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의 연애, 성격차이 헤어져야 할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이별|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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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의 연애, 성격차이 헤어져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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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4년 반정도 만난 남자친구가 있어요. 처음에는 이렇게 오래 만날지도 몰랐지만, 대학교 3학년때부터 사귀게 되어 함께 취업준비를 하느라 당연한듯 다른사람을 돌아볼 시간없이 함께한 시간이 쌓여갔네요. 힘든 시기에 서로 의지가 되고 함께 있는 시간이 너무 행복했어요. 그리고 열심히 한 끝에 작년에 둘다 취직을 하여 직장인이 되었어요. 이제 슬슬 돈모아서 결혼만 하면 되겠다 싶었죠. 남자친구가 원래 술을 마시면 욱하는 성향이 있긴했지만, 취준생일때는 술을 마실 일도 거의 없었기도 했고 마셔도 많이 마시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될일은 없었어요. 그런데 문제는 취업 후. 남자친구 직업 특성 상 남자들이 많은 직종이라 수직적인 구조에 술자리가 잦았는데요, 남자친구는 신입이기 때문에 술을 많이 마실 수 밖에 없었고 이로부터 문제가 시작된 듯 합니다. 생각해보면 연애 초기부터 술문제로 몇번 고민한적이 있었던듯 하나 거의 잊고 지냈었죠. 남자친구가 술을 싫어하는 편은 아니에요. 그렇다고 해도 상사들과 함께하는 술자리가 좋을리는 없겠죠. 그저 최선을 다해 분위기를 띄우고 아무탈없이 술자리를 마치는 듯 해요. 문제는 그 후, 저에게 전화를 해서 조금은 격한 말투를 보입니다. 제가 워낙 원래도 욕을 싫어하고 그 부분에 있어 예민해서 그렇게 술을 마시고 전화를 하면 기분좋게 전화를 끊은 적이 없었어요. 술자리에서 힘들었던거, 화났던거를 앞뒤 맥락없이 저한테 푸는 기분이었어요. 남자친구는 그걸 저한테 기대는거라고 하더군요. 직장에서 힘들었던걸 나한테 표현한거라고. 그런데 그걸 표현하는 과정이 '나 이런거때문에 너무 힘들어..' 그런게 아니고 그냥 욕을 하거나 밑도끝도없이 상사 맘에 안든다고 욕을 하거나 그런것들이었어요. 저는 남자친구가 집에 오는동안 되려 시비가 붙지는 않을까, 뭔가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면서 점점 무서운 감정까지 들더라구요. 항상 늘 긴장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던 어느날은 저한테 욕을하더군요. 지금까지는 상황에 대한 욕이지 나에대한 욕은 아니라 생각하고 참았는데, 그 욕을 듣는 순간 너무나도 화가나고 내가 잘못한것도 없는데 왜 이런 말을 들어야하나 싶더라구요. 다음날 이야기 했더니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미안하다고, 자기도 이런 내가 너무 무섭고 싫다며 회사에서도 술 안마시겠다고 선포할거라 하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요. 원래 다른날 같으면 술깬 남자친구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사르르 풀리고 다시 예전처럼 돌아갔는데, 이상하게 그 이후로 부터 나도모르게 슬슬 맘을 놓는달까? 오빠가 욕을 하든, 술을 마시든 신경쓰이지 않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저희가 사귄지도 오래되고 각자 취업도 해서 슬슬 결혼얘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부모님께 인사도 드렸구요, 직장환경을 보면 저는 집에와서까지 바빠서 맨날 일만하고, 오빠는 퇴근하면 주로 쉬는 편이라 오빠의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그리고 서로 직종도 완전히 달라 서로를 이해하기 어렵고 날이 갈수록 공통분모도 사라지는데다가 남자친구는 회식이 잦아 요근래 술을마시고 한 전화가 너무 많았어요.. 일때문에 제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더 그런건지 오빠의 행동에 이제는 지친건지 잘 모르겠어요. 