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허무합니다. 병원에 가봐야될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폭력|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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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허무합니다. 병원에 가봐야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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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원하던 꿈을 잃었습니다. 날때부터 부모님 밑에서 돈없다 소리를 들어왔고, 제게 실패할 기회가 없었기에 몇번을 좌절하다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취업준비를 하면서도 말끔히 도려내지지 않아 부모님 앞에서 울었는데 최근에는 원래부터 없던 것인 것처럼 인생이 허무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또.. 엄마는 정신병을 앓고 있습니다. 엄마가 결혼하기 한참 전인, 중학생때부터였다는데 조부모님께서는 괜찮다 괜찮다 방관을 하셨다 합니다. 그래서 스무살, 경제력이 생겼을 때 스스로 병원에 갔다고 합니다. 엄마는, 그런 감정의 골이 깊은지 가끔 조부모님 욕을 합니다. 엄마의 삶을 이해하면서도 제 삶 또한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 또한 평생 부모님을 원망하고 살까 두렵기도 합니다. 병때문인지 엄마는 종종 다 내던지고 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가장 힘들 때, 바쁠 때 경찰서에서 연락이 온다든가 실종신고를 하러 간다든가의 행위가 너무 버겁게만 느껴집니다. (영화도 아니고 눈이나, 비가 오는 길을 엄마 하나 찾자고 달린 적이 잦습니다.) 주변 이들에게 차마 가족이 병을 앓고 있다 말할 수 없어, 경찰서에 다녀올 만큼 큰일이 있어 괴로움을 겪었다, 라고 하니 흔한 가쉽으로 알고 아무렇지 않게 오르락 내리락 하더군요. 참 우스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 마음의 짐 덜자고 걱정이 많은 사람에게 상황을 말하자니 나를 불쌍한 사람으로만 볼까 두렵고, 냉철한 사람에게 말하자니 너의 우울감 병이야, 나한테 말하지 말고 정신병원에 가봐,라고만 하고 말을 끝낼까 싶어 말하기 힘들었습니다.(후에 실제로 그런 반응을 경험하기도 했고요.) 그럼에도 태어날 때부터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던 일이니 잘 참았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내 삶이 당장 몇십년 후에도 이럴 것 같다는 것입니다. 아무런 즐거움도 없고 꿈도 없고, 아무 것도 없는데 부모님은 한결같이 날 힘들게 할거란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 엄마가 집을 나갔는데 운좋게 하루만에 찾았습니다. 그런데 나는 아빠가 내게 전화걸며 왜 엄마를 보지 않았냐, 나가는지 확인했어야 한다고 화내는 것. 내가 초라하게 가족 찾자고 바깥을 뛰어다닌 것. 모든게 엄마 잘못이다 말하는 아빠와, 나를 굳이 엄마 앞에 앉혀 '자식을 봐서라도 집 나갈 생각하지 말아야지' 하는 것. 엄마가 날 보며 나갈건지 말건지 결정하게 만드는 것. 그럼에도 결국 엄마는 내 얼굴을 보고 '엄마 없이도 살 수 있지?'라 말하는 것. 이 모든게 엄마가 정신분열을 앓고 있어서, 아빤 그런 엄마랑 결혼한 불쌍한 인간이고 가부장적이니까. 따위의 이유로 다 이해해주자 이해해주자 하는 그런 상황들. 너무 폭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내게 뭐가 있나요. 난 내게 찾아온 사람들이 떠나갈까봐 두려워합니다, 붙잡혀 사는 결혼을 무서워 하고, 꿈없는 미래를 허무하게 느낍니다. 병들어 살아가면 엄마처럼 후회하고 도망갈까요. 또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힐까요. 엄마는 몇십년이 지나도 날 떠나가겠지요. 피곤한 감정만 남았습니다. 작년에 정신병원에 가서 약처방을 받으려 했는데 이런 감각이 우울증인가. 내가 그정도로 우울한 사람인가 싶어서 결국 약을 못 받아왔습니다. 제가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아야 하는지, 병원에 가서 약처방을 받아도 되는 사람인지 누군가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솔직히 이런 생각을 안하면 평소엔 그저 무감각하게 있습니다. 슬프지도 않고, 그냥 너무 조용한 인생이니 너무 괴롭지 않을 때 죽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긴 합니다. 그냥 살아야될 이유를 잘 모르겠어서요.
답답해무기력해의욕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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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ox0987
· 4년 전
마음이 아프네요 묵묵히 견디고 있는 글쓴이님이 대단하다 생각이 듭니다 저도 어머님이 우울증이 왔을때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싶다 표현하며 엉엉 우는 것을 보고 가슴이 무너지는 기분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가족이 나에게 함부로 하는것, 나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것, 가족이 아파하는것을 보고 느끼면 전 행복하지 않더군요ㅠㅠ 그래서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제 기분을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른스러움을 잠깐 내려놨어요 내가 어른이기 전에 나는 한 가정의 아이고 가족이잖아요. 힘들다 싫다 하면서 울기도 하고 엄마 아빠에게 어렸을때는 부모님의 이런 행동을 보면서 이런 기분을 느꼈다 여러번 말하고 제 말을 이해시키기 위해 싸우기도 했습니다 아빠의 가부장적인 성격도 싫어 자주 이야기했습니다. 표현을 하니 처음만 힘들지 1년정도 지나니 조금씩 제 말을 들어주더라구요 글쓴이님 글을 읽고 정말 가슴이 아팠고 눈물이 나왔습니다ㅠㅠ 너무 많은걸 혼자 짊어지고 가는 느낌이 들어요. 조금 내려놓고 폭력적인 상황에 참지않으셨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