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살아있다는게 버거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스트레스|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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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아있다는게 버거워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giggler
·4년 전
제가 이 세상에 살아있다는게 너무 힘들어요.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거나 제가 해야되는것이 있다는게 힘들고 귀찮기만합니다. 살기위해서 밥을 먹거나 잠을 자야되는것도 전부 다 부질없는 일같이 느껴집니다. 살아있어서 뭐하나 싶다가도 살려고 뭔가를 주워먹거나 아무데서나 잠자는 일이 이어지니까 건강도 점점 안좋아지는데 개선하기위해서 노력할 생각조차 들지 않습니다. 그냥 이 세상에 제가 살아있는게 너무 비현실적이라고 느껴집니다. 애초부터 제가 없어야 될 것 같아요. 제가 없어져도 문제 없겠다는 생각도 들고 제가 없어져야 할 당위성까지도 찾고 있습니다. 원인을 찾으려고 애써봤지만 원인도 확실치가 않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재수까지 했지만 원하는 곳에 못 가서 우울한거다, 수능성적이 중요한 게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길도 찾고 괜찮아질거다...등등의 이야기를 해 주지만, 저는 학교나 학과, 성적에 관해서는 진짜로 아무런 생각도 없습니다. 제가 공부 안 한 만큼 받은 성적이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거의 없습니다. 살다보면 어떻게 되겠지 싶고 인생이 원래 바라는대로 안 된다는건 잘 알고 있으니까요. 그냥 지금 당장 현재의 상황도 버거워서 허덕이는데 미래를 걱정할 기력따위는 있을수가 없어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은 합니다만, 일단 정확한 이유를 콕 집어 말하라고 하면 말할수가 없어요. 또 예전과 비교해서 살도 찌고 피부도 더러워졌다는 이야기를 듣다보니까 자꾸 자신감이 없어지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꺼려집니다. 또 대학교 신입생인데 이제 한창 꾸미고 예쁘게 하고 다녀야지 하는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이런 상태로 꾸미고 다닐 용기도 안 나고, 꾸며본적도 없어서 자신도 없고, 제일 큰 건 꾸밀 의욕도 없어서 그냥 알아서 한다고 들어넘겨버리고 맙니다. 안꾸미고 다녀도 자신감 넘치던 예전 모습이랑 너무 비교되어서 제 예전 모습을 아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망설여집니다. 그냥 사람 만나는 일 자체를 기피하게 돼요. 어쩌다 만나는 사람하고도 무슨 이야기를 해야될지 모르겠습니다. 상대방이 하는 이야기는 전부 공감이 안 되고, 저는 요즘 항상 부정적인 생각만 하고 있으니까 입을 열면 상대방이 괜히 별 거 아닌걸로 징징거리는 것처럼 느끼거나 힘들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 자체를 부담스럽게 느낄까봐 입을 다물고 리액션하며 듣기만 합니다. 들으면서도 상대방이랑 저를 자꾸 비교하며 우울해져서 미칠 것 같아요. 의식적으로 비교를 멈춰야겠다고 생각해서 생각을 멈추면 다른세계에서 일어나는 비현실적인 일처럼 느껴집니다. 공감이 전혀 안돼요. 스스로가 싸이코같아지는 것 같아서 당황스럽습니다. 개강이 자꾸 미뤄져서 집에 처박혀 지내느라 한가한 바람에 이런 생각이 드는 것 같아서 생계에 허덕이는 사람들은 이렇게 우울할 겨를도 없는데 나는 복에 겨운 주제에 고작 이런걸로 힘들어해도 되나 싶어서 스스로가 한심하기도 합니다. 비대면강의로 받는 과제도 하나같이 다 버겁고 재미없기만합니다. 