예전에는 함께있어도 대화도 많이하고 늘 즐거웠는데 이제는 일부러 데이트를 하러 가도 할말이 많이 줄어들고 저도 제 얘기를 잘 안하고 있더라구요.. 지금까지 사귀면서 너무 좋았던 시간들 행복했던 기억들, 헤어짐이란건 생각도 안했었는데 이런것을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슬프네요 우리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극복할 수 있을까요? 술버릇, 고칠 수 있을까요? 회식이 문제인지 그냥 남자친구가 문제인건지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남자친구는 저를 많이 사랑하고 결혼에 대해 백퍼센트 확신하고 있는 상황인데, 헤어지자는 말을 할 수 있을까요? 너무 두려워요.. 또다시 누군가 만나는 것이 두렵고 걱정되고 막막하기만 합니다.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만약 헤어진다면 내 스스로가 함께한 5년의 세월을 견딜 수 있을까 너무 무서워요.. 그렇다고 결혼을 하자니 그의 말버릇이 너무 걱정됩니다. 인생은 참으로 선택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림그리듯 그렸다가 지울 수 있는것도 아니니 더욱 신중해야겠죠. 요즘은 그냥 혼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어요. 이건 일이 힘들어서 일까요? 연애가 나를 행복하게 하는 통로였는데 요근래는 너무 어렵네요..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어요. 그러다가도 남자친구 품에 안겨 울고싶기도 해요. 그런데 그렇게 안겨 우는 순간 다시 받아들여야하는 그 사람의 행동들이 이제는 버거운듯 하네요. 여러분의 조언이 필요합니다. 조언이 아니더라고 그냥 제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했어요. 잠이 안오네요,, 뭐가 두려운걸까요. 그사람과의 이별? 새로운 시작? 글을 쓰다보니 이별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정해진것도 같네요.. 후회없는 선택이란 무엇일까요? 감정에 휘둘려 선택하고 싶지는 않은데 연애란것이 감정으로 하는거니까 쉽지 않은듯 해요. 연애란 원래 이런건가요? 많은 연애를 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어요. 처음에 그렇게 행복했던 순간이 이렇게 그냥 순간으로 남게 되는것이 연애인지.. 너무 허탈하고 또 허탈하고 슬프네요 어쩌죠 저는 이제 하염없이 눈물만 나네요..
슬퍼힘들다걱정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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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ko
· 4년 전
저도 5년간의 연애를 정리하는 과정에 있어요 ㅎㅎ ...저 역시도 남자친구와의 술문제로 많이 다퉜었어요. 글쓴님의 남자친구분이 술을 드시면 욕을 하셨듯이 제 남자친구였던 친구도 술을마시면 욕을하거나 심지어 감정을 식히지 못할 경우엔 폭력적으로 물건을 부순다거나 칼을 꺼냈죠. 그리고 맨정신일때마다 돌아온 사과. 마음이 약해 받아주고 넘겨줬지만... 저에게 돌아온건 낮아진 나의 자존감뿐이였어요. '사람은 고쳐지지않는다' 이 말이 정말 겪어보니 명언같아요. 5년이 넘는 연애를 한순간에 정리하기란 쉽지않겠지만 헤어짐에 천천히 종지부를 찍으려고 합니다. 글쓴님도 적지 않은 시간이라 많이 고민되고 흔들리겠지만...결국 결정은 본인이 하시는거라 선택에 후회는 없기를 바래요. 단지 글쓴님이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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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 전
@ruko 안녕하세요, 저와 비슷한 고민을 갖고계시고 답변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칼까지 꺼내들었다니 얼마 무서우셨겠어요ㅠ.. 혹시 그럼에도 5년간 함께 하셨던 이유를 여쭤보아도 될까요? 긴연애, 헤어짐의 주인공이 제가 될줄은 몰랐네요. 헤어지자는 말을 꺼내는게 너무 두렵고 어려워서 해낼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같은 고민이 계속되고 고쳐지지 않는다면 결심을 내려야 겠지요. 루코님의 마음도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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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ko
