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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주세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toono07
·4년 전
안녕하세요 24살 남자입니다. 하루하루 사는게 너무 지쳐서 상담을 받고싶은데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르겠고 일하느라 시간도 없어서 이 곳을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제 글은 고민보다는 푸념에 가깝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재혼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제가 어릴 적 친아버지는 어머니에게 폭력을 쓰셨습니다. 매일 맞고 지내기 지친 어머니는 저와 한살어린 여동생을 데리고 집을 나오셨습니다. 하지만 법정판결 끝에 저희남매는 친아버지가 키우게 되었고 저희는 어머니와 떨어져 지냈습니다. 그러다 친아버지는 혼자 아이 둘을 키우기가 버거우셨는지 제가 7살, 동생이 6살이 되던 해에 저희 남매를 고아원에 보냈습니다. 이를 알게 된 어머니는 본인이 키우겠다며 저희를 데려왔고, 이 때 어머니는 이미 재혼을 하셨었습니다. 그 때부터 새아버지와 어머니 저희남매가 가족이 되었고, 1년 뒤엔 새로운 남동생이 태어나게 됩니다. 그 무렵부터 어머니가 저희를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훈육으로 시작해도 점점 강도가 지나쳐서 어머니가 무서웠습니다 잘못하지도 않은 일을 잘못했다고 시인하라며 식칼로 협박한 것, 무서워서 도망쳤다가 줄넘기로 목을 묶여서 집까지 끌려간 것, 죽으라고 소리지르며 수건으로 제 목을 조르던 어머니의 모습, 10살의 나이에 어머니에게 잘못했어요가 아닌 살려주세요를 외쳤던 기억은 평생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당시의 어머니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이 둘을 데리고 온 이혼녀라는 이미지때문에 시댁에서 받은 구박과 스트레스, 본인이 키우겠다고 데리고왔으니 보란듯이 잘 키워내겠다는 어긋난 애정에서 비롯된 참사라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친아버지의 폭행으로 인해 어머니는 갑상선에 지병이 생기셔서 정신적으로 더 불안정하셨을겁니다. 하지만 어린 나이의 저는 마냥 어머니가 두려웠고, 새아버지 또한 저희 남매에게 무관심했습니다. 사소한것이지만 새아버지가 남동생하고만 외식을 하러가고 저희에겐 간식조차 사주지 않는 모습에서 소외되고 상처받았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새아버지의 눈치만 볼 뿐 불평따윈 하지 못했습니다. 남동생은 김씨이고 저희 남매는 고씨인점에서 주변에서 놀리기도 하고 힘든 마음에 부모님께 말했더니 어쩌란식으로 일관했습니다. 몇년 뒤 전학수속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성을 바꿔주긴 했습니다. 점점 무서워지는 어머니와 차가운 새아버지. 마음붙일 곳이 없었던 저는 항상 눈치만 봤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아버지뻘 남성만 보면 습관적으로 눈치를 많이 보게됩니다. 공부도 성적이 안나오면 엄청 맞았습니다. 초등학교 6년동안 올백을 딱 한번 놓쳤었는데 어머니에게 밤새 맞고 다음날 한여름인데도 불구하고 피멍을 가리기 위해 긴팔을 입고 학교에 갔습니다. 그렇게 마냥 두려움에 떨던 저는 14살에 처음 어머니에게 대들었고, 그로인해 처음으로 새아버지에게 뺨을 맞았습니다. 울분이 터져버린 저는 그때부터 부모님에게 반항하기 시작했고, 학교에서도 선생님들이 포기할 정도로 문제를 많이 일으켰습니다. 정말 하루라도 집이 조용한 날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16살에 제가 이루고싶은 꿈이 생겼고, 다행히 공부만큼은 잘했던 저는 담임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부모님을 설득하여 자사고에 입학합니다. 하지만 어머니의 닥달은 더 심해만 집니다. 학비를 이만큼이나 내는데 넌 이것밖에 못하냐는 말을 귀에 못이박히도록 들은 것 같습니다 처음엔 죄송했습니다. 저희 집 형편도 다 아는데 잘하겠다고 졸라서 입학해놓고.. 고1 첫 중간고사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평균95점 이하를 받았고, 당연히 어머니에게 엄청 혼났습니다. 그래도 죄송하다고 더 열심히 하겠다고 빌면서 6월 모의고사엔 자신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릴때부터 영어에 약했고, 학원한번 다닌적 없던 저는 결국 다른과목은 다 1등급인데 영어만 3등급을 맞았습니다 그것도 잘한거라고 주변에서 칭찬했지만 저는 도저히 이 성적표로 집에 갈 수 없었습니다 무서웠던 저는 성적표를 숨기고 지냈지만, 결국 어머니에게 그 사실을 들키고 맙니다. 어머니는 노발대발하시더니 그럴거면 때려치라면서 제 교복과 책을 다 찢어버리셨습니다. 이 때 저는 앞으로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도저히 그걸 감당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다 그만두고 저 혼자 알아서 하겠다고하고는 자퇴를 하였습니다. 