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다고 말하면 누가 제 이야기 들어주나요?(아토피)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불안|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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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다고 말하면 누가 제 이야기 들어주나요?(아토피)
커피콩_레벨_아이콘hyein20
·4년 전
안녕하세요 저는 17년째 전신에 아토피를 앓고 있는 사람입니다. 저의 하루의 시작은 긁으며 시작해서 긁는 걸로 끝납니다 긁고나면 진물에 딱지에 각질에, 씻고 싶어도 아파서 못 씻겠어요. 몸에선 진물이 굳어서 냄새가나고, 어쩌다 조금 움직이면 피부가 찢어지는 고통을 맞봅니다. 잠도 정말 길게자봐야 1시간 반에서 2시간정도이고, 잘 때는 그나마 긁지 않으니까 잠에 대한 집착이 생겼어요.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요. 정말 누워서 다리한쪽 피는 것도 피부가 뜯기는 고통으로 매일 양쪽다리를 부여잡고 웅크려잡니다. 저에게도 꿈이라는게 있었습니다. 하고싶은 일이 있다면 악착 같이 꿈꾸며 살 수 있다고 믿었어요. 아토피는 꿈도 미래도 한번에 꺾어갔습니다. 지금은 매일 자살기도하며 살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한번에 죽을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자다깨면 눈을 뜬 제 자신이 미친듯이 밉고 싫어요. 차마 자해를 할 용기도 없어서 진짜 우습네요. 이 지옥의 시작은 스테로이드 복용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어릴땐 저도 약국에서 파는 연고만 발라도 괜찮아졌습니다. 물론 그약도 스테로이드 였지만요. 중3쯤이였나? 피부과를 다니기 시작했어요. 정확히는 피부시술을 하는 병원이였습니다. 뭣도모르고 약처방을 받고 먹었고, 점점 더 심해졌습니다. 그 병원이 이사를 가서 이번엔 다른 피부과전문의를 찾아갔어요. 거기서도 똑같이 약, 연고, 심하면 주사. 스테로이드 약발 진짜로 두손두발 다들만큼 인정합니다. 삻의 질이 달라지거든요. 그렇게 병들어가는 줄도 모르고 스테로이드의 노예로 살았어요. 공부에 매진해야할 고등학교도 학업에 영향을 줄만큼 심했고, 대학에가서도 그냥 사람들이 나를보고 손가락질 하는 것 같아서 피해다녔어요. 17년도 12월 말부터 한의원에 다니며 스테로이드를 전부 끊자고 다짐했어요. 저처럼 심했다던 분이 유튜브로 스테로이드 꼭 끊어야한다고 했거든요. 한약은 처음엔 딱딱했던 피부결을 바꾸기 시작했어요. 복용한지 2~3일만에 나타난 효과였으니, 이제 살길은 한약이라며 나을 생각에 신이 났었죠. 하지만 복용한지 3개월이 지나자 얼굴이 ***게지며 얼굴이 부어오르더니 진물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자고 일어나면 배게가 노랗고 딱딱하게 변했고, 계속 가려웠어요. 얼굴 붓기는 거즘 내 얼굴을 못알아볼정도로 빵빵하게 부어오르며 열이 났고, 그 상태에서 모자에 마스크를 쓰고 학교에 다녔어요. 대학을 타지로 가는 바람에 기숙사생활을하며 지냈고, 룸메이트들 얼굴을 처다보는게 부끄러워서 외롭게 지냈습니다. 얼굴이 징그럽고 흉쯕해서 이때부턴 셀카도 안찍었어요. 그래도 이게 낫고 있는거다, 인터넷에서도 아토피환자들이 한약먹으면 이렇게 된다고 글을 봤기때문에, 정말 울상으로 6개월가량을 버텼어요. 다행히 붓기나 진물은 더는 나오지 않지만 아직도 뱀허물처럼 얼굴에서 각질이 엄청나요. 얼굴만 좋아지면 살 수 있을꺼같았는데, 지금은 몸이 심해서 움직이지도 못하니, 괴로운건 마찬가지에요. 가렵고 긁으면 진물이 올라오니까. 제 몸과 마음은 이미 썩어가는데 한의사는 낫는 과정이라고하고, 그렇다고 한약을 끊자니 불안하기도하고. 