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기억만, 좋은 순간만, 행복한 추억만 그런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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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Danji2443
·4년 전
예쁜 기억만, 좋은 순간만, 행복한 추억만 그런 시간들만 선물해주고 싶어서 아무리 열심히 애써보고 찾아보고 공부해봐도 그게 참,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더라. 그냥 내 온 힘 다해 사랑하고 사랑 받으면 되는건 줄 알았어. 그냥 서운한 건 얘기하고 고마운건 표현하고 미안한건 미안하다고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그냥 그렇게 소중히 아껴주면 잘될 줄 알았어. 연락 잘 해주고 예쁜 말 해주고 좋아한다고 말해주는 거 그렇게 사랑하는게 예쁜 연애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어. 결국 나만 잘하고 나만 노력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너만 쉬쉬하고 너만 참는다고 되는 것도 아니었잖아. 사랑해주기에만 바빠서 내가 미처 보지 못했던 부분들이 너에게는 감춰야만 할 부분이 되어버려서였을까. 어디에서부터 잘못됐던걸까. 너와 난 어디에서부터 꼬여있던걸까. 언제부터 너는 너로부터 날 지우려하고 나로부터 널 감춰가려했던걸까. 아직까지도 풀리지 않는 궁금증 가운데 처음부터 만나지 말아야했던 인연이었던건가 싶다가도 내가 닿았던 모든 인연들 중 결코 헛된 인연은 없었다는 걸, 그러니 언젠가부터 엇박자로 걷던 너와의 인연도 생각해보니 그 속에서 얻은 게 참 많았다는 사실이 긴 시간 끝에서야 깨닫게 된 내 빛바랜 감정의 이유 중 하나이려나. 네가 느낀 너의 끝은 어땠을지 몰라도 내가 느낀 나의 끝은 적어도 내 노력을 배신하지는 않아서. 내가 흘린 눈물만큼 얻은 성장한 내 삶이 있어서 내가 아파했던 시간만큼 깨닫게 된 사실들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네. 내가 처음 마주한 끝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아서. 덕분에 내가 더 빛날 수 있어서. 사랑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네가 아무리 버텨봐도 결국 우린 끝까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텐데. 어떤 인연에 있던지간에 끝은 언제나 존재하고 중요한 건 함께 있던 시간이 얼마나 길었느냐가 아닌 인연이 끝나기 전까지 그 속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배웠느냐겠지만, 그래도 어떻게 했어야 너와 나의 끝이 보이기 전까지 너와 내가 함께했던 시간들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할 수 있었을까. 너와 나의 자리에서 서로 어떤 선택을 했어야 우리의 끝이 조금은 더 아름다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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