· 4년 전
글쓴님께 도움되고자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임을 말씀 드려요 ㅎㅎ.. 참고가 되시면 좋겠네요. 제가 5년간의 연에에서 자존감이 바닥을 칠때까지 헤어나오지 못했던 이유는 간략히 말씀드리자면 아래와 같았어요. 1. 익숙함 - 이사람 말고는 다른 좋은사람이 없을것이다, 다른사람을 만나 시작하는 연애가 두렵다. 2. 싸우지만 않으면 괜찮은 사람일 것이라는 희망. 3. 이 사람이 다른 이성을 만나는걸 내가 못견딜것같다. 5년의 연애..맞아도 봤구요 서로 욕도하며 싸워도 봤죠. 붙잡아도봤지만 반복될수록 제 자신만 우스워 질 뿐이였고 그런 저를 남자친구도 어느순간부터는 배려하지 않고 있었죠. 가장 도움이 되는건 본인스스로 판단되지 않았을때 저는 제 고민을 스스로 오픈하고 여러 주변사람들로부터 조언을 들었어요. 그리고 판단의 기준을 나름 만들어갔죠..그렇게 몇개월을 고민하고 이별을 결정했습니다. 1. 내가 지금 행복한 연애인가? 2. 내 가치는 남자친구와 다른사람에게 어떤 존재인가? 3. 서로 붙어있을 때 우리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가? 아니면 다툼이 더 많은가? 4. 주변사람들(가족 및 친구)은 내 연애에 대해 지금 어떤 조언을 더 많이 하였는가?(헤어져라or만나라) 5. 나는 감정이 아닌 이성적으로 이 연애를 보고 있나? 글쓴님 저는 얼마나 많이 살았는지 잘 모르지만 제 주변사람들이 저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어요. 1. 어떤 상황이던 폭력(언어,신체적)은 있을 수 없다. 그건 그 사람의 본 인격이다. 고치려고 해도 다른 사람에게도 언젠간 본 인격은 드러난다. 2. 스스로 깨달아 어려운 연애는 하지말것 3. 내 자존감을 높여야 이성을 보는 눈도 달라진다.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글쓴이님 ㅎㅎ... 이별을 흘려보낸다는게 힘든시간이 될 수 있겠지만 익숙함을 벗어나니 또 다른 소중한 것들이 옴을 요새 깨닫습니다. 글쓴이님도 편안한 사랑이 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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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 전
@ruko 루코님의 소중한 경험을 말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용기있게 잘 해내셨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루코님 말씀 읽고 잘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생에서의 결정은 참 어렵네요. 그 어느때보다도 신중해야 겠지요. 늦은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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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milan
· 4년 전
쓴이님. 알콜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심화될 뿐 줄어들기가 힘듭니다. 5년 연애로 인해 지금 걸리는 부분들을 무시한채 상대와 결혼을 한다면 쓴이님의 남은 50년이 힘들거예요. 지금은 서로 전화를 사이에 둔 채 술주정을 받아 주셔야 하겠지만, 결혼 후라면 술취해서 들어오는 남편땜에 가슴 졸이셔야 할 것이고 아이가 생긴다면 아이는 술을 마시고 폭력적인 아버지를 겪으며 자라게 되겠죠. 지금도 남친분이 술에 취해 전화를 하면 불안한 마음이 드실텐데 나중엔 감당하기 정말 어려우실 거예요. 그리고 지금은 술을 마시고 욕을하거나 욱하며 화를 내는 정도겠지만 , 그게 나중에는 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술 문제는 철저한 알콜중독 치료를 통해서도 치료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명심하시고 과감하게 그 관계에서 나오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