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씩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안|수면|불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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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한번씩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왠지 불안하기도 하다. 이 행복이 언제 우울이 되어버릴지 몰라서. 정말 힘들어도 누구에게도 내 얘기를 꺼내지 못했었다. 그땐 그렇게 힘들어 하면서도 도움을 청할 용기가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보니, 어느샌가 행복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행복을 바란다는 건 상태가 나아졌다는 반증이다. 우울은 행복이란 걸 생각할 조금의 틈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저 불행, 슬픔, 불안, 비관, 죽음 등 부정적인 생각의 연속이었다. 더 이상은 이어가고 싶지 않았다. 끝나기만을 바랐다. 그러한 생각이, 그러한 생각을 하는 '삶'이. 시간을 보내는 것밖에는 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머리가 쉬고 있으면 부정적인 생각만 떠올라 끊임없이 스마트폰만 붙잡고 있었다. 유튜브를 보고 게임을 하면서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당연하게도 생활은, 망가져갔다. 나는, 망가져갔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생활이 이어졌다.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오후 2시, 눈을 떴다. 밥은 먹지 않았다. 잠깐 핸드폰을 켰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대로 눈을 감았다. 오후 6시에 다시 눈을 떴다. 잠에 취해 일어나지 않았다. 저녁 8시가 되어서야 겨우 무언가를 조금 먹었다. 스마트폰을 본다. 계속 본다. 불은 켜지 않고 어둠이 사라질 때까지 스마트폰만 본다. 거의 외출하지 않았지만, 가끔 누군가를 만날 때 난, 과할 정도로 밝게 지냈다. 타인에게 난 항상 걱정 없는 사람이었다. 외출을 마치고 왔을 때의 감정은, 평소보다 배로 진해져 있었다. 그래도 언젠가 점점 옅어지더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말 괜찮은 건지, 무뎌지다 못해 닳아 없어진 건지, 빛이 조금씩 들어왔다. 대부분은 점점 밝아지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고 상황이 나아지니, 대부분은 함께 나아졌다. 빛이 절대 들어오지 못하는 부분, 그 부분이 차지하는 영역은 줄어들었지만 없어지지는 않았다. 그래도 줄어들어 묻을 수 있을 정도가 되었기에, 그냥 묻어 두었다. 절대 다시 꺼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과 함께. 아무리 단단하게 묻어놨어도 나도 모르게 다시 파내려 할 때가 있다. 평소엔 파내려 해도 미동도 없지만 가끔씩 힘 들일 필요도 없이 툭 튀어나온다. 비가 와 땅이 젖으면 쉽게 흙을 팔 수 있듯이. 지금은 정말 맑다. 맑고 찬란하다. 그 가끔을 쉽게 이겨낼 수 있을 정도로. 하지만 지금 이 혼란스런 상황이, 나는 원하지 않음에도 구름을 만들었다. 아직 비가 오지는 않지만 언제 와도 이상하지 않게 만들어 두었다. 빛을 바라보며 어둠과 함께 살아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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