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는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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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는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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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우울증을 겪으면서 무기력하게 그냥 둥둥 떠다니기보단 차라리 더 깊게 들어가서 내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그렇게 혼자 머릿속으로 논술을 펼쳐간지 반년이 넘었어요. 심리상담도 같이 받으면서 많은 정리가 되었는데 결국엔 가족 관계에서의 트라우마가 정말 하나도 빼놓지 않고 모든 문제의 ***점이었어요. 그 사실을 아예 몰랐던 건 아니었지만 이렇게까지 모든 부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걸 알고나니까 엄청난 원망감과 분노가 치밀어오르더라구요. 원인을 찾으면 해결책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했기에, 문제점을 찾았으니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 원인을 탓하고 원망하는 거였어요. 그럼 해결이 되겠지. 상담선생님께서 뭔가 감정이 생기면 여과없이 드러내는게 저에게 중요하다고 하더라구요. 대신에 올바른 방향으로, 올바른 상대에게 피력해야 효과가 있대요. 근데 저희 부모님들은 너무 늙었고, 사실 이미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과 얘기를 하면 벽에다 대고 얘기한다는 느낌을 항상 받았기 때문에 부모님과의 소통이란 애초에 저에게 있을 수 없는 전재인 거예요. 그래서 혼자 화내고, 혼자 울고. 감정이 결국 올바르지 않은 방향으로 표출되니까 악순환이 반복돼요. 부모가 모든 문제의 발단이지만 문제를 해결해줄 능력이 전혀 없기 때문에 결국엔 저 혼자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거예요. 그리고 가족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으신 많은 분들이 상황이 저와 굉장히 비슷할 거라 생각해요. 아마 거의 다 그렇겠죠. 그리고 심리 상담은 저번주를 끝으로 더이상 안나가게 됐는데, 사실 금전적인 이유가 가장 커서 그런거지만 누구도 해결을 해주지 못한다면 내가 책임지고 노력을 해야한다는 결론이 나오니 굉장히 맥이 빠져서 앞으로 계속 이런 피드백의 반복이겠구나 싶어서요. 제 문제점은 그걸 노력할 힘과 의욕이 전혀 없다는 건데, 결국 노력해야한다니. 때문에 화가 나면서도 제 모습이 너무 남 탓만 하고 사회탓만 하는 꼬장부리는 늙은이같아서 부끄럽기도하고, 근데 부모님 잘못은 맞는데 싶고. 저와 비슷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을 봐도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한 사람은 거의 없고 그냥 덮어놓고 신경을 크게 쓰지 않으면서 버티는 것 같더라구요. 해결이라는 단어가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는 문제였어요. 과거를 돌아보지 않고 그냥 현재를 살아가다보면 자연스럽게 과거의 비중이 줄어들테니까 안정된다는 건 되게 간단해보이긴해요. 그리고 그게 어떤 느낌인지도 잘 알겠어요. 덕분에 앞으로 더이상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누군가에게 물을 일은 없을 것 같아요. 근데 저는 찔끔찔끔 해보려다가도 자려고 방에 들어와 누우면 매번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기분이에요.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한 다른 사람들도 다 이랬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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