고등학생때는 쉽게 했을 정도의 난이도인데도 힘들어요. 대학생들은 전부 이런걸 해내는중인건가 싶어서 학교 다닐 자신도 점점 없어지고, 요즘은 특별히 계획도 없으면서 일단 회피하고 싶은 마음에 자퇴까지도 고민하는 중입니다. 입시때문에 잠깐 그만뒀던 취미생활이라도 다시 시도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름 다양한 취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왔기에 하던대로 수채화, 게임, 퍼즐, 요리, 블로그, 사진, 독서,...등등을 다시 하나씩 시도해봤으나 전부다 일주일안으로 질려서 꼴도 보기 싫어졌습니다. 분명히 예전엔 취미생활을 하면서 즐거웠고 집중도 잘 됐는데 이제는 별로 자신도 없고 집중도 안 되고 창의성을 죄다 잃어버린 것 같이 그리거나 만들고싶은게 하나도 생기지가 않습니다. 취미뿐만이 아니라 생활 전반에 있어서 먹고싶거나 사고싶거나 기대하고있는거나 보고싶거나 하는 게 단 하나도 없습니다. 그냥 욕구가 다 죽어버린 것 같아요. 가끔은 정말 사소한 소음이나 사건으로 받는 스트레스조차 견딜 수가 없을 때는 자해를 했습니다. 나름 스트레스를 해소법이 되어주던 운동을 고등학교 와서는 공부하느라고 못 하게 되었는데 다른 스트레스 해소법을 못 찾아서 결국 자해까지 시작하게 됐고, 지금까지도 가끔은 하고 있습니다. 건강한 방법이 아닌걸 알고 있으면서도 피를 보고나면 좀 후련해지는 기분이 들어서 그만두기 힘들었습니다. 주변사람들이 알게되면 제 자신이 비정상적인 존재로 받아들여질 것 같아서 자해를 그만두고 운동을 다시 시작해보려고 했는데 운동도 취미생활과 마찬가지로 재미도 없고 지속하기도 너무 힘들어서 아직도 자해행위를 멈추지 못했습니다. 다행히 아직 아는 사람은 없는데 알려질까봐 조심해야 하는 것도 지칩니다. 가끔은 제가 이렇게 사는게 젊음을 낭비하는 중인것같아서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도 하는데 그렇다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 용기는 도저히 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그렇다고 죽을 용기도 안 나는게 제가 죽고나서의 처리 비용이나 남겨진 사람들의 트라우마같은걸 생각하면 자살할 용기는 도저히 나지가 않습니다. 그냥 제 존재가 연기처럼 스르륵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병원에 갈 용기도 없고 누가 도와줬으면 좋겠는데 주변인에게 제가 이만큼 아프다는걸 말했을 때에 받을 충격, 실망, 혹시나 도움받았을때의 제 죄책감 등을 생각하면 정말 제 입으로 힘들다고 말해버리는게 용납이 안 됩니다. 사실 이렇게 익명 뒤에 숨어서 말하는게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면서도 가장 쉬운 방법이라서 구구절절 적고 있는 제가 너무 비겁한 것 같습니다. 다들 이런 일 정도는 견뎌내는데 저만 못 이겨내는 것 같아요. 그래도 어딘가에는 하소연해보고싶어서 적어본건데 조금 후련하긴 하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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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ight
· 4년 전
많이 힘드셨겠어요.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있는거다 해야됀다는게 있다는게 힘들다고 하셨는데,크게 생각하지마세요. 그냥 소파나 침대에서 누워있는 시간을 줄어본다거나,집 환기시키기 와같은 가벼운것들부터 시작해보는건 어떨까요? 다들 이런일 정도는 견뎌내는데 저만 못이겨내는것 같다고 하셨는데 슬픔의 크기는 그 누구도 평가할수없고 평가해선 안돼요. 뻔한 말로만 들리시겠지만 익명님이 잘못한건 하나도 없어요! 익명님의 슬픔이 빨리 지나 행복이 찾아오길 멀리서 응원하고 있을게요 익명님 오늘도 살아있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