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현실감각이 없고 정신이 붕 떠있는 기분입니다. 정신병일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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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현실감각이 없고 정신이 붕 떠있는 기분입니다. 정신병일까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Onappletree
·4년 전
증상이 시작된건 제가 기억하기로 초등학교 3-4학년때 즈음입니다. 물론 희미하고, 진짜 기억이 맞는건가 의심이 들 정도이긴 하지만, 그 즈음 홀로 거실 TV앞에서 TV를 보다가 순간 갑자기 정신이 먹먹해 지고 뭔가 갑갑한 느낌 속에 빠져버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곧 증상이 사라질 것이라 믿었지만 사라지지 않았고 그렇게 해와 해를 이어 성인이 될 때 까지 그 느낌과 함께 살아왔습니다. 증상을 정리 해 보자면 없다. 정신이 항상 붕 떠있고 현실이 2D에 투영된 입체를 보는 느낌인 것 같습니다. 앞이마에 항상 뭔가 차 있는 것 같고 마치 비닐 랩을 때다 이마에 붙여놓은 것 같은 느낌이에요. 감정이 잘 동하지 않는다. 특별히 내 신변에 위협이 없는 한 감정이 잘 동하지 않는 것 같아요. 이걸 가장 크게 느낀건 고등학교 1학년때 친 할아버님이 돌아가신 일입니다. 할아버님이 돌아가시기 전날, 갑자기 쇼크가 오셔서 말도 못 하시고 수 시간동안 숨을 거세게 내쉬셨습니다. 부모님은 친가 친척들에게 연락을 돌리시고 누나는 옆에서 울고, 친가 친척들이 도착해서 침대를 두르고 서있는 상황에서도 불안함이나 감정의 동요가 없었어요. 할아버님의 시신이 밖으로 옮겨질때 코앞에서 시신을 보고도.. 단순히 이때만이 아니라 주변에서 위급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감정이 격렬해지는 일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럴때마다 이 상황에 심각해야 하는데, 불안해야 하는데, 같은 의무감 같은 마음으로 감정을 인위적으로 틀어보려 해 왔던 것 같습니다. 없다. 가장 답답한 증상입니다. 뭘 해도 항상 붕뜬 멍함밖에 느껴지지 않는 것 같아요.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웃는건 배꼽이 빠져라 웃어 볼 때도 있지만 웃는 와중에 마저도 뭔가 막혀있는 기분이에요. 이 증상에 대해서는 아래 자세히 서술하게 되어 생략합니다. --- @어린 시절 제 인생에 주변 환경이 가장 불안했던 시기는 초등학교 시기였습니다. 초등학교 내내 저는 왕따였습니다. 아이들이 의도적으로 저를 따돌림 시켰다기 보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어요. 점심시간에 아이들이 모두 축구를 하러 나갈 때 항상 도서관 구석에서 책을 봤고, 단 한번도 체육시간 외에 아이들과 어울려 축구같은걸 해본적이 없습니다. 이때 항상 고개를 숙여 바닥을 보고 걷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ADHD판정도 받았고, 한번 화가나면 주변 물건을 모두 집어 던지는 습관이 있던 등 정신 상태가 많이 불안했던 것 같습니다. 왕따 이외에도 꽤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초등학교 3학년에 한집에서 지내시던 할머님이 뇌졸증으로 쓰러지시며 병원에 입원하게 되셨고, 그 일로 간병할 사람이 필요해지자 어머님이 병원에서 할머님을 간병하게 되셨습니다. 그 이후로 어머님이 집을 자주 비우셨습니다. 어머님이 해 주시는 밥을 먹을 일도 점점 줄어들어 제가 스스로 식사를 차리는 일이 잦아졌어요. 그 일로 제가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았던 것 같지만, 체중이 늘어 경도비만 판정을 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어머님이 집에 계시지 않는 시간 대부분은 게임이나 인터넷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울리는 아이들이 없었으니 바깥에 나갈 일은 거의 없었고 매일 컴퓨터 앞이나 소설책을 보는 생활의 연속이었어요. (단순히 이 시기에만 반짝 하고 끝난게 아니라 고1까지 이어졌습니다. 공부에는 아예 관심이 없었고 운동에도 연이 없었습니다. 이런 제 생활때문에 어머님과 하루가 멀게 항상 말싸움이 있었어요.) 어머님이 간병일을 하시면서 공황장애가 오시게 되었고 오랫동안 다니던 학원들을 모두 끊게 되었습니다. 이후 간병인을 구하게 되었지만 이번에는 어머님의 체력이 약해지셨고, 제가 밥을 차리는 일은 여전히 일상이었습니다. 이후로 어머님은 패닉이 자주 찾아오셨어요. 심하실때는 한번 심정지가 오신적도 있고, 이후로도 그정도 까지는 아니지만 한달 내내 야외활동도 못 하실만큼 체력이 약해 지시거나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하셨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스트레스를 느끼고 지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불안감 정도는 언제나 있었던 것 같아요. 