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 숨 쉬는 것만으로도 괴로워. 이상하지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불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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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oreugol0
·4년 전
내가 살아 숨 쉬는 것만으로도 괴로워. 이상하지. 왜 나를 미워할 수밖에 없는 걸까? 애초에 나는 왜 존재하는 걸까. 이 고민은 괴로울 때마다 해왔는데 정답을 찾지 못했어. 울고 아침이 오고 다시 울고 다시 아침이 와. 마음대로 안 되면 울면 다가 아니래. 맞는 말이야. 근데 울어서 해결하려는 마음따위 없었어. 아파서 우는 거야. 울고나면 달라지지 않는다는 거 아는데, 울수밖에 없는 거야. 울지 않으면 끝을 내버릴 것 같으니까. 그냥 울고 '내일'이 될 때까지 버틸 뿐이지. 어두운 방에서 울면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어. 우는 척 하고 싶은 건가. 나는 왜 울어야만 마음이 풀리지? 기숙사로 떠나면 울 공간도 없을텐데 종종 이렇게 울게 되는 것도 지긋지긋하잖아. 싫은데 울게 되고. 싫은데 살아야만 해.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봐. 이제 어른이 된 거지. 그래, 모두가 갑자기 어른이 되었다고 말해. 그리고 나는 어른이 된 척 하며 뭐든 해내야해. 죽으면 나로 끝이 아니라는 걸 주변 반응을 통해 알았거든. 그야말로 죽으면, 사람들은 우리 가족을 욕할 거야. 왜 챙겨주지 않았냐, 제대로 했으면 애가 죽었겠냐 뭐 그런 거 말이야. 죽은 사람도 욕 먹겠지. 주변에서 많이 들어왔으니까 알아. 더는 글로 표현조차 못할만큼 서러운 말들 투성이지. 그래서 사라질 수 없어. 그래서 사라질 수 없어. 그래서, 결국 살아야만 했어. 어른이 되고 말았어. 어떻게든 죽을 줄 알았는데. 와, 이건 말도 안되는 일이야. 생각하지 못했던 세상이 오고나니 끔찍하다고 해야할지 새롭다고 해야할지 모르겠네. 글을 쓰고 싶어. 그림도 그리고 싶어. 그런데 있잖아, 그건 모두 어두운 이야기지롱. 그래서 생각보다 외로운 길이야. 참 신기하게도 그 어둠이 뭔갈 쓰게 하나봐. 전에는 즐거운 이야기도 잘만 썼는데. 지금은 아닌가봐. 재능이 있었던 게 아니야. 모두들 재능이라고 말하지만 결국은 평균적으로 봤을 때 글을 쓰는 애였을뿐. 그러니 경쟁력은 없는 거지. 그들 사이에 껴서 지내기에는 한없이 부족한 거지.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해도 부정적인 게 드러나게 되겠지. 재밌는 이야기나 잘 들어준다거나 그런 거 긴장해서 될리가 없지. 나한테 꼭 맞는 불행과 함께 가라앉겠지. 다시는 행복따위, 그 반짝거리는 거 따위 꿈꾸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사람들이 말하는 어떤 구멍 속으로 떨어지겠지. 왜 존재해서는. 왜 살아서는. 왜. 결국 행복해지기엔 멀었나봐. 울면 눈이 부어서 걸릴텐데 계속 눈물만 쏟아져. 아, 아니다. 한방울씩 흘러서 끊어지지 않아. 지겹고 끔찍하다. 내 미래도 이럴 거 아냐. 울고 끊어지지 않고 누군가에게는 부정적인 까만 상처로 남고. 그러고 싶지 않거든. 그렇게까지 날 사랑하지 않아. 만약 다시 사랑하게 된다고 해도. 그런다해도. 부딪혀 울기만 할 뿐이라면 달라질 수 없다고 했던 거 기억해. 나도 알아. 그러니까 내가 눈물을 흘리면 그게 뭔가 해결해주진 않는다고 비아냥 거리지 마. 그냥 버튼이 눌려서 나오는 그런 액체에 불과한 거니까. 안 흘릴 수만 있다면 좋겠어 나도. 아직도 안 끝났네. 삶은 결국 날 살게 했어. 전에는 작은 것들을 해결하며 살게 하더니, 이제는 큰 것을 넘으면 살 수 있다고 희망을 주네. 그거 애초에 넘을 엄두조차 안나는 높이인데 말이야. 눈 가라앉을 때까지 방 밖은 나가지 말자. 힘든 누군가를 더 힘들게 하는 얼룩 따위 보이기 싫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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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rhappyday (리스너)
· 4년 전
마카님! 제가 마카님 글을 읽으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들었던 생각이 뭔지 아시나요? ♥ 올려주신 글을 다른 sns / 소셜 계정에서 봤다면 저는 마카님을 팔로워하고 구독했을 거라는 💡그런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어쩜 이렇게 글을 수려하게 쓰시나요 저는 기획자, 편집자, 연출 관련 일을 업으로 삼고 싶어서 오랜 고민 끝에 저의 글(그동안 썼던- 쓰고있는)을 사람들 앞에 보이게 됐어요 제 선택이었지만... 쉽지만은 않더라고요 화려한 분들(물론 그 분들도 아픔. 상처. 제가 모르는 힘든 시기가 있었겠지만)을 보면 제가 쓴 글. 수없이 고민하다 올린 글은 한없이 초라해보이고 보잘것없이 느껴져서 찾아주는 분들에겐 미안하지만... 