아토피 완치의 기준은 땀이나는 거래요. 얼굴이 괜찮아지면서 땀이 나기 시작했는데, 진짜 따갑고 괴로워요. 몸도 서서히 땀나는 것 같은데, 진물에 상처에 땀까지 한데 섞이면서 더 괴롭습니다. 찐덕거리지 가렵지 씻자니 따갑고 안씻자니 냄새나고.... 총체적 난국입니다. 저는 피부과전문의도 포기했어요. 한약복용하기전에 피부과전문의가 더이상 여기선 손쓸수가 없으니 대학병원으로 가래요. 대학병원도 스테로이드제에 면역억제제만 처방해줄뿐 더이상 제 피부질환은 고쳐지지 않았어요. 대학병원이라 병원비만 엄청깨지고 효과도 못보고 좌절하고 있을때 한의원이 마지막이라며 희망을 걸었던거에요. 한의원도 솔찍히 고통스럽지만 놓고 싶지가 않아요. 마지막 남은 희망이니까. 한약복용하면서 1년은 그냥 보냈어요. 먹고싶은거 다먹고... 올초부턴 자가면역밖에 방법이 없는거 같아서 식단조절하고 있습니다. 나가서 움직이고 운동도 하면 금방 좋아지겠지만 당장은 그렇게 못 하니까 이렇게 방구석에 처박혀서 맨날 울고있어요. 그저 해준 밥먹고, 씻고 하는게 전부에요. 움직이는게 어려우니까 누워있는게 전부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제 자신이 너무 밉고 싫지만, 저 하나 때문에 가족들이 힘들어하는게 더 괴롭습니다. 저 같은 인간은 없어지는게 답인거 같아요. 저도 가족들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데 제가 짐덩이네요 저는 마음의 병도 한 몫한다고 생각이 들어요. 피부때문에 어릴때부터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 했어요. 얘들은 저를 피했거든요. 한 아이가 쟤는 아토피가 있어서 같이 놀면 옮는다고 그렇게 말하고 다니더라구요. 정신차리고 보니 혼자였어요. 그때의 기억이 마음속 어딘가를 짓누르고 있었나봐요. 자동으로 피해의식이 생겼고, 정말로 타인과 눈도 못 마주치고, 늘 고개 숙이고 다녔어요.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전 착한아이 콤플렉스였습니다. 누군가에게 늘 잘보여야 했고, 착해야했습니다. 어릴때 환경이 저를 그렇게 만들었어요. 늘 눈치를 봤고, 부모님의 기대에 저를 맞췄습니다. 언니들이 맞는 것을 보며 나는 저렇게 안맞고 싶어서 늘 노력했어요. 그리고 늘 저를 철저히 숨기며 살았어요. 애초에 내가 얘기해봤자 타인은 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수 없다고 생각하며 살았어요. 그러다보니 같이사는 식구들마저 저에 대해 잘 몰랐고, 그저 말하면 거스르지 않는 착한 딸이에요. 친언니도 저에게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 모르겠다며 말 좀 해달라고 부탁할 정도로 말이에요. 불과 올해 1월까지도 부모님은 제가 피부가 심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저의 행동이나 아픔은 이해하지 못 했어요. 그저 행동이 느리고 답답하다고만 생각하신거 같았어요. 저 솔찍히 복에 겨운게 사실이에요. 지금 이렇게 아파서, 가족들이 다 해주고 있거든요. 이불도 털어주고, 밥도 차려주고, 빨래도 해주고, 청소도 해주고, 몸도 만져주고, 유독 아픈 날은 방에 밥도 차려줄 정도니까요. 잊지 못 할꺼에요. 제 걱정한다고 전화해주셨던 다른 가족들까지. 한편으로 왜 진작에 힘들다고 이야기하지 못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아프다면 정말 과분할 정도로 잘해주는 식구들 마저도 못 믿었나봐요. 저는 왜 혼자 외톨이로 살았을까요? 저의 인생의 대부분은 아토피가 갉아먹었어요. 남들에겐 그저 스쳐지나갈 병인데 왜 저에게는 제 세상을 통째로 쓰레기로 만들어버렸는지 정말이지 원망스럽네요. 죽고 싶어도 고작 피부병하나 못이겨서 죽냐고 비난받을까봐 무서워요. 이렇게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쓰는 것도 망설여저서 몇일에 걸처쓰다보니 두서 없이 나열된 점 양해부탁드려요.
