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 애를 낳아주느냐 이혼하느냐- 찝찝한 양 갈림길에 처해있어요ㅠ..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부부|우울증|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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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로 애를 낳아주느냐 이혼하느냐- 찝찝한 양 갈림길에 처해있어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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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안녕하세요. 35살 여자에요. 결혼 생활을 한지 1년 반 되었답니다. 남편은 39살이에요. 애 문제에 관한 서로의 입장은 물론 결혼 전에 알고있었어요. 저는 낳고싶지 않은 쪽, 남편은 낳고픈 쪽이었죠. 좋은 아빠가 되는 게 꿈이라고 했지만- 결혼해서 살면서 둘 중 하나라도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서 결혼을 했어요. 중요한 문제이니 언젠가는 터질 일이었지만, 남편도 경제적 여유가 생기기 전에는 원하지 않는다며- 나중에 생각할 문제라고 했어요. 그런데 지난 목요일, 갑자기 남편이 일 얘기로 운을 띄웠어요. 저한테 일을 해야하지 않겠냐했죠. (저는 결혼 후 경제활동을 해오고 있지 않았어요. 일을 할 생각이 없는건 절대 아니고, 먹고사니즘 고민과 방황은 끝없이 하고있으며- 작년에 이것저것 시도했었으나 중간에 접게 됐어요. 올해 들어 조금씩 준비해오고 있는 게 있지만, 당장 언제 소득이 있을지는 기약이 없는 상황이긴 해요.. 그렇지만 생활비, 용돈을 따로 받는건 아니고, 같이 장보고 불가피하게 필요한건 남편이 주문해주는 식이었죠.) 갑자기 일을 해야하지 않겠냐면서, 돈은 자기가 혼자 버는데 내가 자기 소원인 애 낳는 걸 안들어주면 독박으로 돈 버는 게 억울하다는거에요. 자기는 결혼 후에 애를 갖고픈 마음이 더 확실해졌고, 그 마음은 변치 않으니-저보고 애를 억지로라도 낳아주든가, 아님 빨리 얘기해달라고 하더군요. 인생 기니까 각자 맞는 사람 찾아야하지 않겠냐고.. 갑작스런 일방적 통보, 엄포에 저는 어이가 없었어요. 결국 애를 낳고프다는 말을 하고싶으면서 저런 식으로 치사하게 일, 돈 얘기를 꺼낸거지요. 애를 낳아주기만하면 장땡이고 뭐든 다 해준다는 식이에요. 보모도 붙여주고 시부모님도 육아 도와주실거라고-. 근데 제가 애 낳고픈 마음이 없는거 뻔히 알고있으면서- 애 안 낳아주면 무조건 가차없이 바로 헤어지면 그만이라니.. 자기는 확고하니 선택은 제 몫이라 해요. 애를 억지로 낳아주거나 이혼하거나- 둘 중 하나뿐이죠.. 그래놓고 자기는 할 말 다했다는 식이니- 저는 암만 생각해도 저건 소통이 아니라 일방 통보, 답정너로밖에 여겨지질 않아요. 제가 돈도 안 벌고 있고, 지금 준비하고 있는건 언제 소득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애도 안낳아주면- 제가 자기한테 너무하다는거에요.. 나중에 생각하고 얘기할 문제라더니- 38일때랑 39일때랑 마음이 다르다고.. 마음이 급해졌다고 그러더라구요. 원래는 애 얘기를 꺼내더라도 월 천만원 벌게되면 그때 하겠다더니- 그때까지 가는 것도 시간 낭비같다며.. 갑자기 저를 몰아부쳤지요. 선택은 제가 하는 거지만- 생각할 시간은 많이 못준다고.. 빨리 결정하라고.. 저는 처음에는 억지로라도 애를 낳아줄 것인지- 그게 문제의 핵심이라 생각했었어요. 지금까지 한 번도 애를 낳아 키우며 사는 행복을 꿈꿔본 적도, 그려본 적도 없고- 아가를 낳고싶다는 마음도, 의지도, 생각도 가져본 적이 없지요. 경제적 여유가 있건없건 그냥 애를 낳고픈 마음이 전혀 없어요. 이건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 같구요.. 남편은 낳아주기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고, 단순한 결정으로 여기는 것 같아요. 그거 하나 못들어주냐는 식이죠. 어차피 본인 생각은 변치 않으니 제가 낳기 싫어하는 수많은 복합적 이유는 남편에게 아무 영향을 미치지 못해요. 일방 통보라 더이상 소통의 여지가 없는-그저 제가 선택하면 그만인 문제가 되어버렸죠.. 