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제 인생도 가성비 좋은 싸구려 같습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스트레스|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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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제 인생도 가성비 좋은 싸구려 같습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Yoonbom
·4년 전
저는 2남1녀에 막내딸입니다. 나이는 29살이구요. 중학생 때까지는 무난하게 자라왔습니다. 나름 화목한 가정이고 사랑받는 막내딸로요. 중학생 때 아버지 사업이 망하면서 가세가 많이 기울었습니다. (성인이 되어 들어보니 3번 정도는 큰 문제들이 있었고 그 때마다 이사를 간 거 였습니다.) 집안이 어려워졌는지 그 때까진 잘 몰랐다가, 중3 때 쯤 피아노학원을 다니고 싶다고 했더니 어머니께서 집에 돈이 없어 어렵다 미안하다고 하셨습니다. 그 때부터 계속 우리집은 어려우니까 나라도 돈을 덜 써야한다는 그런 생각이 계속 있었던 거 같아요. 원래도 사교육을 많이 받았던 건 아니지만 그 이후로 더, 더 독학을 해야한다는 생각들 했었던 거 같습니다. 고등학생이 된 후에 어찌어찌 공부를 계속 했고, 수학을 너무 못해서 이과 수학(그땐 수리 가형)을 포기하고 수리 나형을 택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되면 국립대에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때도 최대한 돈을 아껴야한단 생각에 국립대가 아니면 갈 생각이 없었고, (오빠 둘다 사립대를 간데다 제가 대학을 다니기 시작하면 3명이 동시에 등록해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수능도 원래 성적만큼 나오지 않아서 서울에 있는 국립대는 갈 수 없었습니다. (사립대는 갈 수 있는 성적이었고, 서울로 가고싶었지만 등록금이며 생활비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 때 마침 또 오빠가 갑자기 자취를 한다고 해서(같은 지역이지만 집과 꽤 멀긴 했습니다.) 나라도 한 푼이라도 아껴야겠다는 생각에 서울 올라가는 거 무섭다는 핑계로 같은 지역내에 있는 국립대를 갔습니다. 집에서 다니면서 고등학생 이후로 용돈 한 푼 받지 않고, 학내에서 알바하면서 제 생활비를 충당했고. 대부분의 등록금은 국가장학금으로 해결했습니다. 그런데 오빠가 그 때 '그렇게 유난떨어서 고작 그 학교를 갔냐'라는 말이 잊혀지지 않고, 엄마도 늘 '그래봤자 지방대'라는 말을 하십니다. 들을 때마다 상처가 됐지만 꾹꾹 참아 넘겼습니다. 졸업 후에는 취업이 잘 안되서 같은 지역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돈을 조금씩 벌었고 그 때부터 집에 생활비를 30만원씩 댔습니다. 그렇게 2년 가까이 일을 하고, 대기업 취업에는 실패하고 집에서 가까운 중소기업에 입사했습니다. (더 취업 준비를 하기엔 집에 부담이 될거 라는 생각도 했고, 돈을 벌지 않는 시간이 너무 불안했습니다.) 처음엔 노력했지만 취업에 실패했단 생각에 회사를 다니면서도 스트레스를 받았고, 이제는 좀 적응해서 회사 스트레스는 줄었는데. 엄마는 또 늘 제 주변에 대기업에 입사한 친구와 비교하며 너는 걔랑 뭐가 달라서 못 갔냐던가, 지방대 밖에 못 나와서 작은데 갔다던가, 회사가 작아서 그런거다 등등 비교하고 제 직장이며 생활을 깎아내립니다. 생활비를 조금이라도 아끼려고 집에서 다닐 수 있는 곳을 택했고, 입사 후에는 월세다 생각하며 집에 40만원씩 드리고 있고 일한지 거의 1년이 다되어갑니다. 그런데 요즘 계속 그 돈이 점점 아까워져요. 내가 왜 월세만큼 내면서 혼자 지내지도 못하고 이런 스트레스를 받아야하는지. 집에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왜 지방 국립대를 갔을까, 왜 집근처에 취업을 했을까. 고작 지방대나와서 중소기업 다니는 딸한테 왜 돈은 받아쓰는걸까. 나는 그걸 왜 퍼주고 있고, 지금까지 집을 생각하며 늘 버텨왔을까. 지금까지의 모든 선택과 제 인생이 다 후회스럽고 이런 생각이 계속 들면 왜 살아야하는지, 왜 돈을 벌어야하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다 그만하고 싶어집니다. 어릴때 오빠한테 돈을 빌려주고 못 받은 얘길 했을 때도 말 못하는 제가 ***이라고 하신적이 있었는데. 그 말도 이 나이를 먹고도 지워지지가 않아요. 조금만 제 선택이 후회가 되면 나는 ***이니까 그래, 하는 생각부터 들고. 알아주길 바라고했던 건 아니지만 아무도 알아주기는 커녕 깎아내리는 제 선택들이 전부 후회됩니다. 너는 거저키웠다는 말을 종종 듣는데, 그냥 가성비 좋은 싸구려 같아요, 제가. 독립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또 돈 생각부터 들어요. 모아놓은 돈도 크지 않고 생활비를 안 댈 수는 없을 거 같고.. 이렇게 또 나가지 못하면 이러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길 거 같고. 그냥 이제 전부 그만하고 싶어요. 이런생각을 하는 제가 또 나약한 거 같고 원망스럽고 반복입니다. 어떤 생각을 해보는게, 행동을 취해보는 게 좋을지 고민해보려 해도 계속 생각이 제자리만 맴돌다 자기 혐오로 이어집니다. 누구한테던 털어놓기라도 해보고싶어서 여기 주절주절 적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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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
rebornB
· 4년 전
서러우실 것 같아요. 나름 양보하고 배려하고 욕심 덜부린 결과도 마음에 안들고. 가족들도 그 애씀을 몰라주고. . 분 풀릴때까지 욕심부려보세요. 자기스스로를 위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