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같은 쓰레기가 살아가도 될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폭력|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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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같은 쓰레기가 살아가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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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정신병은 피해망상증, 경계성 성격장애와 약간의 조헌증, 대인기피증과, 특히 우울증이 심해지는 고2 입니다 우울증을 겪은지는 이제 8년쯤 되가는데요, 요즘 우울증이 극심해지는 계기가 있어 도저히 못 참고 글 올려봅니다. 어느 때 처럼 우울증이 심해져가는 시기를 겪던 저는 저만의 '바*** 리스트'를 적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순화해서 바보지 실제로 보면 수위가 좀 셉니다.) 그리고 적어가다가 문득 제가 학교폭력을 했다는 사실을 적었죠. 저는 초3 때 학교폭력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몰론 초등 4,5,6학년, 중학생 시절 및 고1 때는 모르고 살았죠. 문득문득 생각은 났지만 쉽게 잊었습니다. 정말 한심하게도요. 그런 바*** 리스트를 적고 계속 읽다보니, 다른 항목도 눈에 거슬리지만 학교폭력 항목만 계속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점점 실감이 났죠. 이제는 TV에서 잘 나가던 연예인, 방송인들이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뉴스를 보고 그냥 아무렇지 않게 넘어갔었는데 이제는 보면 가슴이 턱턱 막히면서 숨쉬기가 힘들어질 정도가 됐습니다. 사과, 저도 그 아이를 만나면 하고 싶습니다. 만나면 무릎을 닳도록 꿇고 싶죠. 근데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내가 사과를 하는 목적이 그 아이의 편안함이 아니라 나의 편안함이 아닌지, 내가 죄책감을 덜어낼 목적이 아닌지 말이죠. 불행 중 다행으로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 사과를 한다 한들 다시 행복해질 자신은 없었고 그냥 계속 제가 불행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이었으니까요. 흔히 말하는 개과천선이라는 말이 과거를 개선하고 선하고 행복하게 산다는 건데, 선하게는 둘째치고 행복하게는 살아갈 자신도, 살아가야 하지도 말아야 한다는 건 저도 잘 압니다. 점점 실감이 나면서 저랑 같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검색 해보고, 그 경험을 들은 사람들의 반응도 봤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사과하면 괜찮을거다, 진심이 담기면 괜찮다 하고, 몇몇 사람들은 무슨 사과냐, 그냥 평생 죄책감 안고 살아라 하는데, 솔직히 둘 다 틀린 말은 아니잖아요. 저도 죄책감이라면 뒤늦게라도 안고 있고, 다른 건 몰라도 제 잘못에 대한 죄책감은 평생 안고 살아갈 자신이 있으니까요. (다음부터의 내용은 제 동정을 유발하는 글이 절대로 아님을 밝힙니다. 애초에 동정을 유발할 염치가 있다면 이미 자기합리화 하고 행복하게 살았겠죠.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근데, 죄책감이 이렇게 힘든거였나요? 우울증은 더 심해져서, 자해 횟수는 두배로 늘고, 늘 3~4시간씩 하던 공부는 이젠 10분도 못하고,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가슴이 턱턱 막히고 그냥 제가 가해자라는 사실에 힘이 푹 빠지고 이게 하루 종일 가는데... 이게 진짜 제가 겪어야 할 현실이고 업보이며, 이게 피해자의 고통에 비했을 때 새발의 피라면 달게 받아들이겠습니다만, 이게 피해자가 원하는 현실이라면, 피해자가 원하는게 저의 늘어난 자해횟수와 늘어난 자살시도라면 그냥 차라리 죽아야 하는게 맞는데, 근데 정말로, 학교폭력 피해자가 원하는게 가해자의 죽음인가요? 뭐 현실부정이라면 그렇다 하겠네요. 그래도, 염치없는 마지막 희망을 부여잡아봅니다. 죄책감 1도 없는 삶은 꿈도 꾸지 않겠습니다. 저 살아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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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
gela21
· 4년 전
살아요. 어떻게 해서든 사세요. 피해자 분 생각해서, 살아가세요. 제 입으로 말하기도 싫지만 저는 피해자였어요. 저는 가해자가 죽는 걸 바라지 않습니다. 오히려 살아가길 원합니다. 혼자 떠나버리면 억울할 것 같거든요. 제 얘기 굉장히 듣기 싫으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염치 따지지 말고 사세요. 얼마나 심했는지도 모르고, 당신이 어떤 마음인지도 확실히 알지 못하고, 학폭을 감싸주고 싶지도 않지만, 그럼에도 당신도 한 명의 사람이에요. 당신도 살아가라는 말이 사실 듣고 싶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