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우울의 순서. 부친의 잘못된 교육방식 - 어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폭언|따돌림|불화]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black-line
커피콩_레벨_아이콘aurora0320
·4년 전
내 우울의 순서. 부친의 잘못된 교육방식 - 어릴 때의 따돌림 - 사춘기 - 모친과의 불화 - 이사, 전학 - 정신병원 - 현재 정신병원 - 깨달음으로 인해 주변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바뀌게 되었다. 결과적으로는 정말 좋아짐. 부친의 교육방식이 이상했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됨. 또한 내 잘못이 아니었다는 것도. 꽤나 신선한 충격이었다. 현재 - 모친의 언행 때문에 믿음이 붕괴됨과 동시에 상당한 실망을 겪음. 번아웃이 꽤 심하게 왔다. 내가 그토록 좋아하던 것들인데.. -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꺼내볼까. 우울을 털어놓는 건 너무 힘든 일인 것 같다. 막연히 우울하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싶어도 이모저모들이 얽히고 섥혀 알 도리가 없다. 그렇다고 차근차근 엉킨 실타래를 풀어가자니, 그 과정에서 또다시 상처를 받는다. 싫은 기억을 떠올리는 건 꽤나 정신력이 소모되는 일이기 때문에. 내 우울의 이유는 대부분 말 때문이다. 뭐랄까.. 이건 정말 설명하기가 어렵다. 어느 것 부터 말해야할지 도통 감이 잡히지를 않는다. 참 번거로운 존재다. 아마 시작은 어린 시절 당했던 따돌림 때문일 것이다. 가벼운 장난, 괴롭힘. 어떤 말을 들었었는지 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애들의 웃음소리, 행동, 그 때의 아픔. 오래된 사진처럼 색깔도 날아가고, 꽤나 흐릿해졌지만 아직도 선명히 남아있다. 아직도 잊지 못하게 하는 이유는 아마 내가 가진 이 생각 때문일 것이다. 나는 무리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사람은, 이유가 있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예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성질이 고약하다거나, 남에게 아무렇지 않게 상처를 준다거나. 지금의 나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그때의 내겐 큰 잘못이라거나 결함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싫어하는 아이가 하나 있었다. 그 아이의 목소리와 행동들, 손의 느낌 등이 날 괴롭히는 아이와 비슷했다. 날 괴롭혔던 아이는 갑자기 뒤에서 내 눈을 가리고, 자신이 누구인지 맞춰보라는 행동을 자주했다. 그 나이에 했을 법한, 귀여운 장난이었다. 그때 난 오해를 한 것이다. 내게 장난을 친 이 아이를, 내가 싫어했던 그 아이로 착각했던 것이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 아이가 장난을 칠 때마다 오해를 했고 계속해서 생뚱맞은 사람에게 짜증을 부렸던 것이다. 그럴 때마다 계속 사과는 했지만.. 글쎄, 그 아이는 다른 생각이었나보다. 날이 갈수록 장난의 수위가 높아졌다. 물건을 마음대로 가져가기도 하고, 폭언을 하고, 머리채를 잡기도 하고, 내 목을 조르기도 했었다. 헤드락을 건다고 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그것 때문인지, 나는 지금도 숨이 막히거나 목이 조이면 불편한 기분에 휩싸인다. 그 때의 일들이 떠오를 때마다, 그때 내가 헷갈리지만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 않나, 다른 애로 오해했다고 제대로 설명했다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었을텐데. 그 애가 나를 괴롭힐 때 하지 말라고 똑바로 말했다면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을텐데. 하지만 이것들이 가스라이팅이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왜 사건의 이유를 피해자에게 돌리나. 가해자가 잘못한 것을. 비록 오해에서 빚어진 것이라 해도, 내가 싫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관뒀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다른 방법으로 다가왔어야 하는것이 아닌가. 하지만 또 우습게도, 나는 내가 잘못했던 것이라는 생각을 버릴수가 없다. 이게 내 첫 번째 우울의 이유이다.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1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thoreaupoem
· 4년 전
어릴때의 따돌림이라... 힘들죠... 말과 행동 때문에 상처 받고 이제는 흐릿해지는가 싶어도 빛바랜 사진이지만 형태는 있듯이 현재의 자신에게 영향을 끼치죠... 그리고 기억하지 못하는 가해자는 잘 살고 기억하는 피해자들은 계속해서 그 기억을 홀로 떠올리며 자신을 탓하는 경우가 있죠. seol125님의 지금 이야기 중 어릴때는 저와 너무나도 비슷했고 현재 상황도 비슷해 공감해요. 그리고 지금 seol125님이 그때의 자신에겐 큰 결함이나 잘못이 없다고 생각해주시길 바래요. 나쁘고 잘못한 것은 항상 가해자이고 피해자는 보호 받을 권리가 있으니까요. 그리고 가해자에게 이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건 변명일 테니까요. 지금까지 살아주셔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