충격이 크셨는지 어머니는 그 이후 저에게 간섭하지 않으셨고, 저는 꿈이 꺾인 사실에 좌절할 틈도 없이 독립하겠다는 일념으로 닥치는대로 아르바이트만 했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났을 때 어머니께서 절 부르더니 도와달라고 하셨습니다. 이야긴즉슨 집에 빚이 너무 많다, 3금융에서 돈을 빌려서 매달 이자만 200씩 갚고있는데 버겁다. 돈 좀 보태줄수있겠느냐.. 였습니다. 깜짝놀랬습니다. 그렇게 힘들었을줄은 몰랐는데. 이 때부터 저는 버는 돈의 대부분은 부모님께 드렸고, 남은 돈은 독립자금으로 쓰기위해 저축했습니다. 저는 지금의 가족을 지키고 싶었고, 그래도 저희를 끝까지 키워준 은혜에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돈만 벌다가 19살에 검정고시를 붙었고, 21살 가을에 입대를 하게 됩니다. 남들은 그렇게 가기싫다는 군대 저는 어째선지 입대하고나니 해방감이 느껴졌습니다. 군 복무중 많은 고민과 계획을 세웠고, 벌어놓은 밑천을 기반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인생이 역시 순조롭진 않군요. 전역 후 부모님이 결국 의견충돌을 좁히지못해 이혼을 합니다 새아버지는 어머니에게 땡전 한 푼 주지않으셨고, 어머니와 저희 세 남매는 지낼곳이 필요해졌습니다 결국 전 학비로 쓰기위해 모아놓은 돈으로 이사비용과 보증금을 내게 되었습니다 한 번은 군 복무중 친아버지와 친고모가 찾아왔었습니다. 학비와 지낼 곳을 마련해주겠다고 했지만, 저는 얼굴도 기억안나는 거의 남일뿐더러 그간 저희를 거둬준 새아버지에게 미안한짓이라고 생각해서 거절했었습니다. 그렇게 가정을 지키기위해서 악착같이 벌었던 돈과 시간과 결심이 이렇게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자 너무 허무했고 하루하루가 지옥같이 느껴졌습니다. 지금도 월급날만 되면 어머니가 월세를 내줄수 있겠냐고 전화를 하십니다. 심지어 남동생은 제가 친형이 아니라는 사실과 재혼가정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릅니다. 이제 고등학교 입학한 동생이 무슨 죄냐 싶어서 이 악물고 버티는데.. 사실 점점 버겁습니다 돈도없고 일하느라 시간도 없어서 공부는 하고싶어도 못하고있습니다 꼭 이루고싶은 꿈이 있는데 그 꿈의 가장 큰 걸림돌은 돈이었고 차근차근 준비했던 계획이 미뤄지고 지금은 그저 다시 돈을 모아야한다는 생각으로 살고있습니다. 24살도 늦을데로 늦은 나이인데 이제와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생각을 하니 너무 막막합니다 살면서 한번도 생각한적 없었는데 요즘 계속 자살이 생각납니다. 압니다 다른사람들도 다들 저만큼 힘들고 저보다 더 힘든 사람이 많다는 것도 압니다 그냥.. 요새들어 제가 해온 모든 선택들이 후회되고 제가 살아온 인생이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데 힘든 내색조차 할 곳 없고 앞은 막막하기만 합니다. 현실이 변하지 않다보니 위로라도 받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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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ton
· 4년 전
마음이 지친분께는 더 힘든 말이겠지만.. 꼭 힘내셨으면 좋겠어요 ..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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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ymisstrue
· 4년 전
정말 열심히 치열하게 살아오셨네요. 글에서 느껴지는게 정말 많습니다. 힘든 현실에서 누구보다 잘 버티신 것 같아요. 앞으로도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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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JSGJ
· 4년 전
글만 읽었는데도 열심히 살아오신게 느껴지네요. 학창시절에 공부도 열심히 하시고 어린 나이인데도 본인이 선택한 일에 책임지는 모습이 진짜 멋지네요. 힘들지만 거기에 머무르거나 포기하지 않고 계속 무언가를 해나가시는게 보기 좋은데, 이제 슬슬 지칠시기인가봐요 ㅠㅠㅠ 저도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20대 중반이면 늦은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도 20대 중반에 대학을 들어가서 30살다되서 사회에 나왔는데 그 당시엔 늦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와서 보니 남들과 비교해서 늧었다고 생각했던거지 제 100살인생을 통틀어본다면 그리 늦지않은 시기라고 생각됩니다. 지금은 힘드시겠지만 지금처럼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살다보면 그게 쌓여서 10년뒤엔 웃으면서 예전의 나를 기특해하는 일이 생길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좀 힘들어도 미래의 나를 위해서 조금만 힘들이하시고 ㅠ 힘내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