 일이에요. 안전바를 꼭 잡고있기에도 버거운 두 손이니까요. 이제 롤러코스터 레일이 가장 높은 곳에 올랐어요. 조금있으면 쇠가 마찰하는 소리와 함께 저 밑으로 곤두박질 치겠죠. 겁이 많은 저에게는 그건 놀이라기보다는 위협적으로 다가와요. 하지만 분명히 이건 놀이기구이고, 즐기는 사람들도 있겠죠. 시원하게 두 팔을 올리고 힘껏 소리를 지르며 즐기는 사람들도 있겠죠. 나는 그런사람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위치에 있어요. 그 사람이 나보다 강한 안전장치를 두른 것도 아니고, 그 사람이 나보다 질긴 목숨을 가진 것도 아니에요. 그렇다면 나도 이 놀이기구를 즐기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거겠죠. 지나고 나면 즐거웠던 추억으로 기억할 수 있겠죠. 인생을 지나면서 수많은 놀이기구를 타겠지만, 이렇게 오랜시간 기다려서 탄, 아래에서 지켜봐주는 사람이 있었던, 친구들과 함께 탄 내 첫 놀이기구를 잊긴 쉽지 않겠죠. 이번 놀이기구가 탑승자 모두에게 위협이 아닌 해방감과, 자유를 줬으면 좋겠습니다. 지나고 보면 별거 아니었노라 허세를 떨 수 있는 그런 추억으로 남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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