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내가 그렇게 영화를 하고 싶어하는지 몰랐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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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난 내가 그렇게 영화를 하고 싶어하는지 몰랐다. 입시 때문에 급하게 잡았던 것이, 그게 계기라면 계기라고 불릴 수 있을지 부끄러운 느낌이었으니까. 하지만 생각해보니 난 오래전부터 내 소설이 영상으로 나오면 어떨까를 상상했었다. 그리고 운좋게도 영화감독을 꿈꾸는 사람을 만나 대화를 하고, 완성물을 보았다. 아 저런 직업이 있구나. 그게 ***점이었다는 것을 지금에서야 다시금 깨달았다. ​ 원하는 족족 예술 계열이었다. 다들 이 어린 아이가 철 안든 생각을 하는구나, 그래 취미로 하고 직업은 다른걸 하겠지. 하며 얘기했다. 나도 그런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경제 상황에 대해서 원망한건 영화를 알고나서였다. 하지만 입밖으로 내지 않았던건 내가 그만큼 간절하지 않다 생각해서였고. 그런데 오늘은 입시때 생각도 안하던, 지금 하고 있는 디자인 얘기를 하다가 눈물이 불쑥 나와버렸다. 생리때문에 요근래 죽고 싶을 만큼 우울하긴 했다. 그래서 sns도 지우고 다시 만들었다. 그런데 굳이 눈물이 나오고 내가 하고 싶은건 영화라는 말이 튀어나오고서야 나는 늦게나마 알 수 있었다. 일시적인 우울감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내가 주저했던 이유는, 배울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상황이 절반이었단 것을. 모든게 다 완성형이어야만 시작할 수 있으니까. 내가 모자라는구나, 했던거다. 실패할 수 있는 기회란 부유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특권같은거니까. 흥미를 가지고 진짜로 꿈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너무 돌고 돌다보니 잘못됐다고 자책하던 부분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원한다고 꼭 간절할 필요도 없으며, 실제로 간절해지는 시기는 정말 어느정도의 시간과 과정이 있기에 존재하는 것이었다. ​ 그래서 이런 말도 해버렸다. 제가 그래도 대출하면서 집 말아먹고 영화 찍진 않았잖아요. 어떻게 꿈이 무 자르듯 없어지냐, 한번쯤은 실패한 꿈에 대해 슬퍼서 울 수 있지 않느냐. ​ 스쳐가는 생각중에는 이런게 있었다. 그냥 내가 좀만 불효녀였으면 좋았을텐데. 뭣도 몰라서 진짜로 다 내팽개치고 하고 싶은걸 하겠다고 했으면 좋았을텐데. 으레 감동적인 성공스토리의 주인공처럼 좀더 이기적이었으면 좋았을텐데 같은 쓸데없는 생각. ​ 진짜 원하는걸 마음속에 간직하고 목표로 삼으라고 친구가 말했다. 부모님은 내가 우는걸 보고 이제 현실을 알라고 왜 환상만 잡고 있냐 했다. 현실을 너무 잘 알아서 이런다, 그래서 평생 고민할지도 모르는걸 안고 가는게 너무 서러워서 그런다. 서러운걸 표현하지도 못 하는 삶 또한 서럽다. 진짜 원하는 것. 그거를 잘할 수 있는 기회가 없는 게 서럽다. 남들보다 특출나지 않는 실오라기를 붙잡고 또 비교를 하며, 간절하지 않다. 남들보다 못나다. 남들에 비해 영화에 관심이 없으니 이렇게 된거다. - 이런 생각을 평생하고 살 게 될까봐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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