중학교 이후로는 어울리는 아이들이 한 두명 늘어가기 시작 했습니다. 여전히 내성적이고 침전하기 좋아했지만 외성적인 면도 어느정도 생겼어요. 하지만 학업에 관심없이, 대책없이 화면만 들여다 보는 생활 습관에 여전히 어머님 속을 썩였고요. 고등학교 1학년 말에야 마음을 고쳐 먹었습니다. 그때도 증상이 있었기에 절박한 심정이나 지금 생활에 회의감을 느꼈다기보다 이보다는 더 잘 살아야겠지 하는 막연한 의무감으로 움직였던 것 같습니다. 어머님 속을 썩여온 만큼 마음을 고쳐먹은 이후로는 감정 하나 하나에 참을 인을 세번 세기고 이 상황이 과연 내가 화를 낼 상황인가, 내가 잘한 행동이라 화를 내려 하고 있는건가 계속 생각하고, 감정을 억누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몸무게도 감량했고, 공부도 미친듯이 하며 게임은 1년에 손에 꼽을만큼 드물게 했습니다. (백날 6, 5만 찍히던 성적표에 1, 2가 찍히기 시작했지만 이때도 거대한 성취감같은 격렬한 감정은 한번도 느낀적이 없습니다.) 그대로 2,3 학년은 공부로 가득 찬 수험생의 생활을 살았습니다. ----- 증상이 수년간 지속되며 제 인생은 어느세 이 느낌이 있는 것이 너무 당연한 삶이 된 것 같아요. 18년 인생에 적어도 7년이 이 증상이 있는 채였으니까요. 요즘은 이 증상 자체보다 이 증상이 정말 실존하는 것인지, 혹시 내 마음속에 착각만이 아닌건지 하는 고민이 저를 더 미치게 합니다. 특히 요즘, 한달 전에 정신과 진료를 받으러 가서 증상을 딱잘라 설명하기는 커녕 제 자신부터 갑자기 의심에 빠져 어영부영 헛소리만 하다 온 이후로는 더욱.. 증상이 시작 된 이후로 단 한번도 이 증상에 관한 인식을 버리고 살아온 순간이 없습니다. 언제나 나에게는, 내 삶에는 이런 갑갑한 느낌이 깔려있고 그건 분명 비정상적인 일이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혹시 다른 사람들도 그냥 이렇게 느끼며 살아가는게 아닐까..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다가도.. 예전에는 분명 뭔가 더 느껴졌던 것 같은 갑갑함이 계속 좀을 쑤시게하고 미치게 하거든요. 분명 비가 내리면 특별한 감흥이 돋았던 것 같습니다. 비냄새가 숨 쉴때마다 코로 들어오고 서늘한 감각이 돋아나고 그런.. 낮선곳에서 잠을 자게되면 그 낮섬에 잠 못이루는 감각들이라던가. 단순히 아침에 깨서 방을 나서는 것 만으로도 감흥이 돋아야 하지 않나, 아무 사물이라도 초점을 맞추고 응시하고 있으면 뭔가 좀 생생한? 느낌이 들지 않나요. 아무 감흥이 없어요, 흔들다리 위에 올라가도 그냥 똑같은 정신이 붕 뜬듯한 그 느낌뿐. 전망대에 위에서 광활한 전경을 바라보면 뭔가 느껴지지 않나요? 눈 주위가 탁 트이는 것 같은 그런 느낌? 기억이 날듯 말듯 하면서, 분명 예전에는 그런 느낌들이 있었고 지금도 있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그냥 어디에 가던 멍한 느낌밖에 안듭니다. 저는 지금 제가 정상일까봐 무서워요. 이런 증상에 부합하는 병명이 있을지, 있다면 혹시 원인으로 볼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완화시키는 방법은 없을지. 알려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혼란스러워신체증상감흥이답답해현실감각이의욕없음격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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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omi
· 4년 전
네 저도 성인 adhd 겪고있는데요, adhd 는 불안, 우울, 강박같은 이차 정신질환으로 이어지기 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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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omi
· 4년 전
약 드시고 환경에 변화를 주시고 생활패턴을 교정하는 방법밖에는 잘 안떠오르네요. 반복되는 악순환속에서 개인의 노력과 의지는 한계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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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nman
· 4년 전
제가 볼때는 마카님이 특별히 이상하지는 않고, 그냥 다른사람들과 느끼는게 다를뿐이고 마카님의 감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제 말이 낯설게 느껴질수도 있는데.. 사람은 자기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현실도 그렇게 변해요. 뭔가 제가 마카님에게 결정적인 정답을 주지 않아서 많이 힘들수도 있겠지만.. 마카님이 평소에 자기자신을 어떤 눈으로 바라봤는지, 내가 나를 대한 태도를 알 필요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