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장례식에 가지 않았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자살|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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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장례식에 가지 않았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Pop011
·4년 전
저는 현재 언니,엄마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부모님은 제가 초등학생일 적에 이혼하셨고 전 엄마와 아빠 집을 번갈아가며 살다가 아빠 집에 있을 때 앞으로 집에 전기가 끊긴다는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엄마와 함께 살게 됐습니다 나중에 전해들은 건데, 그때 당시 아빠는 일을 하지 않고 있었다고 하네요 아마 우울증을 앓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로는 연락없이 남남처럼 지내다가 오늘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어요 엄마는 제가 갔으면 좋겠다고 하셨지만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해주셨고 저는 결국 가지 않았습니다 집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았거든요 사실 저는 현재 고등학교 자퇴를 한 이후로 몇년동안 집안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한동안은 검정고시 공부 때문에 청소년센터 같은 것도 나가곤 했는데 지금은 그런 것도 없어요 가끔 쓰레기 버리러 집앞으로 가긴 하지만 사람들을 마주치기 싫어서 밤에 나가곤 합니다 그러다 보니 친척같이 다른 사람들이 있는 장례식에 간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싫었던 것 같아요 물론 그것 말고도 애초에 저에게 아빠란 사람이 너무 희미하기도 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좋은 아빠였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야길 듣고도 가야하나 싶었어요 딱 한번이지만 어렸을 때 등전체가 피멍이 들도록 맞은 적도 있었고 부모님이 이혼하실때 제앞에서 엄마에게 화내는 모습도 굉장히 무서웠어요 학생인 딸이 둘이나 있음에도 일을 나가지 않으신 것도 지금 생각하면 책임감이 없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다고 밉지는 않았어요 나름대로 좋은 기억도 있었거든요 맛있는 요리를 해준 적도 있고 텔레비전을 보다 궁금한게 있으면 내가 지겹다고 느낄 때까지 답해줬던 기억도 남아있습니다 저는 제가 맞았다는 사실도 최근에야 자각했고요 맞았을때 엄청 울며 구석으로 도망가던 기억은 있지만 다 크고나서야 나 그때 맞은 거구나 싶었습니다 그땐 너무 어려서 저녁에 아빠에게 등이 빨개졌다고 자랑하듯 말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다 보니 아빠가 엄청 무섭거나 나쁜 사람이라는 인상은 아닙니다 그냥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좋은 사람은 아니구나 싶은 정도. 저는 아빠가 담배 때문에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자살시도를 했다는 말을 지나가듯 들었을 때도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고 당연히 연락도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왜 우는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지금 내가 슬픈건가 싶어 생각해보는데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친아빠가 돌아가셨는데 장례식도 가지 않았자는 죄책감 때문일까요? 내가 가기 싫어서 안가겠다고 한건데 난 대체 뭐가 하고 싶었던 건지 모르겠어요
공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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