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이 나를 포함한 타인에게 끼치는 영향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행|자기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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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이 나를 포함한 타인에게 끼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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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그래도 이전에는 음악을 듣거나 시집에 나오는 시의 한 구절을 읽으면서 펑펑 울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 어떤 것도 날 쉽게 울리지는 못해요. 감정이 메말라버린 것만 같습니다. 공허하진 않은데, 충동적인 기분도 예전보다 많이 사그라들었는데, 커터칼도 요즘엔 들지 않는데, 이상하게도 죽음에 대한 충동은 오히려 저를 더 옥죄어오는 것만 같아요. 전혀 다른 방식으로요. 예전엔 제가 게으르다고 생각하기보다 우울해서 무기력한 것이라고 생각했고 의지가 없다고 생각하기보다 우울하니까 의지가 생기기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아닌 것 같아요. 제가 그냥 게으르고 의지가 없는 거예요. 공부를 하지 않는 것도, 성적이 이 모양인 것도 우울해서가 아니라 제가 원래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인간인 거였어요. 내 모습은 이게 아니라고 혼자 되뇌였어요. 사람들은 진짜 내 모습을 알지 못하는 거라고, 난 단지 우울해서 이상해진 거라고, 날 이해해달라고, 아니 인정이라도 해 달라고, 안아달라고, 버둥거렸죠. 그런데 지금은 이런 마음이에요. 안아주는 것도 바라지 않으니 제발 날 떠나지만 말아달라는. 무서워요.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내가 한 실수들을 곱씹어봐요. 내가 너무 무례했다, 역시 나는 너무 생각이 어리다, 내 성격은 왜 이리도 이상할까, 혹여나 날 버리진 않을까, 어디에서 내 이야길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을 반복하다보면 자기혐오에 휩싸여요. 난 나를 너무 사랑하지만, 내가 특별하기를 바라고 내가 행복해졌으면 좋겠지만, 동시에 내가 평범하기를 바라고 한껏 불행해지기를 바라요. 사람을 많이 좋아하고 아끼지만, 사람들이 나처럼 무너졌으면 좋겠고 다 망해버렸으면 좋겠다는 착각에 빠져요. 나만 이 세상에서 살아남고 싶다는 철저히 개인적일 뿐더러 이기적인 생각. 저는 이런 혼란스러운 내 모습을 마주할 때마다 미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요. 그래서 나 스스로도 그런 감정들을 제어하기가 어렵다는 기분이 강렬하게 들 때면 다른 사람들에게 내 감정을 퍼부어버려요. 에둘러서라도, 요즘 힘들다, 나 힘들다, 나 아프다, 는 식의 이야기를요. 관심 받고 싶고, 사랑 받고 싶고, 아낌 받고 싶어요. 그래서 그런가봐요. 위로 받고 싶고요. 어떤 날엔 모난 내가 불쑥 튀어나와서는 마치 사춘기와 중 2병의 절정에 다다른 사람처럼 다른 사람의 말에 쏘아붙이듯 대답하거나 날카롭고 신경질적이게 돼 버려요. 염세적인 것도 아니고, 무조건 부정. 아니다, 이것도 아니다, 저것도 아니다, 진짜 아니라고 생각해도 좀.. 둥글게 대답을 해야 하는데 저는 그런 기본적인 배려조차 하지 않는 못난 사람이에요. 그 사람은 날 어떻게 생각할까요. 얼마나 상처받을까요. 얼마나 지칠까요. 힘들까요. 아니, 나는 그 사람이 날 어떻게 생각할 지, 날 떠나지 않을지만 걱정하는 나쁜 사람이에요. 이런 내가 너무 끔찍하고 다 부숴버리고 싶고 싫어요 그냥..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건지 도무지 모르겠어요 살려주세요 수많은 방어기제들을 지니며 살아가기도 싫고 우울과 친해지기도 싫고 다 싫어요 전 답이 없죠 죄송해요 이런 나라서, 이런 사람이라서.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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