근데 엄마라는 사람이 애를 원하는 마음이 전혀 없는데- 과연 아가를 낳고 키우며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남편은 제가 애를 낳아만 주면 본인 몸을 갈아서라도 월 5~600만원을 벌어오겠다- 그러지만, 지금도 외벌이라 바쁜데 그렇게 되면 돈 버느라 더 바빠질테고.. 전 원하지도 않던 육아를 하며 그 안에서 기쁨과 행복을 누릴 수 있을지.. 우울증이 오는건 아닐지.. 걱정과 두려움만 앞서요. 암만 보모며 시부모님이 도와준다한들- 결국 낳게되면 제 애인데, 평생 책임지고 신경써야하니까요. 자신도 없고 그러고픈 마음도 없는데 애를 낳는건 넘 무책임한 것 같기도 하구요.. 과연 아가를 억지로 낳아준다는 게 가능한건지- 이 문제도 크지만- 저는 지난 목요일 이 문제와 관련해 남편과 대화한 내용을 곱씹을수록 진짜 핵심적인 근본 문제는 애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애를 안 낳아주면 가차없이 바로 끝, 당장 이혼이라니- 저를 사랑한다면서 애 안 낳아줄거면 없어도 그만이라는 거고, 있지도 않은 애가 저보다 중요하다는 거니까요.. 또 이미 결혼 전에 경제 활동에 관한 제 상황을 다 알고 있었고, 본인이 좋아서 한 결혼이고, 사랑하는 사람이랑 잘 살기 위해 돈 벌어온 건데- 암만 제가 소득이 없었을지언정.. 제가 애를 안 낳아준다고 독박 돈벌이가 억울할까요? 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결혼 전에 애를 낳아주겠다고 약속을 했거나 협의가 됐던 것도 아니구요.. 애를 낳아주면 좋겠다는 말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남편이 인정했지만- 저게 남편의 속마음이겠죠.. 그간 자기가 손해보고 있다고 속으로 생각해오고 있었던 건 아닐까.. 그 생각이 드니 부부인데도 남편이 남보다 더 남같고, 세상에서 제일 멀리 떨어져있는 사람같고.. 그렇게 느껴져요. 작년에도 싸우다 돈 문제가 얽힌 적이 있는데- 그 때도 비슷하게 상처입었었거든요.. 결국 애를 억지로 낳아주느냐 이혼하느냐- 그 두 가지 선택지 같지 않은 선택지를 두고 결정해야하는 고민 자체도 문제이고, 이게 고민의 시작이었지만.. 생각을 거듭할수록 더 큰 문제는- 남편이 과연 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긴 한걸까- 그것에 계속 회의감이 든다는 점이에요.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저런 식으로 생각하고 느끼고 일방적으로 나를 몰아부치는 게 가능할까? 돈 때문에 억울하다고 느낄까? 애 안 낳아준다고 바로 헤어지면 그만이라고 여길 수 있을까?.. 자꾸 그런 생각에 서글퍼지고, 나를 그정도로밖에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 과연 이 사람이랑 미래가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애 문제로 터진 폭탄이지만- 그 과정에서 확연히 보여진 것들- 남편의 일방 통보로 인한 불통, 나에 대한 마음, 나를 대하는 자세, 돈이나 일과 관련한 본심, 우리 관계 등등.. 많은 것들을 둘러싸고 마음이 복잡하고 혼란스러워요.. 남편은 자기 할 말 다 했다는 식이고 더이상 소통의 여지도 없는 상태이니- 어차피 저만 혼자 심각해 있지만요.. 모아두었던 돈은 결혼하면서 다 써버렸고, 일 안한지는 오래되어버렸고, 그새 나이는 더 들었고, 지금 당장 직업이 있는 것도 아니고.. 모든 게 막막하고 두렵고 도망가고싶기만 해요.ㅠ 지금 당장은 억지로 애를 낳느냐 이혼하느냐- 일단 이 문제를 두고 결정해야 하는 게 우선인 상황이라 계속 온갖 생각을 하고 있는데.. 마음이 형언할 수 없이 착잡하고 기분이 안좋고 바다 깊은 속 바닥에 침잠한 느낌이에요. 이 상황에서 어떤 게 맞는 선택일지 머리로는 이미 답이 나온 것 같으면서도.. 모든 게 무섭고 두렵고 아무 것도 생각하기 싫어집니다. 결국 제 문제인 걸 뻔히 알면서도요..ㅠ 이 문제 외에도 섹스리스 문제(-지금도 그런데 애 낳고 키우며 살면 저는 성생활은 거의 포기 및 체념하고 살아야 하는 게 아닐까 싶어서.. 이 또한 두렵네요.ㅠ) 등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있지만.. 지금은 애 문제로 불거진 이 문제가 더 근본적인 문제같아요. 과연 애를 억지로 낳아주는 게 가능할까요? 