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과의 관계가 오래가질 못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공황|상담|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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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의 관계가 오래가질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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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내성적인 편이에요. 어렸을 때는 너무 낯을 가렸는데 그래도 커가면서 친구들도 사귀고 교우관계도 좋은 편이었어요. 다만 제 개인적인 가정사가, 그러니까 부모님의 별거라던가 가난이라던가 그런 문제로 오래 속앓이를 하다가 결국 고2 때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폭발하면서 많이 아팠어요. 원인 모를 몸살이 계속 되면서 병원에도 입원했고요. 몸은 간신히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이번엔 학교에 가는게 많이 무섭더라고요. 나중에 정신과 상담을 받으면서 그게 일종의 공황장애라는 것을 알게됐어요. 어쨌든 그렇게 고2 때 건강을 이유로 자퇴를 하고... 처음엔 꽤 괜찮았어요. 친구들과도 원만했고 검정고시도 합격하면서 대입 준비도 했죠. 그러나 심리적인? 정신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저는 점점 더 무기력하게 변했고 생활은 당연히 무절제 그 자체가 됐어요. 어느 순간 밖으로 나가는게 두렵고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아지더군요. 히키코모리가 된거에요. 외부의 연락은 당연히 끊었구요. 정말로 가까운 친구들이었는데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았어요. 그 때 처음 돌이켜보니 친구들에게 내 감정과 내 상황을 거짓 없이 그대로 내비친 적이 한번도 없는거에요. 저는 항상 들어주는 입장이었어요 그렇다고 그런 일방적인 상황을 친구들이 강제한건 절대로 아니구요. 그냥 제가 그렇게 듣기만하고 내 안의 이야기는 잘 안했어요. 겨우 터놓기 시작한게 고등학교 들어와서, 것도 딱 두 명의 친구에게만 어느 정도의 사실만을 말해줬는데 그 친구들이 저랑 비슷한 가정환경이었기에 겨우 이야기를 털어놓은 거였어요. 이 기분을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요. 친구들에게 거짓말을 했는데 더는 그 거짓을 지속할 수 없는 느낌? 그런 걸 더는 견딜 수가 없는 피곤함? 개인적인 일로 정신력이 완전히 고갈난 상황에서 사람들과의 정상적인 관계를 유지하는게 너무 힘들고 그렇다고 그런 힘듬을 표현할 수조차 없었죠. 제가 할 수 있는건 그 모든 관계로부터 도망치는 것이었어요. 어차피 연락도 끊겼고... 간신히 정신과 치료를 다니고 어느 정도 호전됐을 때 핸드폰 번호를 바꾸면서 주변 지인들에게 그걸 알리지 않았어요. 지속적인 정신과 치료로 히키 신세을 벗어나 알바도 다니고 정식 취업도 하면서 다시 새로운 관계들이 시작됐지만 결말은 늘 친구들 때랑 비슷해요. 제가 어느 순간 사라져버리는 걸로요. 너무 모순적이지 않나요. 사라지기 전까지의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요즘 애들 같지 않고 착하고 씩씩하고 모두와 두루두루 잘 지낸 사람인데. 어느 순간 이제 더는 못하겠다는 기분 때문에 도망치듯이 사라진다는게. 타인과의 관계가 자신을 정의한다는 말이 있는데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몰라도 저는 요즘 특히 더 그 말에 공감해요. 저는 왜 이렇게 사람들과의 관계를 지속해 나가지 못할까요? 왜 사람들에게 내 감정을, 아주 사소한 것조차도 표현하지 못하고 그저 어색하게 웃으며 넘기는 걸까요. 그 끝이 참을 수 없는 피로와 절망 뿐이면서 왜 자꾸 괜찮은 척을 하다가 전혀 괜찮지 않은 상황으로 스스로를 몰아갈까요... 어릴 때는 혼자도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너무나 외롭고 힘들어요. 혹여 학창시절 친구들 중 누군가가 결혼을 했으면 어쩌죠. 그래도 내 인생에서 큰 부분을 차지했던 친구들인데 그런 친구들의 결혼식에 축의금도 내지 못할까봐 무서워요. 다시 연락해보고 싶어요. 하지만 또 도망칠까봐, 그리고 그걸로 완전히 끝날까봐 쉽사리 연락을 못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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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rvana0
· 4년 전
생각이 많다는 생각 해보셨나요? 원래 누구든 완전한 삶을 사는 사람은 없다고 봐요 나만의 독특한 삶의 방식이 있지 문제가 사실은 문제가 아니기도 한 것 같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