그냥 말없이 계정을 삭제해버리고 단념하고 지낼까... 도대체 나는... 으로 시작되는 자책을 정말 많이 했어요 그래서 제가 마카님의 그 고통. 마음고생한 모든 시간들을 온전히 다 헤아리지는 못하지만...! 그렇지만... 저는 진짜... 마카님 글을 읽으면서 너무 좋았어요 이런 보석같은 글을 써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진심으로요! 서툰 제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너무 고마워요ㅠㅠ 선잠을 자는 일이 많아지다 보니까 오늘이 금요일인 것도 다 저녁때야 알았네요...! 언젠가 기회가 닿아 마카님과 협업할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온다면 너무 벅자고 감사해서 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물론 행복의 눈물...💧이요! 마카님을 늘 지지하고 응원할래요♥ 제가 1호 팬 해도 되나요? 아니면 대기표 뽑아놓고 마카님 가는 길을 💐꽃으로 환하게 수놓고 싶은 마음도 드네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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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ugol0 (글쓴이)
· 4년 전
@ourhappyday 앗 마카님 안녕하세요! 꽤 어두컴컴한 글인데 팔로워하고 구독이라니.. 가슴 벅차도록 감사한 말이에요 주로 검정색 글을 쓰고 글 솜씨도 좋지 못해요. 으음 자신감 부족..이랄까요? 그런데 수려하다고 해주셔서 기쁘면서 놀랐어요. 글에서 나타나다시피 저는 글을 잘 쓰는 편은 아니라서요:) 오히려 글을 올리면서 걱정이 됬었어요. 너무 부정적이니까요. 마카님, 사람들 앞에서 글을 보이게 된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에요:) 용기있고요! 맞아요.. 고민도 많이 되고 쉽지 않죠ㅠ 자책했던 마음도 너무 공감되네요.. 모든 걸 헤아리지 못했다고 하셨지만, 제게는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또 이런 예쁜 글을 달아주셔서 고마워요. 작게 수놓인 손수건을 받은 것처럼 좋아요. 밤처럼 어두운 글을 좋아해주셔서, 마카님을 이 글이 슬프게 만들지 않아서 기뻐요. 보석 같은 글이라는 말도 정말... 으아아 너무 감사하다는 말로밖에 표현이 안되네요 진심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저도 무척 고마운 걸요:) 금요일이 끝나가네요. 오늘도 어떻게든 흘러가고 있군요. 앗ㅜㅜㅠ제가 더 기쁘죠.. 감사한 말뿐이네요ㅜ 고마워요!/////팬해주신다면 더 감사해요(❁´▽`❁)사...사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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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herbe02
· 3년 전
쓰시는 글이 어두운 내용이라고 해서 나쁜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판교"란 영화를 보셨나요? 가슴아프고 슬프고 어두운 내용이었지만 저는 그 영화를 보면서 당시의 괴로움을 치유받을수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고통스런 경험도 그사람이 용감하게 털어냈을때 잘 공유하고 공감하고 동감까지 가면서 또다른 누군가가 치유될 수 있는게 또 사람인거 같습니다, 그게 이 마카가 있는 목적이랄까 좋은 점 중 하나같고요 그리고 제가 나이가 많거든요 그리고 살아오면서 뭐랄까 마음속에 그냥 괴로움이 많았고요 그런데 전 괴로움따위 날려버릴만큼 소확행도 많고 행복한 순간이 더 많답니다 살면서 천천히 쌓아온거죠 님도 미래가 계속 괴롭지만은 아닐겁니다 힘내세요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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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ugol0 (글쓴이)
· 6달 전
@blueherbe02 좋은 댓글을 지금 봤네요...ㅠㅠ 판교라는 영화, 힘들 때 찾아봐야겠어요. 마카님의 댓글도요. 최근에 글에 관한 확신이 사라지면서 눅눅한 제 글을 싫어했었어요...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던 것 같아요. 그 순간 발견한 이 댓글이 너무 감사하고 예쁘네요:-) 너무 늦었지만, 만약 이 글을 본다면 그 시간이후로 마음이 따스해지길 바라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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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herbe02
· 6달 전
@oreugol0 저도 지지와 응원을 드리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