만약 그렇다한들- 애 키우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일단 낳아놓으면 무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저는 너무 무섭고 두려워요.ㅠ) 이 문제를 꺼내면서 드러난 남편의 속마음에 저는 너무 큰 상처를 받았는데.. 남편은 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긴 한 걸까요? 알면서도 양쪽의 선택 중 어느 것도 결정을 못내리겠고 그저 너무 막막하고 괴로워요.ㅠ 결국 제가 선택해야 할 문제이지만.. 그래도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떤 게 조금이라도 저를 위해 나은 결정일지.. 조언을 구하고 싶네요.. 너무나도 길어진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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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 전
애를 낳아준다는게.. 그애를 낳으면 클때까진 그애 인생을 책임져줘야되는데 사물 마냥 대하듯이 애낳아달라하는 일방적 태도가 정상같아보이진 않네요.. 사고방식이 좀 남다르신거같은데 얘기를 해봐야겠지만 전 개인적으로 그런사람 안만날거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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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 전
@Active 의견 감사합니다..ㅠ 단순히 자기는 돈 번다고 고생하는데 그 소원 하나를 못들어주냐고- 그렇게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돈, 일과 애 문제는 별개인데도 치사하게 연관지어 제가 어거지로든 뭐든 낳겠다는 결정하게끔 만들려고 그런 식으로 얘길 한 것 같아요.ㅜ 억지로라도 낳아만 달라고.. 근데 애 낳아 키우고픈 마음이 도저히 들지를 않는데, 내가 원하지 않는다는거 알고 있으면서 저렇게 일방적 엄포에 안 낳아주면 나 자체가 필요없다는 식이니.. 저는 상처에 배신감까지 들거든요. 언제는 나를 위해 살겠다고, 나 없으면 못산다 그러더니 이렇게 냉정하게.. 지금 이 사람은 저에 대한 애정이 변함없는 듯,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굴어요. 제가 도저히 못 낳겠다 하면 바로 저랑 헤어지는 건데도 말이죠.. 그래서 저는 과연 저를 진짜 사랑하긴 하는건지-하는 회의가 드는 거에요. 암만 좋은 아빠가 되는 게 꿈이었어도- 있지도 않은 애보다는 지금 사랑하고 함께하고있는 제가 훨 중요해야하는거 아닌가요? ㅠ 애 문제가 암만 타협이 힘들고 한 쪽으로 맞추는 수밖에 없다고해도.. 저를 그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에 저는 상처, 충격을 받았어요.. 여튼 이 늦은 시각에 장문 읽어주시고 답변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래도저래도 여파가 엄청나서 넘나 어려운 문제이지만.. 결정에 감사히 참고할게요.ㅜ 편안한 밤 보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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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whjed
· 4년 전
맨 윗 글에 저도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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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ive
· 4년 전
돈벌어오니깐 애를 낳아야된다 이건 말도 안되는 이기적인마인드 같아요 ㅋㅋ 자기가 반대입장이면 그럴수있을까요.. 그리고 글쓴이님 말처럼 당장의 상대에게 그만큼 애정을 쏟는게 당연하죠.. 이제 결혼생활 한지 얼마안되서 벌써부터 이러면 아직 애를 낳지않은게 개인적으론 다행인거같네요.. 잘 생각해보시고 신중하게 판단하셧으면 좋겠어요 결혼은 자기를 진정으로 위해줄수있는사람과 평생을 함께하기 위해하는거라고 전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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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 전
