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너무 한심해요 1학년 1학기 올F 아무것도 한게 없습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등학교|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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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너무 한심해요 1학년 1학기 올F 아무것도 한게 없습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onthegarden
·4년 전
저는 중학교때도 미술에 관심이 있었으며 고등학교 3년 내내 미대입시를 하고 싶었고 대학에서는 미술전공을 하고싶었습니다. 하지만 집안에서의 암묵적인 반대가 너무 심했기 때문에 집에서 가까운 지방 국립대 어문과를 갔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1학기 전면 비대면 수업을 받았고 전공수업을 비롯한 교양수업 또한 너무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5월달에 2주간 미술 입시학원 무료테스트를 받았습니다 아버지 어머니께는 취미미술이라고 일단은 얘기를 해 뒀고요 무료테스트가 끝나는 날 이제라도 미대를 가고싶다고 얘기를 드리려던 찰나 아버지께서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제가 반수해서 미대를 가고싶어 할까봐 겁이 난다고요. 아버지 입에서 예체능 입시를 준비하면 부모 등골 빼먹는다는 말 뿐만 아니라 그거 졸업해봤자 학원선생밖에 못한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듣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습니다.제가 있는 가정에서는 예체능은 꿈도 못 꾸는거구나 하고요. 학원을 다니는 동안 학교 강의 출석은 아예 하지를 않았고 자동 올 F를 받았습니다 그 뒤로 약 한달 반 동안 트위터에 빠져 살면서 공부도 그림도 손에서 놨습니다 정작 한거라고는 일주일에 세네번 나가는 알바 그게 다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림을 좋아했지만 많이 그린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꾸준히 그림을 그려온 것도 아닙니다. 그렇기에 이렇다 할 그림 실력도 없습니다. 또한 미술으로 내가 무얼 할 것인지 조차 잘 모르겠습니다. 막연히 웹툰작가를 꿈꾸고 있었지만 정작 만화는 딱히 그리지 않았고 인체를 조금씩 공부하고 있는 정도입니다. 단순히 그동안 그림을 잘 그리는 제 모습만 좋아해왔고 멋있어 해서 지망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저보다 못 그리는 사람들을 보며 나는 저사람보다는 잘 그리겠지 하며 안주하려 한 인생이 전부입니다. 그림도 그리지 않았으면서 나는 그림그리는 것이 간절하다는 큰 착각속에 살아온 것 같습니다. 저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국가장학금 신청 했다고 대충 말해뒀지만 신청도 하질 않았고 아버지께서는 그저께부터 국가장학금 소득분위가 어떻게 떴냐고 자꾸 물어보십니다. 제가 정말 한심합니다 이걸 읽으신 분도 제가 너무 한심하게 느껴지신다면 따끔하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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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choe
· 4년 전
안녕하세요 저도 하고싶은 일이 있었는데 그런일은 너무 힘들다는 부모님의 반대로 컴퓨터공학과에 갔었어요. 처음에는 부모님의 기대에 부흥하고 싶었지만 솔직히 컴공과도 힘들더군요ㅎ..재수하기는 무섭고 그래서 꾸역꾸역 다니다가 결국 3학년 2학기에는 학교도 안나가고 시험도 안봐서 올F를 받았습니다. 못해먹겠더라구요. 그래서 결국엔 부모님한테 말했는데 제가 노력을 안해서 그런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때 처음으로 pc방으로 가출도 해보고 그랬습니다. 그래도 걱정하실까봐 전화는 받았어요. 허허 그렇게 방황하면서 얻은 결론은 '내인생 부모님이 살아주지 않는다' 와 '세상에 안힘든 일 없다'입니다. 이왕 힘든 일 할거 좋아하는 일을 해야겠더라고요. 그래서 결국에는 수능 다시보고 다른대학에 들어왔습니다. 지금 님이 얼마나 힘들고, 내가 왜 사나 싶고. 하루하루 그저 시간보내는 것 밖에는 할수 없는지 조금 알것 같아요. 그래도 알바도 가고, 학원도 다니시고 대단하세요! 저는 정말 아무것도 안했거든요. 지금의 당신이 한심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자기 인생을 찾기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이 정말 멋있어보여요. 올F 인생에서 언제 받아보겠어요! 그리고 그림은 타고나는 것도 있지만 꾸준히 하지 않으면 분명 도태되고, 그림을 좋아해서 계속해서 노력하는 사람이 나중에는 실력도 늘더라고요. 국가장학금 2차신청도 있으니 나중에 그걸로 신청해보는건 어떠신가요..? 결국 부모님은 당신의 인생을 전부 책임져주지는 않을거에요. 그걸 아시고 힘내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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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thegarden (글쓴이)
· 4년 전
@chochoe 장문의 댓글 너무 감사합니다. 정말 힘이 되지만 제가 한심하다는 생각은 지울 수가 없네요.. 엄마아빠께 올F라고 말씀드려야 하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ㅠ 잔소리 안해도 분명 알아서 공부 잘 하고 나중에는 기업체 취직할 애라고 생각하고 계실텐데 엄청 놀라고 화나실 것 같네요. 정작 저는 부모님이 생각하시는 제가 아닌데 ... 장문의 댓글 너무 감사합니다. 이것도 제 인생 중에 지나가는 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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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pple
· 4년 전
지금 1학년이시면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다음학기에 미대 수업 한개 신청해서 들어보세요. 전과랑 복수전공 하는 방법도 알아보시구요. 특히 전과는 저학년때만 가능한 경우도 있으니 최대한 빨리 알아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