짜증나불만이야속상해화나불안해분노조절우울실망이야불면우울해자고싶다무기력해망상외로워슬퍼스트레스받아스트레스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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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g765
· 4년 전
스테로이드...... 저는 그 부작용으로 하혈해서..... 수술 했어요....... 스테로이드 끊기 힘들거 누구 보다 잘 알고 누구 보다도 그 부작용이 심각 하다라는 것을 저는 잘 알고 있어요.... 음식 조절을 할수 밖에 없어요...... 평생..... 아토피 원인도 정말 다양한거 알죠?? 몸에 염증이 많아서 그러면.... 밀가루 끊어야 하고..... 운동도 해야 하고..... 아쿠.... 잔소리가 되네요..... 다 알텐데..... 이겨 봅시다.... 약도 갑자기 끊으면 살찌는거 알죠?? 경험상 두달도 안되서 15증가 했거든요.... 의사랑 상의 해서 조금씩 조금씩 줄어 나가야 해요.... 한번에 갑자기 안먹으면 살도 어마 무시하게 찌고...ㅠ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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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ein20 (글쓴이)
· 4년 전
@Long765 저는 반대에요. 오히려 살도 많이 빠졌어요. 약 복요하던 때는 70키로 가까이 나갔고, 지금은 50키로 초반까지 빠졌어요. 이미 식이조절 들어간 상태고 운동은 몸이 아파서 아직은 아니에요, 피부가 뜯어지는거 같고, 밖에 나가기도 정서가 흔들려요, 어쩌다 외출한번하면 울고 긁고 스트레스를 너무 받더라고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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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hereal
· 4년 전
저도 태어날 때부터 아토피로 너무너무 고생하고 있어서 너무 공감이 되네요ㅠㅠ 아토피 정말 힘들죠..진짜 너무 힘들죠.. 이건 정말 겪어본 사람만이 아는 것 같아요. 간지러움 참기가 너무너무 힘들고, 긁고 난 다음에 죄책감이 들구요. 또 친구들이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피부가 드러나는 반팔 티 반바지도 입기가 무섭더라구요..ㅠㅠ 제가 아토피가 엄청나게 심한 건 아니라서 제가 마카님의 심정을 완벽히 이해할 수는 없겠 지만..그래도 정말 힘드실 것 같아요..매일매일이 얼마나 힘드셨어요.... 확실한 건, 마카님께서 힘들어하시는 이 아토피가 절대 가벼운 병이 아니에요. 정말 힘든 병이죠ㅠㅠ 마카님께서 힘들어하시는 게 절대 이상한 게 아니라, 정신적으로까지 많이 힘들게 할 수 있는 병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마카님께서 힘들어하시는 게 절대 작은 일로 치부될 만한 건 아니에요. 그리고, 가족분들도 마카님이 정말 힘들다고 이야기하면 이해해 주실 거에요.. 가족들에게는 완벽한 모습, 항상 괜찮은 모습 보일 필요 없어요. 혼자서 힘들어하는 것보다는 가족들과 같이 나누는 게 훨씬 나아요..17년 동안 마카님이 얼마나 힘들어하셨는지 알고 있는 가족들이라면 충분히 이해해주실 거에요. 무엇보다 마카님은 가족분들에게 짐이 아니에요. 가족분들이 마카님이 힘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여러가지를 도와주고 계시는 것을 보아 마카님은 가족분들에게 꼭 있어야 하는 존재이고, 사랑하는 존재에요. 그러니 가족분들은 마카님께서 힘들다고 고민을 털어놓는다고 해서 절대 싫어하지 않을 거에요. 오히려 가족애가 끈끈해지지 않을까요? ㅎㅎ 제도 마카님을 항상 응원하며 기도할게요. 우리 같이 힘내서 아토피 그까짓 거 이겨내버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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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ein20 (글쓴이)
· 4년 전
@athereal 정말 고맙습니다. 마음 한켠이 울컥하네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