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현실 도피를 하려는건지 잘 모르겠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자살|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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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현실 도피를 하려는건지 잘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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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현재 저는 26살이고 여자입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 대학교 3학년입니다. 남들보다 4년이나 늦은거죠. 고등학교를 제 때 졸업했고, 대학교도 제 때 들어갔습니다만, 그만 스무살에 찾아온 우울증이라는 병이 제 인생을 조금씩 갉아먹기 시작했어요. 아니, 스무살에 찾아왔다고 생각한 그 병은 사실 아주 오래 전부터 제 마음 속에 이미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아마 원인은 생각이 많고 걱정도 많은 제 성격과, 부모님의 불화로 인한 이혼일거예요. 부모님이 심하게 다투시던 모습과 그 과정에서 항상 들리던 와장창- 하는 소리. 그 소리는 아마 깨진 물건이 아닌, 저의 마음에서 울리던 소리였을거라 생각합니다. 계속해서 저도 모르게 우울증을 열심히 키워나갔습니다. 매일을 걱정에 가득 차 눈물로 보내며 아주 정성스럽게도요. 결국 스무살이 되던 해에 그 우울증이라는 나쁜 친구는 제 마음 속을 마구 난도질하여 저는 자살실패자라는 꼬리표가 달리게 됩니다. 자살 시도로 인해 중환자실에 입원한 상황에서도 하얀 천장을 바라보며 죽지 못한 저에게 실망을 느끼기도 했죠. 그렇게 우울증에 젖어들어 살다가 조금씩, 조금씩 회복을 하기는 했습니다. 공무원 준비도 해보고 시험에 낙방도 해봤고, 모든걸 내려놓고 마음껏 늘어지기도 해봤고요. 성추행을 당했으나 그 자리에서 가해자를 붙잡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 재판까지 가서 승소하기도 하는 등 어려움을 딛고 성장하게 된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작년부터는 제 의지로 대학교에 돌아와서 공부도 하고 4점대가 넘는 좋은 학점도 받았어요. 그런데 문제가 또 있네요. 전공이 저와 맞지가 않습니다. 오래 쉬었다가 돌아온 저를 맞이한 전공 공부는 어쩜 그렇게도 어색하고 또 진절머리 나는지. 신입생 때도 느꼈지만 아무리 친해지려 노력해봐도 이 학과는 저에겐 너무도 끔찍한 웬수같이만 느껴지네요. 그와중에 결혼을 앞둔 남자친구는 전공이 맞지 않아 점점 우울해하고 괴로워하는 제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괜찮아. 힘들면 좀 돌아가도 돼. 네가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난 항상 네 편이고 언제나 응원할거야." 이 말은 분명 5년이 넘도록 저를 사랑해주는, 제 안의 정신병마저도 보듬어주는 다정한 연인의 응원이었어요. 하지만 제게는 마치 악마가 속삭이는 달콤한 유혹으로 느껴졌습니다. '포기' 제게는 저 두 글자가 세상 어떤 단어보다도 달콤해 보입니다. 저는 너무도 혼란스러워 잠도 이루지 못 하고 제가 포기를 해도 되는지, 혹시 현실도피성으로 또 도망치고 있는건 아닌지 하는 생각만 온종일합니다. 당장 하고싶은 일이 있는것도, 제대로 된 계획을 짜 놓지도 않은 제게 힘들다는 이유로 포기하는 것은 사치라고 생각돼서요. 하지만 그렇다고 계속 버틸 생각을 하니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 막히고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우울함, 무기력함, 좌절감이 몰려옵니다. 공부와 과제를 하다 눈물이 쏟아지는 일은 이미 일상이고, 이제는 대체 제가 어떤 마음인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제 생각마저 스스로 의심하는 지경에 이르렀어요. 저는 대체 뭘 어떻게 하고싶은걸까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제가 너무 한심해서 또 우울해지네요. 이미 4년이나 늦은 제가 인생을 더 돌아가도 괜찮은걸까요? 혹시, 현실 도피에 빠져버리는 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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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ie88
· 4년 전
당신이 굶어죽고 최악의 상황이 아닌이상 달리세요. 다시 몇번이든 상황에 맞게 대학을 바꾸면서 다른학과지원도해보고 알바도해보고 찾아요 한번에 못찾지는 않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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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ie88
· 4년 전
쉬고싶지 않으시다면 간단한 일을 시작하고 공부를 쉬세요.. 휴학이든 님인생에 늦는다는건 능력이 아예 없어서 다른거에 도전을 못하시는게 아니라면 하고싶은걸 천천히 도전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