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끝자락 남자입니다. 물티슈를 만드는 작은 회사에다녀요. 생산 라인을 관리하며 제품생산하는 라인장입니다. 협력업체 직원들과 같이 일해요. 제품이 그리 무겁지 않아서 남녀같이 근무합니다. 입사한지는 얼마 되지 않아서 배우며 근무중입니다. 협력업체 사람들과 친해져야 막상 일할때도 편하다하여 틈틈히 대인관계에 신경쓰고 있어요. 어느날 제품검사쪽으로 여자분 한명이 지원해서 왔더군요. 후공정쪽에서(주로 포장) 근무하다 검사쪽이 한명 비워졌는데 이 검사공정이 좀 까다롭고 책임자한테 싫은 소리도 종종 듣는 일종의 기피공정입니다. 아무도 안하려 하고 다 마다하는 와중에 본인이 먼저 하겠다고해서 왔다하더군요. 눈치 같은거 보는거 싫다고 하면서요. (B형이네...)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제품검사는 정상제품이 후공정으로 넘어가는 마지막 공정이라 라인장인 저와 가장 컨텍이 많습니다. 제가 불량발생을 얼른 조치하지 않으면 꽤나 체력적으로도 힘든 공정이기도 하고요. 그렇게 하루중 많은 시간을 여러 감정과 대화(작업지시) 를 교류하다보니 조금은 업무얘기가 아닌 잡담?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어느날 점심시간에 현장에서 앉아 핸드폰을 보며 쉬고있는걸 봤어요. 철로된 계단식 발판에 앉아 있길래 마른원단 접어놓은걸(물티슈 원단은 큰 마더롤로 말아져있는데 작업준비 할때나오는 짜투리 원단을 접어서 청소용등으로 사용합니다.) 건네줬습니다. 여자는 차가운데 앉으면 안된다고 하면서요. 이힝 하면서 애기미소를 짓더군요. (음... 뭐 그럴수도 있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며칠을 점심시간에 얘기를 나누게 되었어요. 그리곤 언데부턴가 사탕이나 미니초코바 같은걸 이거 드세요. 라면서 가끔 주더군요. 아유 감사합니다. ㅇㅇ씨는 먹었어요? 네. 저도 먹었어요. 이거 ㅇㅇ라인장님꺼에요. 히히. 주고싶었던 마음이 물씬 풍기는 백트래킹이었지만 그냥 덤덤히 받아들였습니다. 또 그렇게 며칠후 다이어트를 한다며 점심을 굶더군요. 조금 걱정이 되었습니다. 굶는 다이어트가 가장 효과가 빠르긴 하나 가장 미련한 다이어트로 알고있거든요. 한 2주를 그렇게 하니 제가 보기에도 효과가 보입니다. 하지만 오후 넘어 마무리 타임에는 힘든기색이 역역하고 배고파용 잉잉 하는데 참 안쓰러웠죠. 퇴근후 편의점에 들려서 에너지바 하나를 샀습니다. (자차로 출퇴근을 하고 원룸 방값이 좀 싼대신에 외진곳에 있어서 제일 가까운 편의점이 차로 10분 거리에 있습니다. 또 회사하곤 반대방향이죠. 싼 방값으로 다 커버된다하고 그냥 살고있습니다.) 계산을 하고 나와서는 시동도 안꺼진채로 있는 차와 에너지바를 번갈아 바라보면서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거지? 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냥 배고파 보이길래 주는거다. 라면서 집에 왔습니다. 다음날. 오늘 또 굶어요? /네. 살빼야죠./그만해도 될거 같은데./ 아직 멀었어요.ㅠㅠ/굶으면서 하는 다이어트는 자기몸 해쳐가면서 하는거래요./괜찮아요. 얼른 빼야죠./ 뭐가 그리 급하시댜./히히/이거 먹으면서 내가 이렇게까지 꼭 해야하나.. 하고 생각해봐요./우와! 에너지바다.나 이거 완전 좋아하는데!! / (사람 눈이 그렇게 커지는거 처음봤습니다.) 빈속일테니 천천히 먹어요./감사합니당. 히히/ 으이구 내가 못산다. 전 밥먹고 옵니다./ 그렇게 몇번 에너지바를 챙겨주고 얘기를 나눴더니 아침에 출근하면서 주고받는 인사할때 저에대한 표정이 달라지더군요. 방긋방긋 반짝반짝 생글생글 뭐 이런거? 베시시 짓는 눈웃음도 보였습니다. (귀엽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또 며칠을 근무하며 지내다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뒷 이야기는 오늘 밤에나 이어질거 같네요. 이제 출근 준비를 해야해서요. 마카 안에서 마카 밖에서 우리 마카님들 모두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래요.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