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달에 얼마씩 받아본 적이 없다. 약속을 해도 한 두번 정도, 그 이후로는 없었다. 늘 약속은 깨졌다. 그렇다고 풍족하게 무언가를 채워주지도 않았다. 나보다는 다른 가족들이 우선이었다. 그래서 나는 옷 못 입는 애, 화장 못하는 애, 돈을 초딩같이 쓰는 애 등등 이런 말을 듣고 살았다. 대학생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였다. 부모님이랑 사이 안 좋은 친구도 한달에 몇십만원은 받고 있었다. 둘러보니 용돈 안 받고 사는 대학생은 나 뿐이었다. 대학등록금도 늘 학자금대출이었고 심지어 아빠가 대줘도 몰래 빼돌려 생활비라는 명목으로 가져가고 나보고 늘 대출신청을 하라고 했다. 거기다 생활비대출까지. 그 생활비라는 것은 대학생 신분인 내가 쓰라고 만들어둔 제도일텐데 나는 한푼도 받지 못했다. 지금 나는 3학년이다. 그동안 용돈없이 어떻게 지냈냐면 멘토링사업 지원해서 한 달에 20만원 받으면서 맨날 계산하면서 써야 했다. 그 작은 돈도 일부는 엄마가 달라고 하면 보내야 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사촌동생 하원도우미를 하면서 돈을 벌고 있다. 저번에 숙모에게서 100만원을 받았다. 그리고 그걸 엄마에게 알렸다. 그러자 또 7만원을 달라고 했다. 자동차 과태료였다. 그래도 7만원이야 뭐. 이랬는데 몇 주 전 50만원을 보내라고 했다. 내가 받은 돈의 절반이었다. 아니, 7만원까지 합하면 거의 60만원에 달하는 돈이었다. 엄마한테 물어보니 갚는다고 했다. 그리고 며칠 전 나는 다시 확인하기 위해 돈 갚을거냐고 물었다. 엄마는 아니라고 안 줄 거라는 식으로 말했다. 엄마는 이제 나를 돈으로 보는걸까. 심지어 내가 얼른 취업해서 동생 대학비까지 대라는 식의 장난 반 진담 반 섞인 말을 한다. 정말 내가 그렇게 해야되면 난 어떡하지. 난 하고싶은 것도 많고 사고싶은 것도 많은데. 삼촌이나 숙모는 엄마가 돈을 달라고 했는지조차 모른다. 그리고 나도 얘기하고 싶지 않다. 삼촌이나 숙모가 알면 엄마 귀에도 들어갈테니까. 내가 치사하게 얘기해서 엄마 망신 다 시켰다고. 난 더이상 뺏기고 싶지 않다. 그런데 뺏길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