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져야 하는 걸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자살|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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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져야 하는 걸까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eoboe
·4년 전
헤어짐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기만 해도 눈물이 나네요. 사실 세 달째 이별을 결심했다가 애인 연락 한 번에 싹 잊어버렸다가 울며 자책하기를 반복하고 있어요. 그러지 않을 때면 그냥 가만히 앉아 멍하니 있고요. 심심하고 온갖 잡생각이 나지만 그 생각의 끄트머리를 잡아서 생각을 이어갈 의욕이 나지 않아요. 저는 성소수자예요. 그리고 제 애인도 그렇지요. 성폭행을 당하고 가정폭력을 당하고 아무튼 평범하게 살지는 않았던 제게 처음으로 평범함을 경험하게 해 줬어요. 행복을 꿈꾸게 해 줬어요. 비록 애인이 집안 사정으로 이민을 가는 바람에 얼굴은 거의 못 봐도 마냥 좋았어요. 제 우울증을 알고도 안아준 건 그 뿐이었어요. 제 성정체성을 알고도 폭언하긴커녕 자신도 그렇다며 반가워해 줬어요. 저는 그 사람이 너무 좋아요. 매일 몇십 번씩 그와 그의 작품들을 사랑한다고 귀엽고 멋지고 예쁘다고 속삭여 주면서도 제가 더 기뻐져요. 눈에 띄게 자책이 줄어든 그의 모습을 보면 뿌듯해요. 조금이라도 자신의 가치를 그가 자각할 수 있길 바라서 매일 그에게 제일 소중하다고 제일 많이 사랑한다고 말해 줘요. 그러면 그는 신이 나서 또 다른 작품을 만들어 오거나 그냥 불쑥 전화해선 칭찬해 달라고 하지요. 얼마나 귀여운 사람인지 몰라요. 제 우울증을 그가 이해해준 건 그 자신이 우울증으로 고생하고 있기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사실이 또렷해지더라고요. 왜냐면 우울 삽화가 올 때마다 그가 저한테 상처를 주었으니까요. 그림을 선물했더니 조금 신경써서 그리라 하고, 몸이 아프다 하니 스스로 해결하라고 하더라고요. 연애는 어떤 기분이야? 하는 친구의 질문에 그는 진심 아무런 기분도 아니라고, 더 길게 대화하고 더 오래 함께하는 사람이 한 명 생기는 것뿐이라고 답하더라고요. 하지만 그때 했던 말을 평소의 그는 기억하지 못해요. 정신차려 보니 저는 그에게 전화 한 통화 두려워서 걸질 못하고 있었어요. 카톡 전화 무료인데 바보같이 쓰지도 못하고. 그의 우울 삽화 완화법은 명료해요. 저 아닌 다른 사람과 게임하기. 제가 여건이 안 돼서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없는 건 서로가 알고 있지만, 게임을 해야 덜 우울해져 돌아오니까 질투할 마음은 없지만, 게임을 할 때면 제 연락은 한참 뒷전인 것이 서운했어요. 혼자 아슬아슬하게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기분인데도 그가 사랑한다고 해 주면 그날 하루는 행복했어요. 그의 한 마디 말이 열 대 맞는 것보다 아픈데도. 근데 최근에 제가 외줄타기하던 줄을 잘라버린 거 같아요. 모친에게 제가 성소수자임을 들켰거든요. 그에게 보내기로 했다가 코로나 때문에 보내지 못한 택배를 들켰어요. 모친은 항상 남의 물건과 소포를 뜯어발기길 좋아하거든요. 휴대전화를 압수당했고, 나중에 보니 카톡에다 절 사칭해서 이별통보를 해 놓았더라고요. 당연히 그는 상처받았고, 저는 맞아서 피멍이 터진 어깨를 부여잡은 채 이틀간 미안하단 말만 해야 했어요. 지금 그는 택배가 제대로 도착하지 못할 것을 제 상처보다도 걱정하고 있는 것 같아요. 여전히 그만 생각하면 행복하지만, 이게 연애인가 싶은 생각도 들어요. 자해하던 칼은 점점 깊이 들어가는데 애인의 마음속엔 깊이 들어가긴커녕 튕겨나온 것 같지요. 나는 그가 소중한데 그에게 나는 그닥 안 중요한 거 같지요. 헤어지고 싶은데 헤어지기 싫어요. 이별하고 나면 저는 제가 자살할까 무서워요. 아파트 2층에서도 저는 제가 홧김에 뛰어내릴 게 무서운 사람이에요. 이러면서도 팔은 잘만 긋죠. 제가 뭐 하는 사람인지 사실 저도 잘 모르겠네요. 조언을 구하고 싶은 게 맞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지금은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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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daylight
· 4년 전
당신은 말주변도 괜찮고 굉장히 멋진 언어표현법을 가지고있는데 왜 그리도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건가요 자신을 사랑하다보면 주변을 돌이켜 볼 수 있는데 자신을 왜그토록 미워하는건가요 그 모든게 당신탓이라 생각하는건가요 당신은 당신의 애인의 사랑을 갈구하지 않고 당신 자신의 사랑먼저 애원해보도록 하세요 당신은 충분히 멋있고 아름다운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