@snwhjed ㅜ감사해요.. 인정하고싶지 않지만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머리가 아는 답대로 결국 결단을 내려야하는 게 아닐지..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쉽지 않아도..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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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 전
@Active 제 베프 남편이 제 친구를 많이 사랑하는 거, 결혼 전부터 아가 많이 낳고파 했던거 잘 알고 있었어서- 의견을 물어봤거든요. 본인은 넘나 원하지만 만약 제 친구가 애 도저히 못낳겠다면 어떻게 하겠냐고.. 근데 그 분은 그렇게 아가 좋아하면서도 그럼 아내 말 들어주겠다고, 아가 포기하더라도 아내가 중요하다고, 그 문제로 헤어지진 않을 거라고 그러더라구요.ㅠ 만약 친구가 경제 활동 안해서 본인이 혼자 돈 벌어왔어도, 애 안낳아준다고 해서 억울하지도, 친구가 너무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그 얘기들을 듣는데.. 친구가 넘 부럽고 서글프고 그러더라구요. 흑흑 암만 사람도, 상황도 다 다르다고해도.. 친구를 사랑하고 무엇보다 중시하는 그 마음은 너무나 잘 느껴졌거든요.. 그 분과 대화 나누면서 지금 제가 직면한 문제의 핵심은 애를 낳느냐마느냐- 그게 아닌 건 같다는 게 더 크게 느껴지더라구요.ㅠ 남편한테 제 존재가 어떤 거고, 저에 대한 마음이 어떤지- 결국 그게 근본적 문제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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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finder
· 4년 전
댓글들에 동의하면서 답은 쓴님이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두렵지만 남편분 생각과 마음의 본질을 인정하고 한번은 진지하게 소통노력은 필요한거같아요. 남편분 자신의 조바심때문에 실수하고있단 생각 못했을수도 있다고 봅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분이 바뀌지 않으신다면 원글님과 아이를 짐짝이나 물건 사듯 생각하는 배우자와 관계를 종결하실 용기도 필요하단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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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 전
@fmfinder 감사해요. 부부 상담을 살짝 제안해봤는데.. 역시 딱 예상대로의 반응이더라구요.. 자기 생각이 확고한데 남 얘기를 왜 듣냐고. 남이 이래라저래라하는거 젤 싫어하는거 잘 알지않냐고.. 그리고 상담을 받고싶으면 부탁을 해야지 왜 제안을 하녜요. 전 예상하면서도 혹시나혹시나해서 생각을 물어본 것 뿐인데.. 그러더니 또 돈 얘기를 했어요. 솔직히 결혼하면서 집 살림살이 꾸린거말고- 같이 살면서 자기 집에 경제적으로 뭘 했냐고. 애만 낳아주면 내가 원하는거 다 지원해준다는데 왜 그거 하날 못들어주냐고. 장모님 용돈 드린 것까지 운운하면서요. 우리 엄마한테 매달 꼬박꼬박 용돈 챙겨준 것도 아닌데.. 남들은 그저 평범하게 아빠되는 걸, 자기는 지금 힘들게 이루려 하고 있다면서.. 돈도 안벌어 왔으면서 자기가 원하는 그거 하나 못들어준다는 식이에요 역시나.. 그게 나한테는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그랬죠. 그랬더니- 그러니 고민해보라는거 아니냐고, 당장 답을 내놓으라는 것도 아니지 않냐고-그러더군요.. 얘기를 꺼낼수록 저는 상처만 더 깊게 입고, 좌절만 더 하고 비참함만 더 심해지네요. 오만 정이 다 떨어지는 느낌이에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